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수족 만들다 창직한 국내 1호 동물재활공학사

입력 2018-08-28 09:05   수정 2018-08-31 20:26

<p >[캠퍼스 잡앤조이=김정민 인턴기자] ‘동물재활공학사’라는 낯선 명칭을 내걸고 인간이 아닌 동물을 위한 의수족, 재활훈련용품 등 맞춤 보조기를 제공하는 신생직업이 있다. 국내 1호라는 타이틀과 함께 동물에게 7,000여개의 희망의 날개를 달아준 동물재활공학사 김정현(34) 씨를 만났다.


<p >
<p >△국내 1호 동물재활공학사 김정현 씨.










<p >김정현 펫츠오앤피 대표는 ‘동물재활공학사’의 본래 명칭인 의지보조기기사를 많은 사람들이 생소하게 느껴 좀 더 명확한 정체성 확립을 위해 동물재활공학사를 창직하게 됐다. 
<p >
<p >국내 1호 동물재활공학사, 새로운 길을 개척하다
<p >
<p >의수족 제작 전문가였던 그가 동물 관련 직종으로 넘어오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그는 어릴적 부터 시골에서 개, 닭, 염소 등 동물과 밀접한 환경에서 자랐다. 당시 키우던 고양이가 문틈 사이에 껴 하반신이 마비되어 얼마 살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난 기억이 김 대표의 뇌리 속 깊게 자리 잡고 있었다. 남들과 다른 새로운 것을 개척하는 것에 흥미를 느꼈던 그가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사람이 아닌 동물을 위한 의수족을 제작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p >“국내에서 동물 재활 관련 전문가를 찾지 못해 미국에 있는 업체에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어요. 다섯 군데나 메일을 보냈는데 전부 거절당했죠.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1년 간 구애 끝에 한 업체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받아 냈죠. 곧바로 미국으로 건너가 마이 펫츠 브레이스라는 동물재활공학 업체에서 1년 동안 기술을 배웠어요. 그 곳에서 사람과 동물의 인체가 많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2013년 1월 국내 최초 의지보조기 전문 업체인 펫츠오앤피를 개업하게 됐죠.”
<p >
<p >
<p >
<p >그의 사업 초창기는 시행착오의 연속이었다. 김 대표는 6개월 정도 월세를 내지 못해 사업을 유지하기 힘든 상황까지 직면해있었다. 그는 2년 동안 온 힘을 쏟았던 홍보활동이 뚜렷한 성과 없이 끝나버린 후 낙후된 사회적 인식 개선에 한계를 체감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수술을 했는데 보조기를 왜 해야 돼?’라는 수의사들을 설득하고, 맞춤 보조기 제작과정에서 수차례 수정을 거치는 등 이를 극복하는 데만 1년여가 걸렸다. 이후 그는 새로운 제품 개발에 집중해 일반 소비자나 동물병원에 지속적인 재활시스템 공급이 가능해졌다. 김 대표는 “많은 재활제품들이 공급돼 우리나라 전역으로 활용됐으면 좋겠다”며, “해외 수출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공부를 하며 모색 중”이라고 덧붙였다.
<p >
<p >
<p >
<p >
<p >
<p >
<p >
<p >
<p >△펫츠오앤피 직원들과 회의 중인 김정현 씨
<p >
<p >
<p >
<p >“이 일을 시작했을 때 주변사람들이나 의사들에게 무시를 많이 당했죠. '의수족 만드는 애가 동물한테 그걸 하면 되겠냐’는 식으로 말이죠. 동물한테 보조기가 왜 필요하냐고들 하시는 데 이렇게 전문화된 시스템에서 할 줄 모르셨던 거죠. 이건 단순한 쇼맨십이 아닌 동물복지나 의료재활에 있어 가장 필요한 부분이라 생각해요. 오히려 부정적인 인식들이 저에게 원동력이 됐고, 꾸준한 노력으로 지금의 자리까지 오게 된 것 같아요. 지금은 주변에서 응원과 격려를 많이 해주시죠."
<p >요즘은 펫츠오앤피를 모티브로 한 유사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김 대표는 돈보다 동물과 보호자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자는 모토로 펫츠오앤피만의 정체성을 지켜나가고 있다. 그래서일까. 김 대표는 국내 1호 동물재활공학사라는 타이틀이 때때로 부담으로 다가온다고 털어놨다. 그는 “도대체 1호가 어떤 일을 하고, 기준이 될 만큼의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지 의문을 갖는 분들이 생겨날 수 있다는 생각에 항상 책임감을 갖고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p >
<p >
<p >
<p >△반려견에게 보조기를 착용해주는 모습.
