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전영현, 파업 앞두고 임원 소집…"지금 마지막 골든타임"

입력 2026-05-15 05:55  

삼성 전영현, 파업 앞두고 임원 소집…"지금 마지막 골든타임"
"항상 을의 자세로 고객 지원"…장기적 신뢰관계·기술경쟁력 강조
어려운 상황 속 경영활동 유지 당부…빅테크도 총파업 예의주시

(서울=연합뉴스) 김민지 강태우 기자 =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이끄는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이 올해 1분기 사상 최대 실적 달성에도 불구하고 "방심할 때가 아니다"라며 기술 경쟁력 회복을 위한 내부 기강 잡기에 나섰다.
이와 함께 노조의 총파업 예고 등으로 대내외 우려가 커지는 상황 속에 임원들에게 흔들림 없는 경영 활동도 당부했다. 파업과 경쟁사 추격 등 안팎의 위기 요인이 산적한 만큼 조직의 동요를 막고 반도체 경쟁력 훼손을 방지하자는 취지로 풀이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전 부회장은 최근 임원 대상 경영현황 설명회에서 "성과에 안주하지 말고 지금의 호황을 근원적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으로 여겨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메모리 호황기에 취하지 말고 사업 전반의 수익성과 기술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회사의 뚜렷한 실적 회복세 이면에는 업황 등 외부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는 냉정한 진단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 DS부문은 올해 1분기 53조7천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전사 영업이익(57조2천328억원)의 94%를 책임졌다.
불과 1년 전보다 영업이익이 8배 이상 수직으로 상승한 데는 슈퍼사이클(초호황기)에 진입한 메모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고대역폭 메모리(HBM), 범용 D램·낸드 제품의 가격 상승 및 판매 확대가 주효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올 한해 반도체 효과로 '영업이익 300조원'을 돌파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지만, 전 부회장은 이러한 장밋빛 전망에 안주하지 말고 '반도체 초격차'를 위한 강도 높은 쇄신에 무게를 실은 것으로 보인다.
이는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올해 초 임원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에서 "숫자가 좀 나아졌다고 자만할 때가 아니다"라며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한 것과도 궤를 같이한다.
아울러 전 부회장은 메모리 사업부에 고객과 신뢰 관계를 강조하며 "항상 '을(乙)의 자세로 고객의 사업을 지원할 것"을 당부했다.
최근 AI 열풍으로 빅테크들이 앞다퉈 메모리 반도체 입도선매에 나선 상황에서, 자칫 빠질 수 있는 자만심이나 공급자 우월주의를 경계하며 선제적으로 내부 기강을 다잡은 것이다.
또한 "성과는 고객이 만들어준 결과"라며 고객의 목소리를 제품 개발에 반영하는 한편, 호황에도 품질은 타협해서 안 된다고도 역설했다.



전 부회장은 회사 안팎의 어수선한 분위기에 흔들리지 말고, 임원들이 앞장서서 본연의 경영 활동을 유지해 줄 것을 주문했다.
전 부회장은 임원들에게 "여러모로 회사가 어려운 상황이고 (시장의) 조명을 받고 있지만 경영활동은 유지돼야 하며 각 사업부가 경영 활동만큼은 공히 잘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노조의 총파업 예고라는 초유의 사태 속에서도 반도체 생산 라인 가동을 차질 없이 진행하고, 공급 안정성을 유지하는 등 대내외적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전 부회장의 이 같은 주문은 노조가 오는 21일부터 내달 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나와 이목이 쏠린다.
현재 반도체 호황 국면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 DS부문 내부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지되고 있다.
노조가 예고대로 총파업을 강행할 경우 파업 피해가 수십조 원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이번 파업으로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이 40조원 넘게 감소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노조 추산으로도 생산 차질로 인한 피해 규모는 20조∼30조원에 이른다.
파업 장기화 시 기존 고객사 이탈은 물론 기술 경쟁력이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주요 고객사인 빅테크들도 삼성에 반도체 생산 안정성과 공급 차질 여부를 직접 문의하고, 매주 상황 업데이트를 요청하는 등 이번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burni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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