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스 전도사' 김정관 "AI전쟁서 지면 미래 없다…제조업 생존 문제"

입력 2026-04-19 06:00   수정 2026-04-19 08:44

'맥스 전도사' 김정관 "AI전쟁서 지면 미래 없다…제조업 생존 문제"
연합뉴스 인터뷰…"전쟁 추경에도 M.AX 예산 반영, 설득 끝에 되살려"
"50∼60대 제조현장 암묵지 AI화 시급…'용접공' 일자리 '로봇 매니저'로'
"기업·노동자 이해관계 다르지 않아…기업 무너지면 일자리도 무너져"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김동규 김나영 기자 = "중동 전쟁은 우리에게 영향을 주는 전쟁이지만, 인공지능(AI) 전쟁은 우리가 직접 참전한 전쟁입니다. 이 전쟁에서 지면 우리에겐 미래가 없습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지난 16일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 진행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지금 한국 산업에 가장 시급한 과제를 '제조업의 AI 전환'(M.AX)으로 꼽은 뒤 "맥스(M.AX)는 해도 좋고 안 해도 좋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하지 않으면 우리 제조 현장과 일자리가 사라지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김 장관이 각별히 챙기는 '맥스'는 제조업 생산 현장 전반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판단하는 AI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해 생산성을 높이는 정책을 말한다.
그는 지난해 9월 1천여개 기업·대학·연구기관이 참여하는 '맥스 얼라이언스' 발족을 주도하고, AI 반도체, 휴머노이드, 자율주행차, AI 팩토리 등 10개 분과로 나눠 산업별 현장 데이터를 집약해 제조 현장의 AI 전환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있다.
내년까지 100개 이상 실증사업을 통해 제조 산업 현장의 핵심 데이터를 모으고 AI와 로봇을 학습시킨 뒤 이를 바탕으로 부문별 AI 모델을 개발해 산업계에 확산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터프한 협상가'라는 평가를 받았던 한미 관세 협상 직후에 기자들을 만나 "협상 과정에서도 제일 챙겼던 것이 맥스"라며 "협상이 끝나면 맥스에 전력을 다하고 싶었다"고 털어놓을 정도로 맥스에 진심이다.
김 장관은 '전쟁 추경'으로 불리는 이번 추경에도 '맥스 예산'을 관철했다. 산업부가 확보한 총 1조980억원의 추경 예산 가운데 830억원이 '맥스 지원' 몫이다.
"'전쟁 추경'에 맥스는 상관없는 게 아니냐는 기류가 있어 해외 출장 중에도 여야 의원들을 전화로 접촉해 '지금 AI 전쟁 중이라는 것을 모르십니까'라며 설득했습니다. 다행히 국회에서도 필요성을 인정해 처음엔 모두 삭감됐던 맥스 예산이 살아났습니다."

김 장관이 맥스를 서두르는 이유는 제조 현장의 고령화와 청년층 기피 현상이 동시에 심화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는 "지금 제조 현장에 가면 대부분이 50∼60대"라며 "몇 년 뒤면 용접처럼 조선과 원전의 핵심이 되는 숙련 기술들이 현장에서 통째로 사라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선배 세대가 가진 어마어마한 암묵지(경험과 학습으로 몸에 쌓인 지식)를 AI화(化) 해 제조 역량으로 남겨야 한다"며 "이것이 바로 맥스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맥스'가 단순히 사람을 로봇으로 대체하는 문제가 아니라, 일자리의 성격 자체를 바꾸는 작업이라며 노동계·사회 일각의 우려를 불식했다.
그는 "청년들이 용접, 주조, 단조 같은 '3D 업종'을 기피하면서 산업 현장이 어려움에 부닥친 것이 현실"이라면서도 "암묵지를 데이터베이스화하고 AI와 로봇이 이를 수행하게 되면 제조 현장의 기존 용접 일자리는 로봇 매니저로 바뀔 수 있다. 젊은 층이 기피하던 제조 현장이 경쟁력 있고 각광받는 일자리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청와대에서 열린 규제합리화위원회 회의에서는 산업부의 '로봇 메가특구' 추진 계획이 발표됐다. 이와 관련해 김 장관은 "규제와 지원을 한꺼번에 풀어줄 수 있다면 제가 직접 '차르'를 맡아 일하고 싶을 정도로 강한 의지가 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우리는 늦게 산업화를 시작했지만, 빠른 추격자로 여기까지 왔다. 이제는 각국이 모두 비슷한 선상에 섰고 지금은 선도자가 될 수 있느냐 추격자에 머무르느냐의 갈림길"이라며 "과거에는 따라갈 모델이 있었지만, 지금은 세계 어디에도 완성된 선도 모델이 거의 없고, 우리가 보여주면 그것이 곧 새로운 모델이고 그 순간 우리가 선도자가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이 같은 맥스 전략이 단순히 제조 현장 자동화에 그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제조업 자체의 AI 전환과 함께 이를 가능케 하는 반도체·소부장 생태계의 강화, 일자리에 모두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맥스의 성패를 가를 핵심 요소로는 노동계와의 협력을 꼽았다.
김 장관은 최근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지도부를 직접 만나 맥스와 관련한 의견을 나눴다고 소개하며 "기업의 이해관계, 노조의 이해관계, 노동자의 이해관계가 따로 있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존 노동자들을 재교육하고, 본인이 가진 노하우를 데이터화하는데 동의하지 않으면 이 사업은 앞으로 나갈 수 없다. 정부 따로, 경영진 따로, 노동조합 따로 가면 AI 전쟁에서 참패하는 것"이라며 "회사가 무너지면 노조도, 일자리도 모두 사라진다. 맥스는 기업만의 과제가 아니라 다음 세대 일자리와 국가 제조 역량을 위한 공동 과제"라고 재차 강조했다.
김 장관은 "최근 휴머노이드 로봇이 주목받고 있지만, 그것이 맥스의 전부는 아니다"라며 "제조 현장에서는 아주 고도화된 수준이 아니더라도 손과 발의 역할을 하는 로봇과 프로그램만으로도 충분히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영역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맥스는 우리가 생존을 위해 반드시 가야 할 길인 만큼 기업이 맥스에 대해 노동자와 대화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노동자들도 이걸 안 하면 우리의 미래가 사라지는 문제로 인식했으면 한다"며 "앞으로도 맥스와 관련한 기업, 노동자, 국회, 전문가 간의 많은 논의가 이뤄지고 사회적 담론이 풍성해지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changyong@yna.co.kr, dkkim@yna.co.kr, nywa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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