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나간 정신과 의사’ 임재영 “취준생들, ‘자소서’ 말고 ‘자서전’을 써라”

입력 2017-07-04 17:30   수정 2017-07-06 08:58


[캠퍼스 잡앤조이=김예나 기자] 병원을 벗어나 하얀 트럭 한 대를 직접 몰고 거리로 나선 정신과 의사가 있다. 임재영(38) 찾아가는 고민상담소 소장이 그 주인공이다. 고액 연봉과 안정된 직장, 명예 등 누가 봐도 남부럽지 않은 조건들을 던지고, 자비로 구입한 트럭 한 대만으로 고민을 가진 사람들을 직접 찾아다니는 임 소장. 사람들은 그를 ‘정신 나간 정신과 의사’라고 부른다. 



임재영 소장은 정신과 전문의 자격증을 따기 위해 15년 동안 공부했고, 5년 동안 정신과 전문의로 일했다. 그러나 정신과 전문의로 일하는 것은 생각만큼 행복하지 않았다. ‘정신과 병원’과 ‘정신과 상담’에 대한 선입견을 가진 사람이 너무도 많았기 때문이었다. 또 그를 찾아온 환자들의 마음의 병은 이미 깊어질 대로 깊어진 상태였다. 그는 병원에 앉아 환자를 기다리는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직접 병원 밖으로 나가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고민을 들어보자’는 생각을 갖게 됐다. 

임 소장은 “어느 날 갑자기 환자가 되는 것이 아니다. 마음의 병은 서서히 오는 것”이라며 “환자가 아닌 모든 사람들도 환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병원 안에서 환자들의  마음의 병을 ‘치료’했다면, 이제는 거리로 나가 사람들이 마음의 병을 키우지 않도록 ‘예방’하고 있다는 임 소장을 만났다. 



Q 상담 트럭에 대해 간단한 소개를 해주세요.

지난해 3월부터 ‘찾아가는 고민 상담소’ 트럭을 운행했으니 이제 1년 5개월째에 접어들었습니다. 처음에는 트럭을 개조해서 만든 상담소를 생소하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았고, 길거리에서 정신과 상담을 한다는 것도 이상하게 생각하셨어요. 제가 정신과 의사인지 누구인지도 모르니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며 트럭에 오르기를 꺼려하셨죠. 요즘은 방송에도 출연하고 기사도 나오고 하니 입소문을 타서인지 트럭을 찾아주시는 분들이 매우 많아졌습니다. 

제가 트럭의 별명을 ‘마음 목욕탕’이라고 지었어요. 그래서 ‘목’이라는 글자에 맞춰 매주 목요일 오전에 정기 상담을 나가고 있고, 정기 상담 외에도 수시로 시간이 날 때마다 틈틈이 상담을 하러 갑니다. 상담을 가기 전 SNS에 장소와 시간 등을 공지하고 상담 예약을 받아 현장에서 30~40분 간 상담을 진행하는데, 요즘은 시간대별로 상담 예약이 꽉 찰 정도예요. 많은 분들이 저의 진심을 알아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Q 청소년부터 노인까지 상담 트럭을 찾는 사람들의 연령대가 다양한 만큼, 고민도 전부 다 다를 텐데요. 청년들이 고민하는 것은 주로 어떤 내용인가요.

저를 찾아오는 청년들은 대다수 아무 의욕이 없다면서 무기력함을 호소합니다. 병이라고 진단할 수는 없지만 우울증으로 가고 있는 상황으로 볼 수 있어요. 이런 무기력함은 청년들이 계속 해서 겪게 되는 실패에서부터 옵니다. 무엇인가를 위해 노력하고 계속 해서 도전하고 시도했는데, 자꾸 떨어지고 실패하고 현실의 벽에 부딪치면서 좌절하고 낙담하는 거죠. 시험을 준비하든, 취업을 준비하든 마찬가지입니다. 처음 한 번 떨어지면 ‘그럴 수 있지’하고 다시 도전하지만, 계속 해서 떨어지다 보면 ‘이게 나의 한계구나’ ‘나는 더 이상 안 되는구나’라고 생각하게 돼요. 또 ‘이제 난 어떻게 하나’ ‘난 이제 뭐하나’ 또는 ‘이렇게 해서 뭐 하나’라는 생각에까지 이르면서 완전 무기력해집니다. 아무것도 안 하고 싶고, 못 하게 되는 겁니다.

