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 역대급 실적…'투자의 시대'에 은행 중심 금융권 흔들

입력 2026-05-14 19:42  

증권사들 역대급 실적…'투자의 시대'에 은행 중심 금융권 흔들
10대 증권사 1분기 당기순이익 110%↑…5대 시중은행 10% 증가
미래에셋, 첫 '분기 1조원'…'머니무브', 증권사-은행 순익 격차 급감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김유아 기자 = 코스피가 꿈의 '8천피'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는 가운데 국내 대형 증권사의 실적이 크게 개선되면서 5대 은행들과의 순이익 격차가 빠르게 좁혀지는 모습이다.
반도체 초강세와 코스피 불장에 힘입어 주식시장으로 시중 자금이 급격히 유입되는 '머니 무브' 현상이 갈수록 속도를 내고 있어서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금융정보서비스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10대 증권사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110% 급증한 4조3천320억원 규모 추산된다.
업계 1위인 미래에셋증권은 분기 순이익 1조원 선을 처음으로 넘었다.
5대 시중은행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4조7천582억원으로 추산돼 전년도(4조3천317억원) 약 10% 증가했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이 NH농협은행과 우리은행을 분기 실적에서 앞질렀다.
이러한 현상의 배경으로는 올 1분기 코스피가 4,000 초반서 6,000선 이상까지 수직 상승하는 등 증시 호황이 이어지면서 저금리에 지친 투자자들이 은행에서 주식투자로 눈을 돌린 상황이 꼽힌다.
올 1분기 국내 주식시장에서의 개인 투자자 순매수액을 봐도 체감이 크다. 한국거래소 데이터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코스피와 코스닥, 코넥스에서 이 기간 개인 투자자의 순매수 금액은 무려 26조5천970억원에 달했다.
머니무브와 관련, 7천피 달성 전후 5대 은행의 개인 마이너스통장 대출 추이도 주목된다. 실제 사용된 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39조7천877억원에서 지난 7일 40조5천29억 7천152억원 늘어난 것이다.
반대로 잔액 1억원 이하 정기예금 계좌 수는 2천162만9천개로 집계돼, 2019년 상반기 말(2천70만개) 이후 6년 반 만의 최소 수준이었다.
한국은행의 통화량 지표에서도 이런 흐름이 드러난다. 지난 3월 통화량 통계에 따르면 투자자들의 단기 대기성 자금이 얼마나 쌓였는지 알 수 있는 지표인 초단기 금융투자상품 머니마켓펀드(MMF)가 12조4천억원 늘었다. 한은은 "주식 거래가 늘며 증권사 등 금융기관이 일시적으로 보유한 세금 등 대기성 자금도 증가해 단기 자금 운용이 확대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선 증권사들이 벌어들이는 수익에서 브로커리지 비중이 지나치게 크다는 점을 약점으로 지목한다.
과거보다 자산관리(WM)나 직접투자(PI) 등이 증권사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긴 했지만 최근의 급격한 실적 개선은 대부분 고객의 증권거래에서 발생한 수수료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 증시 일평균 거래대금은 5월 현재(1∼13일) 하루 52조원 규모로, 코스피 불장이 본격화하기 전인 작년 4월(하루 43조6천300억원)보다 20% 증가했다.

국내 주식시장이 강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한편에선 반도체 독주와 시장 과열에 대한 우려가 잦아들지 않고 있고, 올해 2분기 말 이후 불장을 주도한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의 이익증가세가 둔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코스피 '불장'이 어느 순간 멈출 경우 증권사들의 실적이 급격한 되돌림을 보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증권가 전문가들은 이런 약점이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당분간은 증권사를 찾는 투자자들의 발길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으로의 '머니 무브'가 일어났던 과거 사례(2010∼2011년·2014∼2015년·2019∼2021년)들에 비춰볼 때 "향후 2분기 이상 주식시장 머니 무브가 더 지속될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올해 하반기 국내 여러 증권사가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매 절차를 간소화한 '외국인 통합계좌' 서비스를 준비 중인 상황이나,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스페이스X 투자처럼 국내외 유망기업에 대한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투자가 확대되는 양상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ku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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