LH 택지 분양 중단에 올해 LH 공공주택 착공 물량의 50%가 민참사업으로
'새 먹거리' 중견 이어 대형 건설사도 참여 확대…작년 공모 절반 이상이 경쟁
LH-건설사 '윈윈', 공공주택 공급 속도 제고 효과 기대…LH 개혁안 발표 촉각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하는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이하 민참사업)이 건설업계의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했다.
민간 건설공사 물량이 감소하는 가운데, LH의 공공주택용지 민간 분양이 중단되고 직접 시행으로 전환되면서 민참사업이 대체 사업 중 하나로 떠오른 것이다.
민참사업은 LH 구조개혁과 맞물려 앞으로 공급 물량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앞으로 공공택지가 '래미안', '힐스테이트'와 같은 대형 건설사의 브랜드 각축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LH 직접 시행 확대…올해 착공물량 절반이 민참사업
민감참여 공공주택 사업은 LH가 토지를 제공하면 민간 사업자는 공공주택의 설계부터 시공, 분양까지 맡아 공급하는 방식이다.
LH의 심각한 부채를 감축하고 재무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민간의 자본과 설계·기술력을 끌어들이자는 취지로 2014년 처음 도입됐다.
최초의 민참사업 방식은 사업의 수익을 공공과 민간이 나눠 갖는 손익공유형이었다. 그러나 공공주택의 분양가를 높여 민간에 과도한 이익을 준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현재는 건설사와 사전에 약정된 공사비만 지급하는 사실상 도급 방식으로만 운영된다.
소수 물량으로 진행되던 민참사업이 본격화된 것은 2024년부터다.
당시 LH 개혁을 위해 공공주택 독점 구조를 깬다는 명분이 더해지면서 LH 전체 공공주택 건설 물량의 30%를 민참사업으로 추진키로 했다.
LH가 지난해 신규 공모를 진행한 민참사업은 총 36개 블록, 3만200호로 지난해 인허가 물량(11만가구)의 약 30% 수준이다.
최근 들어 민참사업이 더 주목받는 것은 이 사업이 LH 구조개혁과 맞물리며 공급 물량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정부는 LH의 공공택지 민간 분양을 중단하고 모두 직접시행 방식으로 전환키로 함에 따라 민간에 분양하려던 공동주택용지의 일부를 민참사업으로 내놓고 있다.
LH의 올해 민참사업으로 2만6천가구(착공 기준)를 공급할 방침이다. 올해 LH 전체 공공주택 착공 예정 물량인 5만2천호의 절반을 민참사업으로 추진하는 것이다.
LH 민참사업은 지난해 9·7공급대책과 올해 1·29 공급대책에서 발표한 사업지를 중심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앞서 9·7대책에서 2030년까지 수도권에서 LH 직접 시행 전환으로 5만3천호, 용적률 상향 등 토지이용 효율화 조치로 7천호 등 총 6만호를 민참사업으로 공급하겠다고 밝혔으나 더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LH는 현재 공공택지내 유휴부지와 기분양된 공동주택용지 가운데 해약 토지, 건설사의 중도금 미납 등으로 분양이 지연되고 있는 토지들도 민참사업으로 전환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LH가 택지 분양을 중단하면서 공공주택 건설 모델로 민참사업이 대안이 될 것"이라며 "현재 수립중인 LH 구조개혁, 주거복지로드맵 등에 따라 향후 LH 자체 사업과 민참사업의 규모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 "사업 리스크 적고 공급 빨라" 대형 건설사 수주 확대…LH 개혁안 촉각
민참사업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건설업계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과거 중견 건설사 위주로 관심을 보였다면, 최근 들어서는 10대 건설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LH가 설계한 공공주택을 시공만 해주는 단순 도급 사업과 달리 민참사업은 공모를 통해 설계부터 시공과 공정관리, 분양까지 모두 민간이 맡는 '턴키(Turn-key) 방식'이어서 실제 중소 건설사보다는 대형 건설사에 유리한 구조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10대 건설사 중에는 대우건설과 DL이앤씨, GS건설이 민참사업에 가장 적극적이다. 지난해 평택 고덕 민참 프로젝트를 주수한 현대건설도 민참사업 수주를 더욱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LH가 발주한 1차 민참사업 공모에는 인천 검단·영종지구 등 4개 블록 1천697가구의 경우 DL이앤씨 컨소시엄이 수주했고, 양주 회천지구 2개 블록 1천172가구는 남광토건 컨소시엄이 따냈다.
