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동아리] "내성적인 성격, 뮤지컬 동아리로 자신감 얻었죠"

입력 2017-04-12 18:07  




"내성적인 성격, 뮤지컬 동아리로 자신감 얻었죠"

종합예술인 뮤지컬은 학생들이 노래, 연기, 춤 등 다양한 장르를 접하면서 개인의 적성과 진로를 찾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번에 소개하는 안산디자인문화고등학교 뮤지컬 동아리가 그렇다. 뮤지컬 동아리 단원인 공연콘텐츠과 박유진, 방하율, 김태희 양을 만나 뮤지컬 제작과정을 통해 자신의 꿈을 찾고 자신감, 성실성까지 얻게 된 사연을 들어봤다.

뮤지컬 동아리 ‘로다(RODA)’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박유진(이하 유진) ‘로다’는 뮤지컬에 대한 이론과 실기를 배우고 선생님과 학생들이 직접 뮤지컬을 제작해 교내·외에서 공연을 하는 동아리에요. 1학기에는 이론을 중심으로 연기, 무용, 보컬 등 뮤지컬에 대한 기초를 배우고 2학기에는 선생님께 뮤지컬 넘버(극 중의 노래)를 받아 실전 연습에 돌입해요. 그리고 연말마다 열리는 동아리 발표회 때 공연을 올리죠. 일주일에 두 번은 등교시간보다 한 시간 일찍 나와 신체 트레이닝으로 스트레칭을 하고, 가끔씩 뮤지컬을 단체 관람하기도 해요.

‘로다(RODA)’는 어떤 뜻을 담고 있나요?

유진 1기 선배들 말에 의하면 ‘로다’는 “기다렸던 사람이 너로다”는 뜻으로 뮤지컬 동아리에 네가 오길 기다렸다는 말이에요.(웃음)

각자 동아리에 가입한 계기는요?

방하율(이하 하율) 초등학생 때부터 공연예술에 관심이 많아서 중학교 3학년 때 연극반 활동을 했는데 너무 재밌더라고요. 고등학교에선 마침 뮤지컬 동아리가 있길래 바로 가입하게 됐죠.

유진 중학교 1학년 때 ‘삼총사’라는 뮤지컬을 보고 뮤지컬 배우라는 직업이 너무 매력적으로 느껴졌어요. 이후 뮤지컬 배우의 꿈을 키우며 고등학교를 알아보던 중 안산디자인문화고에 공연콘텐츠과와 뮤지컬 동아리가 있더라고요. 바로 학교에 입학원서를 냈고 입학 후 뮤지컬 동아리에도 가입하게 됐죠.

김태희(이하 태희) 평소 뮤지컬을 관람할 순 있지만 실제로 작품을 만들고 무대경험을 쌓을 기회는 드물잖아요. 근데 저희 학교 뮤지컬동아리에선 뮤지컬 제작과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다고 해서 호기심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이 기회에 더 깊이 배우고 싶어 지원하게 됐어요.



각자 첫 뮤지컬에서 맡은 배역은 무엇이었나요.

유진 뮤지컬 <그리스>에서 패티 역을 맡았었어요. 패티는 학교 부학생회장에 치어리더 단장으로 근거 없는 자신감이 넘쳐서 얄밉고 여우같은 캐릭터였어요. 저는 평소에 남자친구들에게 털털하게 대하는 편이라 여우 짓을 하는 연기가 좀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상대역을 맡은 친구와 호흡을 맞추며 연기 연습을 했죠. 당시 동아리 외에 청소년 극단에서 다른 뮤지컬도 준비하고 있어서 동시에 두 역할을 해내느라 힘들었어요. 그래도 그런 과정을 딛고 공연이 끝난 후 관객들에게 박수를 받으니까 기분이 너무 좋았어요.