<p >펫츠오앤피를 찾는 방문객 수는 한 달에 80건 정도 된다. 주 고객은 후천적인 요인에 의한 외상 또는 수술 후 후유증으로 보조기를 착용해야 하는 경우다. 사실 선천적으로 장애를 갖고 태어나는 동물은 그리 많지 않다. 김 대표는 "주로 예민한 성격을 지닌 말티즈, 요크셔테리어, 포메리안 등의 소형견이 찾아오는데 보행기를 찼을 때 다리를 떤다던지 좀 더 신경 써야 하는 부분들이 많다"고 토로했다. 그는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부분은 최소한 억제하고, 보호자분들에게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 관련 정보를 전달한다. 보조기는 저가에서 고가의 제품들로 다양하게 구성됐지만 맞춤 제품은 40만원에서 100만원 수준이며, 기성품은 1만원 이상 20만원 이하 정도의 금액이다.
<p >
<p >
<p >
<p >펫츠오앤피 직원들은 모두 의지보조기 기사 자격증을 갖춘 전문기술자들이다. 요즘 그에게서 동물애호가들의 직업 관련 문의가 끊이질 않는다. 하지만 김 대표는 “직종을 선택하는 데 있어 단순히 좋아해서가 아닌 직업에 대한 사명감이 가장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그는 사명감 중에서도 헌신과 배려를 꼽으며, “이 업종은 동물과 견주인들의 좀 더 나은 삶을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는 자세가 필요하고, 이러한 작은 노력들이 좀 더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나가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에 덧붙여 그는 “동물재활공학사는 돈보다 사명에 무게를 둔 직업이다”라고 강조했다.
<p >
<p >
<p>
<p >“전 사람의 의수족을 만들기 위한 의지보조기사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습니다. 또 사람의 발만 전문으로 하는 교육기관에서 이수를 했고, 이후 동물에게 의수족을 접목하여 일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이 분야에 종사하고 싶은 분들이 계신다면 저처럼 먼저 사람 의수족을 배우는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또 의지 보수기 관련 학교에 진학하여 동물재활공학사 자격증을 비롯한 여러 자격증을 취득해야 합니다. 하지만 동물에 대한 기본적인 사명감과 따뜻한 인성이 갖춰졌는지의 여부가 가장 중요합니다.”
<p >
<p >
<p >
<p >
<p >△재활 보조기를 작업하고 있는 김정현씨
<p >
<p >
<p >
<p >김 대표는 진로를 설정하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는 청춘들에게 진심어린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p >“직업을 선택할 때 하고 싶은 일에 대한 경계가 모호할 때가 있어요. 막상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다가도 기대치에 못 미쳐 상실감과 실망감에 빠지는 경우가 있는데 어떤 일이든 그 일에 사명감과 책임감을 갖고 진심으로 다가가야 합니다. 그 일을 정말 사랑하고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한다면 긍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하여 언젠가 그 값어치가 빛나는 순간을 맞이하는 날이 올 거라 생각합니다.”
<p >
<p >
<p >
<p >인재 발굴, 해외수출 등 더 넓은 세상을 위한 그의 도전
<p >현재 국내 재활 시스템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펫츠오앤피는 동물재활산업에 한 축을 담당하고 있지만 여전히 구조적인 시스템이 명확히 성립되지 않은 상태다. 김 대표는 본인이 처음 시작한 분야인 만큼 좀 더 전문적인 쳬계화된 시스템을 구축해 동물병원 또는 의료현장에 기여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을 배출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김 대표는 지역 곳곳에 펫츠오앤피가 자리매김할 수 있는 그날까지 끊임없이 연구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정보를 전달하고, 나중에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까지 확산시키는 것을 최종 목표로 삼았다. 
<p >kelly7795@hankyung.com
<p >
<p >[사진=이승재 기자]

< 저작권자(c) 캠퍼스 잡앤조이, 당사의 허락 없이 본 글과 사진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