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리게스 베네수 임시대통령 ICJ 출석 위해 네덜란드 도착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송광호 특파원 = 중동전쟁으로 촉발된 고유가 행진 속에 석유 매장지 에세퀴보 지역을 두고 베네수엘라와 가이아나의 영토분쟁이 격화하고 있다.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대통령은 에세퀴보 영유권 다툼을 심리 중인 국제사법재판소(ICJ) 출석을 위해 10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도착했다. 로드리게스 임시대통령은 도착 직후 텔레그램을 통해 "에세퀴보 지역의 유일한 소유자는 베네수엘라이며 우리는 이 영토에 대한 정당하고 역사적인 권리를 되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양국은 1800년대부터 이 지역을 두고 다투어왔다. 1899년 미국, 영국, 러시아 판사들로 구성된 중재재판소가 현재의 국경을 확정했고, 베네수엘라는 이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가이아나가 영국으로부터 자치권을 얻으며 독립을 추진하자 1962년 다시 베네수엘라가 이의를 제기했다. 1966년 제네바 협약을 통해 양국은 평화적 해결책을 찾기로 합의했으나 실질적 진전은 없었다. 그동안 가이아나는 에세퀴보 지역을 실효 지배했다.
해묵은 갈등이 재점화하는 건 2015년 미국 정유회사 엑손모빌이 에세퀴보 지역에서 대규모 해상 유전을 발견하면서다. 이로 인해 인구 82만명의 가이아나는 삽시간에 1인당 원유 매장량 세계 1위로 올라섰다. 에세퀴보 지역은 가이아나 국토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데다 석유가 풍부한 알짜배기 땅이다.

베네수엘라는 에세퀴보강 서쪽 약 16만㎢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가이아나는 100년이 넘은 판결을 뒤집는 건 세계 국경 안보에 위험한 선례가 될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정파를 막론하고 베네수엘라는 오래전부터 국민들을 대상으로 에세퀴보 지역을 자국 영토라고 교육하고 있으며 마두로 정권 시절에는 합병 국민투표를 통해 '과야나 에세키바'라는 이름의 주(州)를 신설하고, 자국 영토 편입을 꾀하기도 했다. 베네수엘라는 스페인어를 쓰지만, 가이아나 국민들은 주로 영어를 사용한다.
ICJ는 오는 11일까지 양국 정부의 입장을 듣는 심리를 진행하며 수개월 내 결론을 낼 예정이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실질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알려진 베네수엘라가 불리한 판결이 나올 경우 이를 수용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이코노미스트는 판결 집행권이 있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이처럼 민감한 사안을 강제 집행한 전례는 드물다고 분석했다.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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