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中, 드론 모선 등으로 불법 해양조사 수행…퇴거 조치" 경고
앞서 中도 "남중국해 암초 불법 상륙한 필리핀 선원 조치" 주장

(베이징=연합뉴스) 김현정 특파원 = 중국과 필리핀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해역에서 서로의 해상 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하면서 잇따라 충돌, 양국 간 군사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필리핀 해안경비대(PCG)는 최근 성명을 통해 중국 선박 4척이 자국 해역에서 불법 해양 과학조사를 수행하고 있다며 항공기와 함정을 투입해 퇴거 조치하겠다고 경고했다.
제이 타리엘라 필리핀 해안경비대 대변인은 "필리핀 정부의 사전 승인 없이 진행된 해양조사는 명백한 불법"이라며 이는 유엔해양법협약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필리핀 측 발표에 따르면 해당 중국 선박들은 필리핀 최북단 바타네스주 이트바야트섬 인근과 팔라완주 리잘 해역, 대표적 영유권 분쟁 지역인 잭슨 환초 및 스카버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필리핀명 바조 데 마신록 혹은 파나타그 암초) 주변에서 활동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한 선박은 심해 탐사와 해저 지도 작성, 지구물리 탐사 등을 수행할 수 있는 첨단 해양조사선이며, 또 다른 선박은 무인 항공·수상·수중 장비 50여대를 동시에 운용할 수 있는 '드론 모선'인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외교부와 주중 필리핀 대사관은 주요 외신의 추가 사실 확인 요청에는 답하지 않은 상태다.
이에 앞선 3일에는 중국 해경이 필리핀 선원들이 남중국해 암초에 불법 상륙했다며 '법에 따라' 조치했다고 밝혔다.
중국 해경은 성명에서 필리핀 선원 5명이 스프래틀리(중국명 난사) 군도 내 톄셴자오(필리핀명 파가사 암초2)에 반복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상륙했다며, 이를 처리해 국가의 영토 주권과 해양 권익을 효과적으로 수호했다고 주장했다.

양국은 남중국해 대부분 해역에 대해 영유권을 주장하며 오랜 기간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남중국해는 석유·가스 등 자원이 풍부한 전략적 요충지로, 중국은 필리핀을 비롯한 주변국과 영유권 분쟁을 이어오고 있다.
양국 정상은 2023년 1월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의 중국 국빈방문과 같은 해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 회동에서 남중국해 긴장 완화 방안을 논의했지만, 이후 해상 충돌이 반복되면서 정상 차원의 관계 개선 동력은 약화한 상태다.
최근 중국과 필리핀의 해상 갈등은 필리핀이 미국 및 일본 등과 함께 지난달 20일부터 연례 연합군사훈련인 '발리카탄'을 진행하는 가운데 격화했다는 점에서 더 주목된다.
로이터 통신은 "중국과 필리핀이 해상 불법 활동을 이유로 서로 비난을 주고받았다"며 "이 공방은 미국과 필리핀의 군사훈련으로 고조된 긴장 상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hjkim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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