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석유 수입 中 기업 제재…정상회담 앞 종전압박 포석

입력 2026-05-02 03:54  

美, 이란석유 수입 中 기업 제재…정상회담 앞 종전압박 포석
中 에너지, 이란 전쟁자금 동시 타격…이란의 위안화 환전소들도 제재


(워싱턴=연합뉴스) 홍정규 특파원 = 미국 국무부와 재무부는 1일(현지시간) 이란의 석유제품을 수입하는 창구로 지목된 중국 기업과 개인 등을 제재한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제재 대상은 중국 산둥성 소재 칭다오 하이예 석유터미널과 이 회사 대표 리신천, 그리고 홍콩 및 제3국에 선적을 두고 이란 석유제품을 실어 나르는 '그림자 선단' 선박 운영회사들이다.
하이예의 경우 지난해 수십차례에 걸쳐 이란산 석유 및 석유제품 수천만배럴을 수입했으며, 그 결과 이란에 수십억 달러가 흘러 들어가게 됐다고 국무부는 지적했다.
이 회사는 싱가포르 연안에서 불법선박 간 환적(STS) 방식으로 이란산 석유 및 석유제품을 들여온 것으로 국무부는 파악했다.
국무부는 또 이란 석유제품 운송에 관여한 영국, 파나마, 홍콩 선적의 선박 및 선박관리 회사도 제재했다.
제재 대상 기업·개인은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된다. 이들이 직·간접적으로 지분 50% 이상을 소유한 법인도 마찬가지다. 이들과 자금·물품·서비스를 거래하는 기관에도 제재가 부과된다.
재무부는 이와 별도로 연간 수십억달러 규모의 외환 거래를 중개하는 이란 환전소 3곳과 이들의 위장 기업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 다른 금융기관 등과의 거래를 사실상 차단했다.
이들 회사는 중국으로부터 석유 및 석유제품 판매 대금으로 위안화를 들여와 이란 및 대리세력의 군사자금에 쓰일 수 있는 다른 통화로 바꾸는 역할을 했다고 재무부는 밝혔다.
이번 제재는 이란의 석유 수출을 차단해 전쟁 자금줄을 묶는 동시에, 이란 석유의 약 90%를 들여오는 중국의 에너지 수급도 타격하려는 의도다.
미 국무부와 재무부는 앞서 이란으로부터 석유를 수입하는 중국의 정유 대기업 헝리그룹을 제재한다고 지난달 24일 밝혔다.
헝리는 중국 동북 지역 항구도시 다롄에 보유한 정유시설을 통해 하루 약 40만 배럴의 원유 처리 역량을 구축하고 있어, '티팟'(teapot)으로 불리는 중국 내 개별 정유사 중 최대규모로 꼽힌다.
재무부는 이와 함께 이란과 연계된 것으로 보이는 3억4천400만달러(약 5천억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동결하기도 했다.
재무부는 이란 자금이 흘러 들어간 정황이 포착된 중국계 은행 2곳에 대해 '세컨더리 보이콧'(2차 제재)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이란에 경제적 압박을 가하는 '경제적 분노' 작전을 개시한 바 있다.
중국과 이란을 동시에 겨냥한 미국의 제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의 오는 14∼15일께 베이징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개최할 예정인 상황에서 중국 측을 압박하는 포석으로 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교착 상태인 이란과의 종전협상에서 중국이 모종의 역할을 해주기를 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 정상회담에서 활용할 '담판 카드'의 의미도 담긴 것으로 볼 수 있다.
zhe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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