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틴잡앤조이 1618= 정유진 기자] 경기도 여주자영농업고를 졸업한 정희주(20세)씨는 입학 당시 주변 사람들이 고등학교 진학에 우려를 표했다. 농고라는 학교 이미지가 부정적인 데다가 졸업 후 진학 걱정 때문이었다. 정 씨는 “공원에서 산책하는 즐겨했는데 갑자기 나무 의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중학교 때 진로를 이미 결정했다”며 “농업계 고등학교 에 입학해 조경 관련 일을 해보겠다는 다짐을 했었다”고 회상했다. 지난해 서울시에서 처음으로 진행된 조경직 관련 채용에 당당히 합격한 정 씨는 농업계고에 대한 이미지가 많이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을 비췄다.
2017년 2월 여주자영농업고등학교 자영조경과 졸업
2017년 3월 서울특별시 지방 기술직 공무원
4월 중랑구청 발령
현재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서울시 중랑구청 내의 꽃묘 식재 관리 및 중랑구 신내 3지구 공원녹지 유지관리와 서울시 프로젝트 사업, 지정보호수 관련 등의 업무를 보고 있다.
특성화고 진학 계기가 궁금한데요.
중학교 2학년 때 까지만 해도 특성화고에 진학할 생각이 없었다. 그러던 중 2학년 말부터 사람이나 동물, 식물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인 공원, 정원 등에 매력을 느꼈다. 그래서 조경가의 길을 찾아보던 중 농업계 고등학교에 조경과가 있다는 것을 알게 돼 지원하게 됐다.
부모님은 특성화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셨나요.
집이 부산이기 때문에 경기도 여주에 있는 학교에 가고 싶다고 말을 했을 때 부모님께서 학교가 멀어 걱정을 하셨다. 하지만 학교 기숙사가 있었기 때문에 크게 걱정은 하지 않으셨다. 또한 지속적으로 꿈을 지원해주셨기 때문에 큰 반대는 없었음.
고등학교 진로선택을 위해 어떤 준비를 해왔나요.
중학교 때는 사실 큰 노력은 없이 마음에 드는 공원이나 정원과 관련 된 책을 읽거나 직접 방문하는 정도였다. 고등학교 진학 후에는 학교에서 진행하는 견학을 가거나 조경 관련 특강을 듣고 주로 인터넷을 통해 정보 수집을 했다.
취업 준비는 어떻게 진행했나요.
사실 취업할 생각은 별로 없었다. 졸업 할 때쯤 나무 의사가 꿈이었기 때문에 대학에 갈 생각이었지만 조경직 공무원 채용공고가 나서 학교 선생님들이 추천해 응시하게 됐다. 자격증 준비는 학원을 다닌 적은 없고 필기부터 면접까지 모두 학교에서 지원해줬다.
어린나이에 취업을 했는데 힘든 점은 없나요.
힘든 점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요즘도 고민이 많다. 아무래도 어리다 보니까 사회적 경험도 부족하고 실수도 많이 하는데다가 원래도 이것저것 잘 놓치는 성격이라 같이 일하는 동료 분들에게 굉장히 미안하고 감사하다. 모르는 것도 너무 많은데 물어보면 잘 가르쳐주셔서 열심히 배우고 있다.
후 진학은 계획하고 있나요.
내년부터 대학교에 입학을 할까 고민 중에 있다. 직장인 전형으로 해서 행정 관련된 전공과에 입학해 졸업해서 대학원 가서 조경 관련 전문적인 공부를 하려고 한다.
일하면서 뿌듯했던 점이 있었다면요.
처음 민원을 해결 했을 때 가장 기분이 좋았다. 주민들이 해결해줘서 고맙다고 감사 전화가 왔는데 정말 뿌듯했다. 보통은 해결하고 끝나는 일인데 그 분에게 도움이 됐다는 게 느껴져 보람됐다.
자신에게 특성화고란.
특성화고에 진학하지 않았으면 지금 이 자리에 내가 있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취업도 어렵고 모두가 공무원을 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특성화고가 주는 장점을 최대한 이용할 수 있어서 지름길로 공무원에 합격할 수 있었다. 특성화고를 선택해서 다행이고 나에게는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본인이 생각한 특성화고에 대한 이미지는요.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특성화고는 공부 못하는 애들이 진학하는 곳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직접 학교를 접해보니 생각보다 공부를 잘하는 친구들도 많았고 취업 혹은 대학 진로를 위해 열심히 공부하는 친구들이 많다고 생각했다.
취업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왔나요.
특성화고 졸업생은 전공 공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취업에 유리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전공 관련 공부만 열심히 해도 반은 성공했다고 본다. 그래서 1학년 때부터 내신에 신경을 많이 썼고 원래 좋아하는 과목이기 때문에 흥미도 많아서 어렵지 않게 공부했다.
또한 전공 외에 교내 활동도 상당히 중요한데 학교에서 여러 가지 활동을 지원해주기 때문에 견학도 많이 가보고 특강도 많이 들었다.
회사 급여나 복지 혜택은 어떤가요.
9급 공무원 1호봉의 급여를 받는다. 이 외에 복지포인트 등의 혜택도 있다. 중랑구의 경우 다른 구에 비해 복지 포인트가 좀 높은 편인데 제가 게임을 좋아해 사고 싶은 게임이라든지, 여행티켓 등을 구매할 수 있어서 자주 사용한다. 또한 구에서 단체 보장보험도 무료로 가입해주고 있다.
특성화고의 장단점을 설명해 주세요.
특성화고의 보통 입학 설명회의 경우, 우리 학교는 취업이 잘 된다며 소개를 하지만 본인이 열심히 하지 않는다면 원하는 회사에 취직은 어렵다. 가고 싶은 취업처를 찾지 못한다면 취업을 해도 오래 다니지 못하는 친구들이 많다. 특성화고의 강점을 살려 대학진학이던 취업이던 목표를 세워 공부해야 한다.
취업을 위해 어떤 자격증을 취득했나요.
조경기능사, 종자기능사, 산림기능사 등을 가지고 있다. 향후에는 지게차운전기능사, 조경기사, 식물보호기사, 나무의사 자격증을 따고 싶다.
진로를 고민하는 중3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요.
자신이 열심히만 한다면 일반고보다 더 많은 기회가 있는 게 특성화고 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게 확실히 정해졌다면 일반고 보다 유리한 특성화고에 진학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jinjin@hankyung.com 사진=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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