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한솔 농사청 대표 “농자재 판매에 뛰어든 청년… 도시에 농업의 싹 틔울 것”

입력 2019-01-02 09:34   수정 2019-01-07 15:50


[새해를 여는 특별한 신입사원-농업 스타트업 대표]



PROFILE

구한솔 농사청 대표

법인 설립일 2018년 3월

서비스 개시일 2019년 1월

학력 한양대학교 파이낸스경영학과 재학

구한솔(26) 농사청 대표에게 2019년 기해년(己亥年)은 더욱 특별하다. 새해 시작과 함께 지난 1년 간 준비해온 ‘팜디포’를 오픈할 예정이기 때문. ‘팜디포’는 기존에 주로 오프라인에서 유통되던 농자재 및 가드닝 제품을 인터넷으로 판매하는 쇼핑몰이다. 취미로 가드닝을 즐기는 도시인들부터 전업 농부까지, 농자재를 필요로 하는 모든 고객을 만족시키겠다는 구 대표. 그는 올 한해를 회색빛 도시에 푸름의 씨앗을 뿌려 농업의 싹을 틔우겠다는 계획이다.




-새해와 함께 시작하는 ‘팜디포’ 서비스가 궁금하다.

“‘농사청’은 ‘농업을 사랑하는 청년들’의 줄임말로 지속 가능한 농업생태계, 가드닝, 도시농업 활성화를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기업이다. ‘팜디포’는 농사청이 진행하는 프로젝트 중 하나다. 이달 말 서비스 런칭을 위해 현재 10여 곳의 업체와 제휴를 맺고 종자와 묘목, 가드닝 용품, 화분, 농기구, 비료 및 영양제, 씨앗 등의 800여 가지의 농자재를 구비했다. 또 결제 시스템과 소셜 메신저를 통한 택배 알림서비스 연동 등을 완료해 서비스 오픈 준비를 마쳤다. 2월초에는 프리마켓 행사를 기획하고 있으며, 3월에 도시 텃밭을 분양하는 시기에 맞춰 오프라인 판촉 행사와 다양한 마케팅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농자재 쇼핑몰 사업을 구상한 이유가 있나.

“우리나라 국민들의 93%가 e커머스로 물건을 구매한 경험이 있을 만큼, 전자상거래 인프라 수준과 온라인 쇼핑 성숙도는 굉장히 높다. 하지만 유독 농업 관련 제품들은 한정적이고 제한적인 형태로 거래되고 있다. 농자재의 구입 경로는 오프라인이 가장 많고, 온라인에서 판매가 이뤄진다 해도 농업 관련 제품을 전반적으로 취급하는 종합몰은 없는 실정이다. 또 판매자들이 중장년층이다 보니 음성인식이나 챗봇 서비스는커녕, 결제 방식조차 계좌 이체 수준에 그치고 있다. ‘팜디포’는 기술 기반적인 부분까지 탑재한 소비자 친화적인 농자재 쇼핑몰을 만들고자 했다.”

-수익 구조는 어떻게 되나.

“아직 서비스 오픈 전이라 직접적인 매출이 발생하고 있지는 않지만, 농자재 생산자들의 제품을 홍보 및 판매 대행하고, 판매대금의 일정액을 수수료로 받는 형태로 운영할 계획이다.”



-도시에 살면서 창업 아이템으로 ‘농업’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충청남도 공주에서 벼농사를 지으시는 할아버지와 함께 자랐다. 논에서 여름이면 올챙이를 잡고, 겨울이면 썰매를 탔다. 한양대 파이낸스 경영학과로 대학에 진학하며 서울로 올라왔는데 시골 생활이나 농사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매우 많아 놀랐다. 양파가 나무에서 열리는 것 아니냐고 묻는 친구도 봤을 정도.(웃음) 이에 젊은이들과 도시인들의 농업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농사에 관심이 있고 경험하고 싶어도 조악하기만 한 농자재 유통 구조 때문에 관련 정보를 얻기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됐다. 특히 IT 스타트업 기업에서 인턴으로 근무하며 해외의 농업벤처를 연구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한국의 농업벤처는 걸음마 수준에 그친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창업을 준비하게 됐다.”

-창업 과정이 궁금하다.

“사회적 기업을 연구하는 대학생 연합 동아리에서 함께 활동하던 친구들과 ‘농민들이 항상 번거롭게 오프라인 매장에서 농자재를 구입하는 것이 필요한가’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창업까지 하게 됐다. 하지만 전공 분야가 아니다보니 준비 기간이 필요했다. 창업을 결심한 후 올 초에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한 공부를 하며, 농자재 시장 규모와 우리의 포지셔닝에 대한 논의도 계속 했다. 창업 자체에 매뉴얼이 있다 해도 우리만의 툴을 만들어가야 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팀원들과 마찰도 있었고.(웃음) 무엇보다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일할 것인지, 우리가 뭘 할 것인지에 대한 공동된 목표를 설립하는 것이 가장 우선이었고, 그 과정 끝에 3월 말에 법인을 설립했다. 

