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레일패스로 유럽 여행 ①] 딱 한 곳만 고르라면, 망설임없이 스위스로

입력 2018-05-08 09:35   수정 2018-05-17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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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레일패스로 유럽 여행 ①]



[캠퍼스 잡앤조이=박해나 기자] 시간을 분 단위로 쪼개 쓰던 갑갑한 서울을 떠나 잠시나마 힐링의 시간을 보냈다. 청정 자연 속에서 느긋한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이 있는 곳. 눈이 닿는 모든 곳이 그림보다 더 그림 같은 스위스로 갔다.   

    
<p>유레일 패스 이용이 편리한 스위스

유럽은 기차를 타고 나라와 나라, 도시와 도시를 이동하기가 편리하다. 때문에 많은 여행객들이 기차 여행을 위해 ‘유레일 패스’를 구입한다. 특히 스위스를 여행할 계획이 있다면 ‘유레일 패스’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스위스는 유레일 패스 이용이 용이한 유럽 국가 중 하나로 미리 좌석을 예약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없다. 즉흥 여행을 좋아하거나 자유 여행을 즐긴다면 추천!

스위스 ‘루체른’에는 아름다운 모든 것이 다 있다

루체른은 취리히 공항에서 기차로 1시간 30분을 달리면 도착하는 곳으로 ‘스위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로 손꼽힌다. 청명한 하늘과 하얀 설산, 초록의 잔디, 푸른 호수 등 한 눈에 여러 계절을 담을 수 있는 세계 몇 안 되는 장소다. 아름다운 자연경관답게 스위스 최대 관광도시로 알려져 있다. 





루체른 중앙역을 빠져 나가면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그림 같이 펼쳐진 푸른 호수다. 스위스 3대 호수로 손꼽히는 루체른 호수(피어발트슈테르호)는 알프스 계곡에서 흘러내린 빙하수를 수원으로 해 호수 밑바닥이 보일 정도로 맑고 깨끗하다. 호수 위에는 하얀 백조가 여유롭게 떠다니고 그 옆으로는 관광객을 가득 실은 유람선이 천천히 물살을 가른다. 호기롭게 웃통을 벗고 호수로 첨벙 뛰어드는 시끌벅적한 남학생들과 호숫가 나무 그늘 밑에서 한가로이 책을 읽는 노년 부부의 모습은 영화 속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호수를 따라 조금 걷다보면 루체른의 랜드마크 ‘카펠교’에 다다른다. 1333년 세워진 카펠교는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다리로 유명하다. 700년의 세월이 고스란히 묻어있는 목조다리 지붕에는 17세기 화가 ‘하인리히 베그만’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 1993년 화재로 다리의 반이 소실되었지만 다음 해 완전히 복원됐다. 

카펠교는 야경이 특히나 낭만적이다. 카펠교 다리의 조명이 호수에 반사돼 동화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야경을 바라보며 맥주 한 잔을 한다면 14시간 동안 비행기를 타고 이곳까지 날아온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루체른 현지인 가이드는 라트하우스양조장(rathaus brauerei)을 ‘핫 플레이스’로 추천했다. 하우스비어를 생산하는 곳으로 블론드 비어가 대표 메뉴라고 한다.



루체른의 놓칠 수 없는 또 하나의 포토 스팟으로는 무제크 성벽이 있다. 1386년 지어진 루체른 도시 성벽으로 당시에는 마을 전체를 둘러싸고 있었으나 지금은 거의 파괴되고 약 870m의 벽과 9개의 탑만 남아있다. 구시가지에서 20분 정도만 걸으면 성벽에 오를 수 있는데, 그 수고에 비해 성벽 위에서 보이는 루체른 시내 전경은 기대 이상으로 근사하다.  





카펠교부터 성벽, 구시가지를 돌아보는데는 2시간이면 충분하다. 오전 중 가볍게 투어를 마치고 점심식사를 한 후 리기산으로 향했다. ‘산의 여왕’으로 불리는 리기산은 스위스 중부에 위치한 1797m 높이의 산이다. 루체른 호와 추크 호에 둘러싸여있어 정상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그림보다 더 멋지다.  

루체른 시내에서 리기산까지 가는 방법은 다양하다. 가장 대중적인 이동루트는 유람선을 타고 피츠나우(1시간 소요)로 이동해 산악열차를 갈아타고 리기산 정상인 리기쿨룸까지 가는 것이다. 일정을 단축하고 싶거나 유람선 대신 기차 이용을 원한다면 루체른 중앙역에서 아트골다우(Arth Goldau)로 이동해 산악열차를 갈아타도 된다. 중앙역에서 아트골다우까지는 약 30분이 소요되는데 창밖으로 펼쳐진 스위스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다보면 기차에서 내리는 것이 아쉽게 느껴질 정도다. 







아트골다우역에서 내린 뒤에는 리기쿨룸행 산악열차를 갈아타면 된다. 기차역 바로 뒤편에 산악열차 탑승 플랫폼이 있어 환승이 편리하다. 유레일패스 소지자는 산악열차 티켓 50% 할인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정상으로 향하는 산악열차에서는 오른쪽에 앉으면 더 아름다운 풍경을 즐길 수 있다. 