하율 저는 <그리스>에서 주연인 샌디 역을 맡았어요. 샌디는 소심하면서 여성스러운 캐릭터인데 저도 내성적인 성격에 친구들한테 여성스럽다는 말을 듣는 편이라 캐릭터와 비슷한 점이 많았어요. 그래서 연기는 별 문제가 없었는데 춤과 노래가 힘들어서 제일 많이 연습했죠. 춤은 잘 추고 싶은데 몸이 따라주지 않더라고요.(웃음) 또 가요와 뮤지컬 노래는 달라서 적응하는데 힘들었어요.

태희 연극 <아카시아 꽃잎은 떨어지고>에서 미자 역을 맡았어요. 미자는 전라도에서 자란 시골소녀인데 어리바리하고 순수한 캐릭터였어요. 이 캐릭터가 나와 맞는지 제대로 생각도 못해보고 덜컥 오디션을 봤는데 뽑혀서 깜짝 놀랐죠. 이후 작품준비를 하면서 캐릭터 분석과 연기 연습을 하다 보니 자연스레 제게 미자라는 캐릭터가 입혀지더라고요.

좋아하는 뮤지컬 배우나 롤모델이 있다면?

유진 차지연, 정선아 씨를 존경해요. 차지연 씨가 나오는 뮤지컬 영상을 본 적이 있는데 노래가 흘러나오자마자 다른 사람처럼 표정이 싹 바뀌면서 노래를 부르시더라고요. 짧은 시간 내 그렇게 몰입을 할 수 있다는 게 너무 멋있었어요. 정선아 씨는 18살 때부터 뮤지컬을 시작하셨는데 어린 나이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율 저도 여자배우로는 정선아 씨를 좋아하고 남자배우로는 홍광호 씨를 좋아해요. 저는 자신감이 별로 없는 편인데 정선아 씨는 무대에서 자신감이 넘쳐서 멋있어보였어요. 홍광호 씨는 역할마다 발성이나 목소리가 자유자재로 바뀌어서 신기하면서도 존경심이 생기더라고요.



동아리 활동 중 가장 보람 있었던 적은?

하율 작년에 우리 학교와 자매결연을 맺은 일본 학생들이 학교에 온 적이 있었어요. 그때 일본 학생들을 위해 우리 과 대표로 뮤지컬 동아리가 공연을 했는데 무대를 마치고 내려오니까 일본 학생들이 영어로 잘했다며 칭찬해주더라고요. 서로 말이 통하지 않는데도 학생들의 표정과 제스처에서 진심이 느껴져 엄청 뿌듯했어요.

유진 저는 항상 공연을 끝내고 무대 인사를 할 때 사람들의 환호성과 박수소리가 너무 좋아요. 힘들었던 것도 그 순간엔 잊어버릴 만큼 제일 보람차서 기억에 남아요.

태희 작년에 뮤지컬 <뮤직 인 마이 하트>를 준비했던 때가 기억에 남아요. 제가 처음으로 준비한 뮤지컬이었고 배역 오디션부터 작품 분석, 대본 리딩 등 모든 게 처음 경험하는 것이어서 뿌듯함이 남달랐죠.

반면 힘들거나 어려웠던 적은요?

하율 고등학교 1학년 때 공연 하루 전날 목감기에 심하게 걸려서 당일 날 목소리가 안 나왔어요. 매일 밤 11시까지 학교에 남아 다 같이 열심히 연습했는데 저 때문에 모두가 피해를 보게 돼서 너무 미안했죠. 결국 같이 듀엣하는 선배가 제 파트까지 불러주셨어요.

유진 저는 춤에 제일 자신이 없어서 댄스가 가장 힘들었어요. 단체로 춤 연습을 하면 주위 친구들과 비교돼 자괴감이 들었어요. 그래서 주말에도 오전 9시에 학교에 나와 밤 10시까지 연습을 하고 남들보다 더 열심히 노력하니까 결국 춤 실력이 늘더라고요.

태희 중학생 때까진 학교 마치면 놀고 주말엔 늦잠을 자는 생활에 익숙했는데 뮤지컬 동아리에 들어오고 나선 제 시간이 없는 게 힘들었어요. 방과 후, 주말에도 학교에 나와 연습을 했거든요.

글 구은영 인턴기자│사진 김기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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