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라인' 제시한 美…이란 압박 최대화하며 양보 기다려
정치·경제적 부담 가중은 美도 딜레마…일각선 군사행동 재개 주장도

(워싱턴=연합뉴스) 이유미 특파원 = 미국과 이란의 휴전 상태가 이어지고 있지만, 양측은 호르무즈 해협과 이란 핵 등 핵심 쟁점을 둘러싸고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당장은 이 같은 교착이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일각에서 '전쟁도, 합의도 없는' 상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한 측근은 28일(현지시간)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이 같은 교착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경제적으로 최악의 상황"이라고 말했다고 미 온라인매체 악시오스가 보도했다.
교착이 장기화할 경우 미국은 앞으로 수개월간 중동에 병력을 추가 주둔시켜야 하고,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미국의 대이란 해상 봉쇄 조치도 유지될 전망이다.
누가 먼저 양보할지를 둘러싼 신경전 속에 언제든 충돌이 재개될 수 있는 긴장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를 나눈 참모 5명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추가 군사 공격을 감행할지, 아니면 대이란 '최대 압박' 제재의 효과를 지켜볼지를 두고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한 참모에게 "이란 지도부에 통하는 건 오직 폭탄뿐"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참모는 "트럼프 대통령은 무력을 사용하고 싶어 하지 않지만 물러서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린지 그레이엄(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 의원과 잭 킨 전 육군 대장,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마크 티센 등 행정부 밖 강경파들과도 접촉하며 의견을 듣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현재의 교착 상태를 타개하기 위해 일정 수준의 군사행동을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레이엄 의원은 전날 자신의 엑스(X)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국가와 세계의 이익을 위해 확고한 입장을 고수하라. 문제는 이란 정권과 그들의 행동이지, 트럼프 대통령이 아니다"라며 이란의 최근 제안을 거부할 것을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국가안보팀 회의를 열어 이란의 제안을 논의했다.
외신 보도들에 따르면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는 대신 미국이 이란 항만 봉쇄를 해제하는 내용의 '중간 합의'를 제안했으며, 여기에는 핵 프로그램 등 복잡한 쟁점은 후속 협상으로 미루는 방안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소식통은 이 같은 제안이 핵 협상을 사실상 뒤로 미루는 것인 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수용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핵 문제를 모든 합의의 핵심 조건으로 보고 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이란과 관련한 대통령의 레드라인은 매우 분명하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을 겨냥해 금융기관과 해운회사, 심지어 제재 대상인 이란산 원유를 가공하는 중국의 소규모 정유업체까지 제재 대상에 올리며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전날 엑스에서 "미국의 봉쇄 조치로 인해 이란의 낡아빠진 석유 산업은 생산을 중단하기 시작하고 있다"며 "석유 생산은 곧 붕괴될 것이고, 그다음은 이란의 석유 부족 사태일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이 방금 우리에게 그들이 '붕괴 상태'(State of Collapse)에 처해 있다고 알려왔다"며 "그들은 지도부 상황 해결을 시도하면서 우리가 가능한 한 빨리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할 것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악시오스는 트럼프 행정부와 동맹국들이 제재를 통해 이란이 막대한 경제적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고 있으나 일부 분석가들은 이런 조치가 이란의 양보를 이끌어내는 데 효과적이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를 제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yu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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