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방해 뚫고…대만총통, 아프리카 유일 수교국 도착

입력 2026-05-02 22:57  

중국 방해 뚫고…대만총통, 아프리카 유일 수교국 도착
아프리카 인접국·독일 등 거절에 지난달엔 무산
대만, 이동경로 설명 안해…"우방국들 도움" 언급
中 "라이칭더, 지진 외면하고 몰래 외국 비행기 타"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대만 총통이 '재도전' 끝에 아프리카 내 유일한 수교국 에스와티니 방문에 성공했다.
2일 대만 총통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라이칭더 총통이 이날 오전 9시(현지시간) 아프리카 에스와티니에 도착했다고 발표했다.
대만 총통부는 에스와티니 국왕의 초청에 따른 국빈 방문이라며 "최근 근거 없는 외부 요인으로 일정이 잠시 미뤄졌으나, 이는 대만이 세계로 나아가는 의지에 영향을 줄 수 없고 대만은 이 때문에 세계 무대에서 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만 중앙통신에 따르면 라이 총통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원래 4월 22일로 예정된 방문이 예상치 못한 외부의 힘 때문에 잠시 미뤄졌고, 외교 및 국가안보팀이 연일 치밀한 준비를 한 끝에 오늘 순조롭게 도착했다"고 했다.
이어 "이번 방문에서 더 긴밀한 경제·농업·문화·교육 연결을 통해 대만과 에스와티니의 우호를 지속 심화하고, 대만의 국제 협력을 촉진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고 대만 중앙통신은 전했다.
라이 총통은 또 "세계로 나아가 모든 선량한 힘과 호조(互助)·호혜(互惠)하는 것은 대만인의 박탈할 수 없는 권리이자 세계에 대한 약속"이라며 "도전에 맞서 대만은 결심과 노력으로 모든 것을 극복하고, 탄압과 불의에 맞서 정의와 이성으로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라이 총통의 페이스북 계정은 현재 열리지 않는 상태다.
앞서 라이 총통은 지난달 22∼27일 에스와티니를 방문할 계획이었으나, 경유지인 아프리카 인접국 세이셸·모리셔스·마다가스카르가 중국의 개입으로 비행 허가를 긴급 취소하면서 일정이 하루 전 무산됐다.
대만 매체들은 대만 정부가 세이셸·모리셔스·마다가스카르의 영공 폐쇄 이후 독일과 체코 등 유럽 국가 영공 통과를 긴급 요청했으나 이들 국가도 모두 거절했다고 전했다.
대만 소식통은 이런 요청이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에 보고됐지만 대만 순방 전용기가 자국 프랑크푸르트에 기착할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과 해당 사실을 알게 된 중국의 압박에 따라 독일이 거절했다고 전했다.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우고 있는 중국은 이달 1일부로 아프리카 유엔 회원국 54개국 중 에스와티니를 뺀 53개국에 무관세를 적용하는 '선물'을 건넸다. 대만 총통부는 라이 총통이 에스와티니 국왕과 정상회담 후 관세 상호 원조 협정 서명식을 개최할 것이라고 했다.
대만 정부는 이날 라이 총통이 어떤 경로로 에스와티니에 당도한 것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우방국'들의 도움이 있었다는 점은 언급했다.
대만 총통부는 "최근 유사한 사건이 원수의 안전과 비행 안전에 가져온 불확실한 리스크를 고려해 이번 총통의 일정은 국가 존엄과 국제 규범, 비행 안전 등 원칙에 부합하도록 했다"며 "방문 일정의 안전 및 협력해준 이념이 가까운 각 우방국과의 약속에 따라, 안전 계획 등 일부 세부 사항은 방문을 마친 후 적시에 설명할 것"이라고 했다.

중국 정부는 라이 총통과 에스와티니를 비난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라이칭더는 (전날 대만) 이란(宜蘭)에서 지진이 발생하고 불과 몇 시간 만에 섬의 민생을 방기한 채 몰래 외국 비행기에 들어가 대만을 빠져나갔다"며 "공금을 마구 낭비하며 '밀입국식' 도피 소동을 벌여 국제적 웃음거리로 전락했고, '대만 독립' 추태의 목록을 더 늘렸다"고 비꼬았다.
대변인은 "라이칭더 부류가 국제적으로 망신당한 것은 '하나의 중국' 원칙이 이미 국제 관계의 기본 준칙이자 국제 사회 보편적인 공동 인식이 됐음을 다시금 보여준다"며 "우리는 에스와티니 등 몇몇 국가가 역사의 대세를 똑똑히 보고 시대의 조류에 순응해 소수의 '대만 독립' 분열 분자를 위해 불 속에서 밤(栗)을 건지지 않기를 권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대만과 공식 외교관계를 수립한 수교국은 팔라우·과테말라·파라과이·교황청·벨리즈·에스와티니·아이티·마셜군도·세인트키츠네비스·세인트루시아·세인트빈센트 그레나딘·투발루 등 12개국이다.
xi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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