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해협 봉쇄 속 운송능력 확대 경쟁…中 점유율 상승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이란전쟁 이후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 조선소들이 유조선 건조 계약을 연이어 따내는 등 수혜자로 떠오르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2일(현지시간) 전쟁 발발 후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이란의 사실상 봉쇄에 맞서 미국이 역봉쇄에 나선 상황 속에 해운사들이 운송능력 확대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면서 이같이 평가했다.
가뜩이나 선박 노후화 등으로 유조선 선단 운영이 빠듯했는데 전쟁 이후 유조선들이 페르시아만을 피해 더 먼 길을 항행하게 되면서 유조선 수요가 늘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한 번에 200만 배럴 이상의 원유를 운송할 수 있는 초대형 유조선(VLCC) 수요가 늘고 있으며, 이는 강력한 생산능력과 가격 경쟁력, 신속한 건조 속도 등을 내세운 중국 조선소들에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다고 SCMP는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몇 주간 적어도 스위스 업체 2곳과 싱가포르 업체 1곳이 중국 조선소들과 초대형 유조선 건조 계약을 했다고 전했다.
중국 해운업계 매체인 중국선검은 16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중국 업체가) 초대형 유조선 2척을 수주했다. 선주들이 중국 조선소로 방향을 돌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위스 해운사 '어드밴티지 탱커스'가 다롄선박중공(DSIC)에 적재용량(DWT) 30만7천t 규모 초대형 유조선 2척의 건조를 맡겼다는 것이다. 유조선은 각각 2028년 2분기와 2029년 3분기에 인도될 예정이다.
중국선검은 오랫동안 한국 조선소에 의존했던 어드밴티지 탱커스가 중국 조선소에 처음으로 대규모로 초대형 유조선 건조를 맡겼다며, 이는 이 업체의 구조적 정책 변화를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또 스위스 원자재 무역회사 '머큐리아 에너지 그룹'은 최근 중국 조선소와 6억5천만 달러(약 9천605억원)에 가까운 선박 건조 계약을 체결했으며, 여기에는 초대형 유조선 최대 4척과 석유제품운반선(LR2) 2척이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싱가포르 상장업체인 '양자강 해사발전공사'도 중형 선박 위주에서 벗어나 처음으로 초대형 유조선 시장에 진출, 최근 공시를 통해 중국 대형 조선소 한 곳에 적재용량 31만9천t 규모 초대형 유조선 8척 건조를 맡겼다고 밝혔다. 이들 유조선은 2028∼2030년 인도 예정이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라크슨리서치의 3월 자료를 보면 노후 선박 교체 수요와 전쟁 영향이 맞물리면서 올해 전 세계에서 발주된 원유 운반선은 총 91척으로 전년 동기 5척 대비 크게 늘었다.
이 가운데 중국이 75%에 해당하는 69척을 가져갔고, 한국은 나머지 22척을 수주했다.
클라크슨 자료를 보면 2018년 수주(환산톤수) 기준 조선 시장 점유율은 한국(37.4%), 중국(32.3%), 일본(19.0%) 순이었지만, 2024년 점유율은 중국이 70.0%로 뛰어오른 반면 한국(15.1%)과 일본(6.8%)은 하락했다.
인도량 기준 점유율은 2018년 중국(37.6%), 한국(24.8%), 일본(24.0%) 순이었는데, 2024년에는 중국이 53.3%로 과반을 차지했다. 한국(28.0%)은 점유율이 소폭 상승했고 일본(11.8%)은 반토막 났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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