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뢰제거 우크라 수중드론, 호르무즈 해협 투입되나

입력 2026-04-30 11:27  

기뢰제거 우크라 수중드론, 호르무즈 해협 투입되나
흑해 실전 경험 반영된 TLK-150 소형 드론 거론
미국 까다로운 조달 절차 탓 즉각 도입은 어려울 듯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매설한 기뢰를 제거하기 위해 수년간 실전에서 효과가 검증된 우크라이나제 수중 드론이 투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미국 CBS 뉴스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의 기뢰 제거용 소형 수중 드론인 'TLK-150'은 방위산업체 톨로카가 개발한 해상 드론 4종 중 가장 작은 모델이다. 2022년부터 흑해에서 수백 건의 기뢰 제거 작전에 사용됐다.
이 드론은 길이가 약 2.5m, 무게가 23㎏ 안팎이다. 수면 바로 아래를 미끄러지듯 이동하면서 수중 기뢰밭을 지도로 작성한다.
재충전 없이 갈 수 있는 거리는 약 1천900km에 이른다.
전 세계 원유와 가스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던 호르무즈 해협은 올해 3월부터 이란에 의해 봉쇄되고 기뢰가 매설됐다.
미국의 국방 분야 싱크탱크 '랜드 연구소'의 선임 엔지니어 스콧 새비츠는 CBS 뉴스에 "미국 해군은 20년 넘게 기뢰 제거 임무를 등한시해왔다"고 지적했다.
미국 국방부는 CBS 뉴스에 "미군은 안전하게 해협을 통과할 수 있도록 유인 그리고 무인 역량을 동원해 기뢰의 위협에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작전을 본격화한 이래 흑해에 수천 기의 기뢰를 매설해 우크라이나의 흑해 연안 항구에 선박들이 드나들지 못하도록 방해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처음에는 인간 잠수부가 기뢰를 찾아내 제거토록 했으나, 이후 TLK-150 수중 드론을 활용한 무인 제거 설루션을 개발했다.
우크라이나에서 유엔개발계획(UNDP)의 지뢰 대응 사업 현장 자문역을 맡고 있는 에드 크라우더는 "우크라이나는 의심할 여지 없이 지뢰 대응 분야의 최전선에 있다. 여기서 개발되고 있는 기술들은 인도주의적인 지뢰 제거 작업 방식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기뢰 제거에서 가장 까다로운 과정은 탐지다.
또 탐지에 이용되는 장비나 선박이 전파방해를 받으면 GPS가 무용지물이 되기 십상이고, 탐지 정보를 전송하는 것도 쉽지 않다.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군은 해군 연안전투함(LCS)에 실린 헬리콥터와 해양 드론에 달린 레이저와 소나 장비를 활용해 기뢰를 찾아내고 있다.
이 중에는 제너럴 다이내믹스와 RTX 등 미국 방위산업체들이 개발한 수중 드론도 있으나, 이 기종들은 작년에 흑해에서 훈련 도중 GPS 전파방해를 받자 배터리가 금세 방전돼버려서 전쟁이 진행 중인 실전 상황에서는 쓰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았다.
게다가 현재 중동 해역에 배치된 LCS는 2척뿐이며, 선체가 금속으로 돼 있어 LCS 자체가 기뢰밭에 접근하기는 어렵다.
이와 달리 우크라이나의 해양용 드론들은 러시아군의 극심한 전자전에 견디도록 설계됐다고 CBS 뉴스는 설명했다.
톨로카 창업자 디마 젤렌스키는 "통상적인 방법을 쓸 경우에는 드론을 물 밖으로 꺼내서 USB에 연결해서 데이터를 가져와야 한다"며 "우리 경우에는 드론이 모든 일을 한다. 기뢰를 발견하면 정보를 전송한다. 드론을 회수하느라 며칠 혹은 몇 주를 허비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TLK-150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GPS 연결에 의존하지 않고도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 방위산업체 '사인 엔지니어링'이 개발한 유사한 기술은 최근 미국 국제개발금융공사(DFC)로부터 7천만 달러(약 1천40억 원) 투자를 받았다.
미국 정부의 길고 복잡한 군사 무기 획득 절차 탓에 우크라이나의 혁신 기술이 단기간에 호르무즈 해협에 투입되기는 쉽지 않으리라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올해 3월과 4월에 언론 인터뷰와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 봉쇄 문제와 관련해 요청을 받는다면 우크라이나가 흑해에서 쌓은 전문성을 공유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solatid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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