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택연금 전환' 아웅산 수치, 외부와 소통 곧 재개할 듯

입력 2026-05-01 16:54  

'가택연금 전환' 아웅산 수치, 외부와 소통 곧 재개할 듯
수년 만에 첫 면회 예정…유엔 사무총장, 가택연금 전환 환영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5년여 동안 외부와 단절된 채 수감 생활을 해온 아웅산 수치(81) 미얀마 국가고문의 가택연금 전환에 유엔 등이 환영했다. 수치 고문은 바깥 세계와의 소통을 곧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1일(현지시간) 수치 고문의 변호인단 관계자는 오는 3일 그를 면회해 그의 상황에 대해 논의하고 음식과 의약품 등 필요한 물품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로이터 통신에 밝혔다.
이 관계자는 "상황이 바뀌었다"면서 "단순한 면회가 아니라 법률팀이 직접 방문해 여러 사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2021년 2월 군사 쿠데타로 정권을 잃고 군부에 의해 체포된 뒤 지금까지 수감 생활을 해온 수치 고문은 지난 수년간 면회나 편지 등 외부와의 소통이 철저히 차단돼 왔다.
변호인단은 그간 일요일마다 수치 고문에게 필요한 물품을 경찰을 통해 전달해왔다.
앞서 전날 밤 미얀마 대통령실은 성명을 내고 민 아웅 흘라잉 대통령이 수치 고문에 대해 남은 형량을 교도소가 아닌 지정된 거주지에서 복역하도록 감형을 지시했다고 발표했다.
당국은 이 같은 결정에 대해 "인도주의적 고려에 따른, 국가의 자애와 선의 차원의 조치"라고 설명했다.
변호인단 관계자는 수치 고문이 전날 밤 수도 네피도의 가택연금 장소로 이송됐다고 확인했다.
변호인단은 성명을 내고 "아웅산 수치는 버마(미얀마)의 감옥에서 5년 넘게 지옥 같은 삶을 견뎌 왔다"면서 "그의 상황 진전을 환영하는 동시에 그가 여전히 자유를 부당히 박탈당해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변호인단에 따르면 수치 고문의 남은 형기는 18년을 조금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가택연금 장소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네피도의 한 경찰 소식통은 전날 밤 네피도 일부 지역에 대해 출입 제한 조치를 시행하라는 지시가 치안 당국에 내려왔다고 AFP 통신에 전했다.
이 소식통은 "지시에서 언급된 '지정된 거주지'는 경찰의 직접적인 관리·통제하에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치 고문은 1989년부터 2010년까지 세 차례에 걸쳐 15년간 군사정권에 의해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의 자택에서 가택연금 생활을 한 바 있다.
그는 가택연금 당시에도 자택의 철제 대문 너머로 지지자들을 향해 열정적인 연설을 해 온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수치 고문의 가택연금 전환에 대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신뢰 가능한 정치적 과정의 여건 조성을 향한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했다고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이 전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또 모든 정치범 석방을 촉구하면서 미얀마에서 실행 가능한 유일한 정치적 해법은 "폭력을 즉각 중단하고 포용적인 대화에 진심으로 전념하는 데 바탕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인권단체 '버마 캠페인 UK'의 마크 파머너 대표는 "아웅산 수치를 (가택연금으로) 옮기는 것은 변화나 개혁을 위한 것이 아니라 군부 통치를 유지하기 위해 설계된 홍보 활동"이라면서 "누구도 속아서는 안 된다"고 AP 통신에 밝혔다.
미얀마 민주 진영 임시정부인 국민통합정부(NUG)의 네이 폰 랏 대변인도 이번 조치의 목적이 군사정권에 대한 저항 운동의 방향을 다른 데로 돌리려는 것이라면서 "이런 속임수에 넘어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쿠데타를 주도, 군사정권 수장직에 오른 민 아웅 흘라잉 대통령은 지난해 12월∼올해 1월 NLD 등 야권을 배제한 '반쪽짜리 총선'에서 자신에 대한 지지 세력을 앞세워 '압승'했다.
이어 지난달 초순 군복을 벗고 민간인 신분으로 대통령에 취임한 뒤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등 국제사회와 관계 개선을 위해 민주 세력과 반군을 향해 감형, 평화회담 제안에 이어 수치 고문의 가택연금 전환이라는 유화 제스처를 내놓고 있다.
jh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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