루체른 시내에서 반팔을 입고 돌아다닌 것이 겨우 1시간 전인데 리기산 정상에 오르니 아직 녹지 않은 흰 눈이 겨울의 흔적을 남기고 있다. 멀리 펼쳐진 설산의 모습에 이곳이 스위스라는 것이 실감이 난다. 설산의 풍경에 감탄하고 돌아서면 이번에는 푸른 호수와 녹음의 숲이 펼쳐진 풍경이 나타난다. 고개 한 번 돌리는 것으로 봄과 겨울을 오갈 수 있으니 느낌이 새롭다. 

아름다운 풍경에는 맥주 한 잔이 빠질 수 없다. 리기쿨룸에서 15분가량 걸어 한 정거장 전인 리기 슈타펠(Rigi Staffel)로 내려오면 작은 카페테리아를 만날 수 있다. 리기쿨룸만큼이나 장관인 풍경을 안주삼아 시원한 맥주 한 잔을 마시면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약간의 아쉬움이라면 생맥주는 판매하지 않는다는 것. 

▶ 루체른 200% 즐기기  

‘빈사의 사자상’을 보았니

1792년 프랑스 혁명 당시 전사한 스위스 용병 786명을 기리기 위해 제작된 위령비. 덴마크 출신 조각가 토르발센이 사암 절벽을 파서 사자상을 조각했다. 스위스 용병을 상징하는 사자가 고통스럽게 최후를 맞이하는 모습이 담겨있어 ‘지구에서 가장 슬픈 조각상’이라 불린다. 사자상 아래에는 당시 목숨을 바친 스위스 용병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지트탑(Zytturm)에 올라 인증샷 남기기

무제크 성곽 주변의 탑 중 하나인 18m의 시계탑. 이 시계탑은 정시보다 1분 먼저 울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시계의 숫자판이 매우 커 바다의 어부들도 볼 수 있었다고 한다. 시계탑 안에 들어가면 시계의 구조를 살펴볼 수 있다.  

구시가지 돌아보는 재미 

중세 건물이 그대로 남아있는 루체른 구시가지. 건물 외벽에 그려진 그림과 장식 등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면 어디서든 화보 완성이다. 골목 곳곳에 숨어있는 아기자기한 상점들과 빵집, 약국 등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스위스 속 이탈리아’ 루가노를 여행하는 법 

스위스 남부 티치노주에 위치한 ‘루가노’는 소도시 여행을 즐기는 여행객에게 매력적인 장소다. 유명한 관광지나 쇼핑 스팟은 없지만 좁은 골목길을 걸으며 현지인들의 소소한 삶을 엿보는 재미가 가득하다. 특히 루가노는  ‘스위스 속 이탈리아’로 불릴 정도로 이탈리아의 색이 강하게 묻어나는 것이 특징이다. 루가노가 속한 티치노주는 19세기 후반 스위스 연합에 합류하기 전까지 이탈리아 땅이었고, 지역 주민 대부분도 이탈리아계다. 또한 패션의 도시 밀라노와도 가까워서인지 루가노는 티치노주에서 ‘패피’가 가장 많은 도시로도 손꼽힌다고 한다.  

루체른에서 루가노까지는 고타드 파노라마 익스프레스를 이용했다. 고타드 파노라마 익스프레스는 여름 시즌(4월~10월)에만 운영되는 노선으로 루체른에서 플뤼엘렌까지 2시간 45분간 유람선으로 이동 후 플리엘렌 기차역에서 2시간 기차로 이동해 루가노역에 도착하는 동선이다. 

루체른에서 플뤼엘렌으로 향하며 아름다운 호수 크루즈 여행을 즐길 수 있고, 플뤼엘렌에서 루가노까지는 기차를 타고 이동하며 창밖의 멋진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유레일 패스 소지자의 경우 유람선은 반값이고, 열차는 예약비만 내면 무료 탑승이 가능하다. 



△ 사진 제공 = 스위스 철도청


고타드 파노라마 익스프레스는? 

17년의 대공사 끝에 완공한 고타드 베이스 터널로 노선이 바뀐 옛 터널과 기찻길을 활용한 철도상품이다. 기존 고타드 철길은 1882년에 만들어진 것으로 루체른, 취리히가 있는 알프스 북부와 벨린초나, 루가노, 로까르노 등이 위치한 남부를 이어준다. 스위스 북부의 전나무 숲이 길게 펼쳐진 알프스 풍경과 야자수, 돌집 등이 아기자기한 스위스 남부 풍경을 한 번에 감상할 수 있다. 

루체른에서 5시간 달려 도착한 루가노는 기온부터 다르다. 기차 탑승 전 입었던 재킷을 당장 벗어 버리고 숙소에서 여름옷으로 갈아입어야 할 만큼 기온이 훌쩍 올랐다. 사람들의 ‘말’도 달라졌다. 길을 걷거나 상점에 들어가면 이탈리아어가 들린다. 이탈리아 양식의 건물 등이 눈에 띄고 사람들도 활기차다. 마치 이탈리아의 작은 도시에 온 듯한 느낌도 든다. 

