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부 승인 두달째 협의체 미가동…후속 절차 지연
구글 지도 사업 관련자 조만간 방한 가능성 주목

(서울=연합뉴스) 한상용 홍국기 기자 = 구글의 국내 고정밀 지도 국외 반출을 둘러싼 정부와 구글 간 논의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지난 2월 구글의 정밀지도 반출을 조건부로 승인했지만, 실제 반출을 위한 조건 이행과 검증 절차를 놓고 양측의 인식차가 이어지면서 사실상 기술 협의가 공전하는 분위기다.
◇ 기술 조건·보안 요구 충돌…협의 공전 장기화 조짐
19일 국토교통부와 업계 등에 따르면 구글은 최근 국토부와 고정밀 지도 반출 관련 기술적 협의를 이어가고 있지만, 핵심 쟁점인 데이터 보관·이전·활용 방식 등을 둘러싼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월 27일 정밀지도 반출과 관련한 '측량성과 국외 반출 협의체'를 개최한 뒤 두 달 가까이 추가 협의체 일정도 잡지 못한 상태다.
이를 두고 국내 지도 산업 보호와 외국인 관광객 편의 증진, 통상 이슈가 복합적으로 얽힌 사안인 만큼 단기간에 결론이 나기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구글 측은 정밀지도 반출 문제와 관련해 정부가 요구하는 구체적 기술 조건과 상생 방안의 취지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가 요구하는 시스템 구조와 글로벌 서비스 운영 방식 사이에 차이가 있는 데다, 세부 기술 사항을 놓고 설명과 조율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보안 시설 블러 처리와 데이터 업데이트, 접근 권한 회수 방식 등 소프트웨어 운영 전반에 대해 정부가 구체적인 이행 계획을 서면으로 요구하면서 협의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부처별 온도차·조건부 승인 논란…구글 방한 변수 주목
구글 내부에서는 미국 본사 차원에서 조속한 진척을 원하는 기류도 감지된다.
그러나 한국 정부 내 부처별 온도 차와 실무 절차의 복잡성 때문에 방향 설정에 어려움을 겪는 분위기도 읽힌다.
실제 산업통상자원부와 문화체육관광부 등에서는 통상과 관광 활성화 측면에서 조속한 진전을 바라는 기류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국토부는 국내 지도 플랫폼 업계에 미칠 영향과 향후 책임 문제 등을 감안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국가 경제와 관광 활성화 측면에서는 속도를 내야 한다는 의견이 있지만, 국토부는 국내 지도 사업자들이 대응할 시간도 필요하다는 입장도 감안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구글 지도 사업 관련 인사가 조만간 방한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 방한이 이뤄질 경우 정밀지도 반출 문제를 둘러싼 교착 국면의 돌파구가 마련될지에도 관심이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국토부는 현재로선 구글이 정부가 제시한 조건을 먼저 이행해 관련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고정밀 지도의 국외 반출은 조건부로 허가한 만큼 구글이 제시된 조건을 이행해야 가능한 것"이라며 "조건이 모두 이행된 자료를 제출하면 이를 확인한 뒤 협의체 보고 절차를 밟게 된다"고 말했다.
◇ 승인 이후 멈춰선 절차…업계 "결론 없는 승인" 지적도
이와 관련해 업계 일각에서는 정부의 '조건부 승인' 이후에도 후속 절차가 본격적으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조건부 승인 결정이 나왔다 해도 실질적으로는 비승인에 가까운 결과가 나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앞서 정부는 지난 2월 27일 협의체 회의를 열고 구글이 요구하는 1대 5천 고정밀 지도의 국외 반출을 조건부 허가하기로 했다.
현행 공간정보관리법상 1대 2만5천 축척보다 세밀한 지도를 국외로 반출하려면 국토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1대 5천 축척의 지도는 실제 거리 50m를 지도상에 1㎝로 줄여 표현한 것이다.
당시 협의체는 구글 맵스와 구글 어스의 글로벌 서비스에서 대한민국 영토에 대한 위성·항공사진을 서비스하는 경우 보안 처리가 완료된 영상을 사용하고, 과거 시계열 영상(구글 어스)과 스트리트뷰에 대해서도 군사·보안 시설을 가림 처리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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