2차 물량으로 지난 7일 공고한 서울 도봉구 성대 야구장 부지내 1개 블록 2천100가구의 민참사업 공모에는 현대건설이 참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아직 민참사업 경험이 없는 다른 대형 건설사들도 최근 공공 수주파트의 조직을 정비하고 민참사업 수주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간 대형 건설사가 주력으로 해오던 해외 플랜트 사업이나 국내 사회간접자본(SOC) 발주 물량이 줄어들면서 주력 사업이 국내 주택시장으로 바뀐 데다 건설경기 침체로 민간 건설공사가 감소하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어렵게 되면서 신규 개발사업이 크게 위축되는 등 건설 환경이 달라졌다"며 "그간 공공주택 사업에 관심이 없던 대형 건설사도 결국 공공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입장에서 민참사업은 LH가 토지를 제공하는 만큼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 토지 확보 부담이 없다는 것이 장점이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 대상으로 미분양으로 인한 사업 리스크도 적다.
공사 기간 공사비는 분양대금으로 지급되는데 미분양 발생 시 부족한 공사비를 건설사가 조달해 시공해야 하는 부담은 있지만, 준공 직후 LH가 공사대금을 모두 정산해준다.
LH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건설사가 낮은 금리로 공사비를 조달할 수 있도록 올해 상반기 중으로 사업비(공사비) 보증 상품 출시도 준비 중이다.
대형 건설사 입장에서 민참사업은 공공주택 도급공사에 쓰이는 조달청 관급자재를 사용하지 않고 건설사가 직접 구매, 시공하는 사급자재를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과거 민참사업의 가장 큰 리스크로 여겨지던 '확정 공사비'는 LH가 최근 자잿값 상승 등 물가 변동을 반영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마련하면서 숨통이 트였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민참사업은 LH가 직접 설계하고 시공사를 선정하는 자체 사업에 비해 인허가와 사업 추진 속도가 6개월∼1년 이상 빨라 공적주택의 공급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LH는 민간의 자본력과 기술력을 활용해 재무부담을 줄이면서 공공주택의 품질을 높일 수 있고, 민간은 택지 확보에 필요한 PF 부담없이 안정적인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로 '윈윈'이 가능한 구조"라고 말했다.
청약 대기자들 입장에서도 LH가 자체 분양하는 공공주택과 비슷한 가격으로 대형 건설사가 설계·시공한 브랜드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어 선호도가 높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수주 경쟁도 점차 가열되는 분위기다.
LH에 따르면 지난해 공모한 19개 민참사업 가운데 절반이 넘는 10개 사업은 2개 이상의 컨소시엄이 신청해 경쟁으로 공모가 진행됐다.
반면 민참사업이 대형 및 중견 건설사에 몰리면서 설계·관리 능력이 부족한 중소 건설사 참여를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LH는 이에 따라 민참사업에 처음 참여하는 업체가 컨소시엄에 합류할 경우 가점을 주는 등 대응책을 마련 중이다.
다만 업계에선 이르면 올해 상반기 중으로 발표될 LH 개혁 방향에 따라 민참사업의 사업 구조나 방식에 변화가 생기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익명을 원한 한 대학교수는 "LH가 앞으로 택지 분양을 하지 않고 직접 시행으로 전환하면 교차보전이 안돼 임대주택 건설에 필요한 재원이 부족해질 수 있다"며 "재정 지원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LH의 수익 확보를 위해 결국 민참사업의 공사비나 분양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적정한 줄타기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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