이후에는 농기구 업체와 유통 업체들을 일일이 직접 찾아 어떤 방법을 통해 어떻게 수익을 창출할 것인지 포트폴리오를 세밀하게 구성해서 설득했다. 대부분이 온라인 판매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굉장히 보수적인 반응을 보이셨다. 하지만 직접 부딪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예를 들어 화분을 판매하는 업체의 홈페이지만 보면 배송이나 CS관리가 잘 되고 있는 줄 알았는데, 막상 가서 현직자와 이야기를 나눠보면 고객들이 제품에 대해 어떤 불만을 갖고 있는지, 배송료와 관련해 업체가 겪는 어려움은 무엇인지 등 현장에 나가보지 않으면 알 수 없었던 많은 것들이 있었다.”



-아직 학생 신분으로서 창업에 어려운 부분도 있을 것 같다. 

“사업과 관련해 직접 사람들을 만나는데 사업을 하는 파트너가 아니라 학생으로 보시니까 그러한 편견을 깨는 부분이 어려웠다. 현재 휴학생 신분이지만 학교의 창업 관련 제도가 잘 만들어져 있어서 그 부분을 잘 활용하니 학업에 대한 부담은 덜 수 있었다. 창업 수업으로 학점을 딸 수도 있고 창업휴학이라는 제도도 있기 때문이다. 또 최근에 학교에 창업자를 위한 기숙사도 생겨서 주거에 대한 도움도 학교를 통해 받고 있다.”

-‘농업’은 워낙 장년층의 전유물로 느껴지는 업종인데.

“농업 분야가 보수적인 시장이라 어려움도 많다. IT 업계의 경우 기능이 조금만 바뀌어도 고객들의 피드백을 바로 받을 수 있는 반면, 농업의 경우 농작물의 재배 주기 등에 따라 1년 후에 우선 결과를 확인하고 사용 방법을 달리해 1년을 더 사용해보는 등 제품에 대한 피드백이나 상품 교체 주기가 매우 느린 편이다. 그렇기에 우리도 1차 산업 자체의 농업을 하는 분들만을 타겟으로 하기보다, 도시농업이나 베란다 가드닝 고객을 주 고객층으로 선정했다. 

또 최근 농업 분야에 젊은 세대가 많이 뛰어들고 있다 해도 직접 농사를 짓는 사람들일 뿐이지, 농자재를 개발하거나 판매하는 연령층은 대부분 장년층이다. 이에 온라인 유통 채널을 개척하는 것을 원하고 있었어도 시도조차 못 했던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우리가 생각한 사업 모델이 농자재 생산자들의 고민들을 해결해주는 플랫폼이라는 데서 매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목표와 계획이 궁금하다.

“올해 첨단농축산기자재 박람회의 온라인 파트너로 선정됐다. 이처럼 농사청의 프로젝트이자 플랫폼 중 하나인 ‘팜디포’를 통해 농자재 유통구조를 혁신하고, 이를 매개체로 여러 기관과 협업해 농업과 관련한 프로젝트를 꾸준히 런칭하고 싶다. 

무엇보다 이런 기술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최종 목표는 농업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것이다. 청년들의 농업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고 기성세대에게 ‘청년이 농업과 무관한 사람들은 아니구나’하는 생각을 갖게 하고 싶다. 젊은 사람들과 도시인들에게 농업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다양한 프로젝트도 기획할 예정이다. 체험형 농장 참여 프로그램이라든지 유튜브 콘텐츠 제작 등 농업에 대한 생소함을 없애고 관심을 이끌어 견문을 넓힐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들이 그 예다. 이를 위해 사업을 진행하면서도 해외 농업 벤처 창업에 대한 연구와 국내 농업시장에 대한 분석을 놓지 않을 것이다.”

나만의 합격TIP

반드시 창업을 해야 하는 ‘당위성’을 가져라

스타트업에 취업하는 것과 창업은 다르다. 창업 경험을 발판 삼아 추후에 취업을 할 계획이더라도 좋다. 반드시 자신이 왜 창업을 하는지를 생각해보길 바란다.

주변의 도움을 받는 것을 두려워 말라

창업은 전공 공부처럼 혼자 해서는 될 일이 아니다. 창업을 생각한다면 자신의 창업 아이템이 특별하다는 기고만장함을 버리고, 끊임없는 피드백을 받아야 한다. 창업 생태계와 창업하고자 하는 시장에 대한 공부를 철저히 하고, 다양한 창업 지원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아라.

yena@hankyung.com

사진=김기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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