Q 무기력함과 자괴감에서 이어지는 병이나 증상을 호소하는 청년들도 있나요.

요즘은 강박증이나 공황장애 증상을 호소하는 청년들이 많아요. 무조건 좌우 대칭을 맞춰야 하거나 손을 계속 해서 씻는 것, 물건을 살 때 무조건 개수를 맞춰 사야하는 것 등 그 증상도 매우 다양하죠. 저를 찾아온 한 여성은 한 쪽 무릎이 까져서 피가 나고 있었는데 거울을 보니 좌우 대칭이 맞지 않는 것 같아 다른 쪽 무릎에 일부러 상처를 냈다는 경우도 있었어요. 매우 심한 경우죠. 

이러한 강박의 증상 때문에 사람들은 실제로 내가 해야 할 일에 정작 집중하지 못 합니다. 예를 하나 들어보죠. 공부를 하기 전 책상의 정해진 위치에 물건들을 배치하고 정리해야 하는 강박증을 가진 학생이 있어요. 이 학생이 정작 해야 할 일은 공부인데, 강박 증세 때문에 공부를 하지 못 합니다. 공부 외 다른 것에 시간과 에너지를 뺏기게 되는 거죠. 그런데 단순히 강박 증세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이 학생은 강박 증세 때문에 공부를 하지 못 한 것에 또 불안해 집니다. 

그런데 이런 강박 증세는 사실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와 미래에 대한 불안감 등에서부터 시작된 거잖아요. ‘지금 공부를 한다고 시험을 잘 볼 수 있을까’라는 마음, 내 미래는 통제할 수는 없지만 당장 눈앞에 놓인 물건들은 내가 통제할 수 있기 때문에 이것들을 정리하는 강박 행동으로 나타나게 된 거죠. 불안이 클수록 강박 증세는 더욱 심해지고, 그 불안에서 기인한 행동으로 또 다른 스트레스를 받는 악순환이 계속 되는 겁니다. 강박 증상은 약물로도 치료가 가능하지만 상담이 더욱 중요합니다. 상담을 통해 애초에 나의 불안과 스트레스가 어디서부터 시작됐는지 알고,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 거죠.






Q 그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 줄 수 있을까요.

사실 조언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방송을 통해 인터뷰를 하거나 책에 일반적인 내용의 조언을 하는 것이 쉽게 와 닿지 않을 수 있으니까요. 제가 상담을 직접 나선 이유도 그것이었습니다. 개개인이 느끼는 감정과 마음은 모두 다르죠. 상담을 통해 그들의 진짜 속마음과 이야기를 듣고 이해해서 할 수 있는 조언과 일반적인 조언은 천지차이죠.

저는 대체적으로 거꾸로 이야기를 해주는 편입니다. 미래에 대한 불안함으로 방황을 하고 있는 사람에게 ‘방황해도 된다’고 이야기를 해주는 겁니다. 강박 장애가 있는 사람에게는 ‘강박 장애가 있을 만하다’고 말합니다. 강박장애가 생긴 것도 생길만 해서 생긴 것이고, 의욕이 없이 사는 것도 의욕이 없을 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라고요. 모든 것은 그냥 된 것이 아닙니다. 특히 이런 증상들을 병으로 치부해버리는 것은 큰 실수입니다. ‘그거 병이야’ ‘약 먹어’ ‘입원해’라고 하는 것은 그 사람이 그동안 고민해왔던 것들과 버텨왔던 노력들을 모두 아무런 소용이 없게 만들어 버립니다. 

