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시대 아이들 '몸은 멈추고 손가락만 움직인다' 지적
부모의 안전 불안감에 양육 방식 바뀌면서 뛰어노는 아이 줄어

(부에노스아이레스=연합뉴스) 김선정 통신원 = "요새 아이들은 다리가 굳은 것처럼 뻑뻑하게 뛰고 무릎 굽히는 것도 힘들어합니다"
'축구의 나라' 아르헨티나에서 아이들이 제대로 뛰지도 못하고 움직임도 서툴러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축구의 신' 디에고 마라도나와 리오넬 메시를 배출하고 월드컵을 세 차례 제패한 아르헨티나에서조차 스마트폰과 태블릿에 익숙한 세대가 운동능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아르헨티나 일간 클라린은 16일(현지시간) 최근 현지 체육 교사와 소아과 전문의 사이에서 "아이들이 제대로 달리지 못한다"는 문제의식이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한 유소년 축구교실 교사는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뛰지 못하고 8∼10세에 이미 익혔어야 할 기본 동작을 못 해서 다시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급증한 터치스크린 사용과 한자리에 앉아서 움직이지 않는 좌식 생활을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 분야의 전문가인 세르히오 스니에그는 "팬데믹 기간 어린이들의 스크린 노출 시간이 약 50% 증가했고 이후에도 줄어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7∼12세는 뇌가 움직임을 학습하는 '운동 발달의 황금기'인데, 이 시기에 뛰어놀던 아이들이 태블릿과 스마트폰 앞에 머물렀다"며 "그 결과 뇌가 몸의 움직임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고유수용감각 상실' 현상이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현상을 '운동문맹'이란 단어로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부모들의 양육 방식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과거에는 거리와 공원에서 자유롭게 뛰어놀던 문화가 사라지고, 안전 문제에 대한 부모들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아이들의 신체 활동이 크게 줄었다는 것이다.
운동생리학 전문가 마리아노 페로는 "아이들이 핸드폰과 태블릿에 쓰는 시간이 신체 활동 시간의 4배에 달한다"며 "스마트폰 스크롤이 주는 도파민 자극이 축구나 자전거보다 더 큰 만족감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 세대가 "인류 역사상 부모보다 덜 건강한 첫 세대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세계적인 스포츠 퍼포먼스 전문가 마리오 무슈도 "지금은 아동·청소년 좌식 생활의 팬데믹 시대"라며 "운동 부족은 비만과 대사질환, 장기적으로는 당뇨병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어린 시절 움직임이 다소 서툰 것 자체는 자연스러운 성장 과정일 수 있으며, 꾸준한 신체 활동을 통해 충분히 개선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루 최소 1시간 이상은 공원 놀이, 공놀이, 달리기 등 자유로운 신체 활동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sunniek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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