루가노에서도 메인 스팟은 ‘호수’다. 어딜가나 크고 푸른 호수가 있는걸 보니 스위스가 왜 ‘호수의 나라’로 불리는지 이해가 됐다. 루가노 호수를 200% 즐기기 위해서는 유람선을 이용하면 된다. 배에 앉아 호숫가 풍경을 감상하고 건너편 ‘캄피오네’, ‘간드리아’ 등의 마을도 다녀올 수 있다. 일정이 빠듯하다면 치아니 공원(Parco Ciani)을 둘러보는 것을 추천한다. 아름다운 꽃과 푸른 나무, 그리고 탁 트인 호수의 풍경이 어우러진 모습은 루가노를 다시 한 번 찾게끔 만드는 이유가 되기에 충분하다.







루가노에서 버스로 15분 정도 이동하면 독일의 소설가이자 시인인 헤르만 헤세의 박물관이 있는 몬타뇰라(Montagnola)에 도착한다. 몬타뇰라는 헤르만헤세가 42세부터 약 40년간 머물던 곳으로 그는 이곳에서 생을 마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전에 그가 글을 쓰던 집은 이제 ‘헤르만 헤세 박물관’이 되어 관광객을 맞는다. 4층으로 구성된 박물관에는 그의 자필 원고와 그림, 사용했던 유품 등이 전시돼있다. 헤세가 책을 낭독해주는 것을 헤드폰으로 들을 수 있는 코너도 재미있다. 

박물관을 둘러보고 나와 ‘헤르만 헤세의 길’을 따라 걸었다. 몬타뇰라 곳곳에서 마주칠 수 있는 이정표가 알려준 헤르만 헤세의 길은 그가 생전에 즐겨 걷던 루트를 산책로로 정비한 것이다. 새소리와 바람에 풀잎이 바스락거리는 소리 외엔 아무것도 들리지  조용한 산책로를 마냥 걷다보면 생아본디오 교회에까지 도착할 수 있다. 









고흐의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사이프러스 나무가 줄지어 심어진 길과 그 끝에 자리한 교회의 모습은 감탄을 자아낸다. 지금은 공사 중이라 아쉽게도 교회 내부까진 들어가지 못했다. 대신 교회의 건너편 생아본디오 묘지로 갔다. 그곳에는 헤세의 무덤이 있다. 생각보다 헤세의 무덤이 크거나 화려하지 않아 찾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헤세의 무덤은 묘지 오른쪽 계단을 내려가 우측 끝에 위치해있다. 소박한 그의 묘지 앞에는 누군가 두고 간 작은 화분이 몬타뇰라 햇살을 가득 받고 있다.  

▶ 루가노 200% 즐기기  




쇼핑하고 싶다면 ‘폭스타운 아울렛’

루가노에서 기차로 16분(Mandrisio S. MARTINO역 하차)만 이동하면 도착할 수 있는 폭스타운 아울렛. 일정상 밀라노 세라발레 아울렛이나 피렌체 더몰을 방문할 수 없다면 폭스타운 아울렛이 대안책이 될 것. 밀라노나 피렌체보다 사람이 훨씬 적어 여유롭게 쇼핑이 가능하다. 

루가노 아트센터(LAC)에서 전시 관람

루가노 호수가에 위치한 아트센터. 호주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같은 랜드마크를 만들기 위해 8년에 걸쳐 완공한 건물이다. 스위스와 이탈리아의 현대 미술 등 다양한 작품 전시가 이어진다. 

인생샷은 치아니 공원(Parco Ciani)에서 

치아니 공원에서는 찍는대로 화보가 된다. 형형색색의 꽃과 푸른 나무와 잔디, 백조가 노니는 호수 등을 배경으로 인생샷을 남겨보자. 특히 공원 가장 안쪽(foce del cassarate)는 청춘남녀들의 미팅 포인트가 된다고 하니 참고할 것.  

유레일 패스는? 

유레일 패스는 유럽의 광범위한 철도 및 페리 네트워크를 일정 기간 동안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열차 패스다. 유럽 내 최대 28개국 전역에 걸쳐 유연성 있는 여행을 가능하게 하는 ‘글로벌 패스’, 유럽 내 2~4개 인접 국가를 선택해 여행할 수 있는 ‘셀렉트 패스’, 유럽 국가 한 곳을 집중적으로 여행할 수 있는 ‘원컨트리 패스’ 상품으로 구성된다. 유레일 패스는 유레일 닷컴(http://kr.eurail.com/) 또는 국내 총판매대리점, 여행사 등을 통해 구입 가능하다. 

취재 협조 Luzern Tourismus AG-Tourist Board(www.luzern.com), Ente Turistico del Luganese(www.luganoregion.com), Eurail 유레일 한국 홍보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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