그렇다면 왜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는지 그 이유를 찾는 게 중요하겠죠. 그 이유는 스스로에게도 있을 수 있고, 주변 사람에게 있을 수도, 또는 주변 상황과 여건에 있을 수도, 때로는 국가와 사회에 있을 수도 있는 겁니다. 마음이 다쳤으니 당연히 아픈 것인데, 왜 아프냐고 하기보다 왜 다쳤는지를 생각해야죠. 왜 지금 이런 일이 일어나게 됐고, 왜 내가 이런 감정을 느끼게 됐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가장 먼저입니다. 단순히 내 탓만 해도 안 되고, 남 탓만, 사회 탓만 해도 안 됩니다. 모든 것을 이해하고 함께 고민해야 합니다. 오늘날의 청년들이 마음 아파하고 고민하는 것은 ‘전부 그럴만한 일들이, 전부 다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이니, 무조건 네 탓이 아니다’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Q 말씀하셨듯이 청년들이 느끼는 고민은 본인에게서 오는 경우도 있지만 주변 사람들이나 외부에서 오기도 합니다.

대다수의 학생들은 부모님을 실망시키는 것에 대해서도 매우 힘들어하고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자기 자신에게도 그렇지만 ‘나는 우리 부모에게 떳떳하지 못한 자식이야’라는 생각에서 오는 자괴감도 매우 크죠. 특히 부모와의 관계가 좋은 사람일수록 그러한 마음은 더욱 커집니다. 그에 대한 죄책감과 아픔을 이야기하는 청년들도 많습니다. 

Q 부모나 주변 사람들은 그들을 어떻게 대해줘야 할까요.

어제 상담 트럭에 어머님 한 분이 오셨는데 20대 중반의 아들에 대한 고민을 이야기 하셨어요. 아들은 2년차 공무원이라는데, 어릴 때부터 ‘공무원이 돼라’고 말하셨대요. 아들도 부모가 원하고 다른 사람들 모두 공무원이 되려고 하니 좋겠지 하고 시험을 봐 공무원이 됐는데, 막상 자신의 적성과 너무 맞지 않더래요. 초반에는 아들이 ‘힘들다’고 할 때 부모는 ‘남들은 다 부러워하는데 왜 그러느냐’ ‘안정적인 직장이니 버텨봐라’라고 아들을 달랬대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아들이 부모를 원망하더니 요즘에는 ‘죽고 싶다’는 말까지 한다는 거예요. 그 말을 듣고 불안한 마음에 어머님이 저를 찾아오신 거죠. 그런데 저에게 그 어머님이 하신 말은 “아들이 우울증에 걸린 것 같은데 어떻게 하면 병원에 데려가고, 우울증 약을 먹일 수 있을까요”였어요. 저는 어머님께 “아들이 힘들어 하고 죽고 싶다고까지 하는데, 아들을 놓아주시라”고 말했어요. 부모의 욕심 때문에 아들이 메말라 죽어가고 있는데, 이제 그만 하시라고 말이에요. 

부모님들께도 꼭 해드리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부모가 자식에게 실수하는 것 중 가장 큰 것은 ‘내가 내 자식을 가장 잘 안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그건 착각입니다. 물론 옆집 아저씨, 삼촌 등 남들보다는 내 자식을 잘 알 수 있습니다만, 부모는 자식을 전부 알지 못 한다고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우리는 상대가 말 한 만큼만 그 사람을 알 수 있습니다. 사람은 내 마음 속의 생각과 감정을 다 털어놓고 표현하지 않으니까요. 할 말이 있고 못 할 말이 있죠. 부모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오히려 부모이기 때문에 못 할 말이 있어요. 그렇기에 부모는 알지도 못 하면서 자식을 다 아는 것처럼 말하면 안 됩니다. 부모들은 자식을 오랜 시간 봐 왔으니 가장 잘 안다고 생각하죠. ‘넌 원래 그랬어’ ‘넌 전에도 그러더니 이번에도 그러니’라고 말하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물론 속상해서, 더욱 잘 되라고 하는 말인 것은 압니다. 하지만 취업하고 싶지 않은 취업 준비생은 없고, 공부를 잘 하고 싶지 않은 학생은 없습니다. 다들 잘 하고 싶으니 경쟁을 하는 것이겠죠. 사람마다 각자의 페이스가 있고 한계가 있잖아요. 그 한계를 느끼는 것도 자녀에게는 시련이고 고통입니다. 그렇기에 부모가 먼저 ‘내가 너무 높은 기대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을 해봐야 합니다. 

제가 처음 병원을 그만 두고 상담 트럭을 운영한다고 했을 때 저희 부모님도, 아내도 모두 걱정을 했습니다. 하지만 저를 말리지는 않으셨어요. 제가 정말 절실하게 하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고는 허락해 주신 거죠. 누가 하라고 해서 하는 것이 아닌, 자신이 선택한 것에 대해서는 더욱 책임을 느끼고 애착을 가질 수 있어요. 내가 직접 고르고 용돈을 모아 산 신발은 더욱 좋아 보이고, 더욱 아끼며 신게 되잖아요. 부모는 자녀가 자신의 방식대로 살 수 있도록 해주세요. 물론 그 방식이 올바르지 않은 길로 가는 것처럼 보인다면 방향을 바로 잡아주고, 조언을 구한다면 도움을 줘야 합니다. 부모의 격려는 좋지만, 기대는 부담감과 죄책감, 자괴감을 키울 수 있습니다. 어디까지나 자녀를 가장 잘 아는 것은 부모가 아니라 자녀 자신이라는 것을 꼭 기억해주세요.






Q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 모르고, 진로를 정하지 못 해 불안해하는 청년들도 많은데요. 

제 경험에 빗대어 이야기 해보자면, 저 역시 처음에는 제가 원해서 의대에 진학했던 것은 아닙니다. 부모님의 기대와 장남으로서의 책임감 등으로 의대에 가게 됐죠. 그런데 막상 공부는 재미도 없고 적성에도 맞지 않아 방황했습니다. 유급을 당한 후에는 ‘때려 치라는 계시인가보다’ 싶다가도, 때려 칠 용기조차 없어 두렵고 불안했습니다. 그러다 정신과 수업을 듣게 됐는데 내가 마음이 아팠음을 알게 됐어요. 나의 마음을 제대로 알고 나에 대해 잘 알면 답이 나오지 않을까 해서 심리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사막의 오아시스를 만난 것처럼 반가웠고 내가 나를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해결책을 제 안에서 찾은 겁니다. 청년들도 나를 아는 데 시간을 들여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오히려 진로를 고민하는 청년들을 보면 오히려 반갑습니다.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이니까요. 

Q 요즘은 분노 조절 장애를 겪는 사람들도 많아요. 그로 인한 범죄도 많고요. 

‘분노’는 쌓이는 것입니다. ‘분노’와 구분할 것이 ‘화’인데, 화는 일상생활에서도 자주 날 수 있습니다. 이런 화가 쌓이고 쌓여서 터지는 정도의 강렬한 에너지가 ‘분노’입니다. 분노는 한 번에 터지는 것이 아니라 참을 만큼 참았을 때, 쌓였던 것이 터질 때가 됐을 때 터지는 것입니다. 평안한 마음으로 노래를 부르며 운전하던 사람은 다른 차가 급하게 끼어든다 해도 보복 운전을 하지 않죠. 보복 운전을 하는 사람들은 ‘너까지 나를 건드리는 거냐’ ‘너까지 나의 길을 막냐’라며 분노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 말은 이전에 누군가가 자꾸 그 사람을 건드리고 힘들게 했다는 것이겠죠. 사람은 강자에게 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강자 앞에서는 약하고, 자기표현을 하지 못 하고 참던 것을 약자, 즉 가족에게, 부하 직원에게, 혹은 길을 지나가던 모르는 사람에게 표출하는 거죠. 분노는 없던 것이 생기는 게 아니라 직장, 사회, 가정 등 곳곳에서 고스란히 누적된 것들을 견디다 한계를 버티지 못 하고 터지는 것입니다. 

Q 그렇다면 분노가 터지기 전, 화를 다스릴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저는 사람들에게 자주 표현하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감정을 억누르지 말고 표현하라고 하면 사람들은 “그럼 어떻게 하냐. 물건을 던지고 욕을 하라는 거냐”고 반문합니다. 그런데 물건을 던지고 욕을 하면 그건 분노예요.(웃음) 

압력 밥솥이 김이 차면 조금씩 김을 뿜어내는 것처럼, 화가 쌓이기 전에 조금씩 풀어가라는 것입니다. 사람들마다 노래방에 가거나 술을 마시거나 운동을 하거나 명상을 하는 등의 스트레스 해소법이 있는데, 그것 또한 한 가지 방법이긴 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런 것들은 임시방편이라고 말합니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죠.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어떤 상황에서 화가 나고, 그런 상황에서 어떤 행동을 해서 이게 스트레스로 쌓이게 됐는지, 어떤 상황에서 이것이 분노로 터지는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그런 것들을 이해한다면 내 감정과 생각과 내 자신을 분리해 볼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내 생각과 감정의 주인은 나 자신인데, 내 생각에 끌려가고 감정에 휩쓸려 내가 아닐 때가 있잖아요. 내 자신보다 나의 감정, 생각이 내 위에 있는 경우 말이죠. 내 생각과 감정을 내가 들여다보는 입장을 유지할 수 있어야 내가 왜 화가 났는지 알 수 있습니다. 또 그래야 분노까지 커지지 않게 내 자신을 조절할 수 있고요.

스트레스는 피할 수 없고, 푼다고 해서 풀리는 것도 아닙니다. 직장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으면 직장을 그만 둬야 하는데, 때려 칠 수 없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덜 받는 것이 목표가 돼야 하고, 덜 받기 위해서는 내 마음을 들여다볼 줄 알아야 합니다. 

하지만 생각도 습관이라서 성인이 되면 문제를 보는 관점이 고정적이 될 수 있죠. 나의 틀에 맞춰 나의 관점대로 상황을 바라보면 놓치는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부정적인 사람은 어떠한 상황을 봐도 부정적이고 비관적으로 볼 수밖에 없죠. 그럴 때 상담이 필요합니다. 내가 상황을 보는 익숙한 관점에서 벗어나 다른 사람과 함께 다른 방향에서 상황을 함께 바라볼 수 있으니 말입니다. 



Q 고민이 있고 상담을 받아보고 싶어도 용기를 내기도 어렵고 불안한 마음이 드는데요. 그런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요즘에는 학교나 대학에 청소년과 대학생을 위한 상담센터나 상담실 등도 곳곳에서 문을 열고 있어 가까이에서 쉽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곳을 찾아갈 때 다른 친구들이 볼까봐 불안하고, 주위 시선을 의식하느라 이용하지 못 하는 경우에는 각 지역마다 정신건강증진센터가 있어요. 간단한 심리검사도 받을 수 있고 상담도 받을 수 있습니다.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고 상담도 무료라서 비용 걱정도 하지 않으셔도 돼요.

Q 취업 준비생이나 대학생들, 이 시대의 청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나 자신을 아는 데 많은 시간을 들이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어디를 갈지, 무엇을 할지 정하기 전에 내가 누군지를 알아야 목적지와 방향을 정할 수 있을 테니까요. 특히 자서전을 써볼 것을 추천합니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나를 잘 보이게 포장하는 ‘자기 소개서’는 많이들 쓰지만, 온전한 나를 만나고 나를 이해할 수 있는 ‘자서전’을 쓰는 청년은 없잖아요. 자서전은 성공한 사람이 성공담을 쓰는 게 아니라 나 자신에 대한 글을 쓰는 거예요. 나의 치부, 내가 창피했고 덮어버리고 묻어두고 싶었던 기억, 아무도 몰랐으면 하는 나의 모습, 잊고 싶은 것들까지도 모두 써보세요. 물론 그동안 감추고 싶었던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더욱 아프고 슬플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상처를 꺼내야 치유도 가능합니다. 더욱 아프고 적나라하게 나를 만나고, 나 자신을 알아가는 데 시간을 쏟아보세요. 내 행복은 나만 느낄 수 있는 것이라서, 내가 아닌 누군가가 대신 행복을 느껴줄 수 없습니다. 진짜 나를 찾을 때 제대로 된 행복을 느끼면서 살 수 있고, 그걸 찾는 과정이 힘들겠지만 그 과정도 행복이라고 생각합니다. 

yena@hankyung.com

사진= 김기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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