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프린팅’으로 맹학교 졸업앨범 선물한 삼육대 학생

입력 2019-02-18 21:02  


삼육대 생명과학과 임진환 씨 ‘3D 프린팅 재능기부 프로젝트’

“대학서 배운 지식·기술로 세상 따뜻하게 할 것”



△임진환(삼육대 생명과학과·4) 씨는 졸업을 맞은 맹학교 고3 학생들에게 3D 프린터로 흉상을 제작해주는 재능기부 프로젝트를 진행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사진 제공=삼육대)

[캠퍼스 잡앤조이=이진호 기자] 18일 서울 강북구 한빛맹학교 졸업식. 8명의 맹인 학생들 손에는 졸업앨범 대신 자신의 얼굴을 쏙 빼닮은 흉상이 들려 있었다. 임진환 씨가 3D 프린터로 제작해 선물한 ‘손으로 보는 졸업앨범’. 앞을 보지 못하는 학생들은 이날 서로의 흉상을 더듬으며 “친구의 얼굴을 꼭 기억하겠다”고 다짐했다.

임진환(삼육대 생명과학과·4) 씨가 졸업을 맞은 맹학교 고3 학생들에게 3D 프린터로 흉상을 제작해주는 재능기부 프로젝트를 진행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3D 프린팅 스타트업에서 설계사로 일하는 임 씨는 지난해 유튜브에서 맹인학생들에게 3D 프린터로 졸업앨범을 만들어주는 영상을 보게 됐다. 2014년 한 3D 프린팅 업체가 진행한 사업이다. 하지만 지금도 여전히 맹인들에게는 일반적인 사진첩 형식의 졸업앨범이 지급된다.

앞을 볼 수 없는 사람에게 사진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임 씨는 자신의 기술과 회사 장비를 활용해 재능기부 형태로 사업을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프로젝트 기획안을 보여주자 회사 대표도 흔쾌히 허락했다. 

임 씨는 서울과 경기 지역의 모든 맹학교에 제안서를 보냈다. 하지만 허락하는 곳이 없었다. 유일하게 사업의 취지에 공감해준 곳이 한빛맹학교였고,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됐다.

어려움도 많았다. 복합장애를 안고 있는 학생들은 스캔할 때 가만히 앉아있는 것조차 버거워했다. 처음 접하는 기술에 학생들이 당황해하면서 진척이 더뎠다. 임 씨는 “처음엔 기술적인 부분에 집착하다보니 학생들과의 교감에 소홀했었던 것 같다”면서 “이후 생각을 바꿔 학생들과 자주 만나 대화를 나누고, 함께 만들어간다는 마음으로 진행하니 일이 수월해졌다. 먼저 다가와주고 노력해준 학생들의 모습에 참 많은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3D 프린터 설계사인 임 씨의 전공은 뜻밖에도 생명과학이다. 2학년 때는 자동차공학(카메카트로닉스학과)을 복수전공 했고, 지난해에는 학내 창업지원단이 제공하는 3D 프린팅 교육을 받으며 해당 기술을 익혔다.

임 씨는 “학교에서 배운 전공지식이 내가 가는 길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사업을 진행하면서 수업시간에 배운 것들을 나도 모르게 활용하고 있더라”며 “스캔본 편집을 할 때는 인체해부학 수업에서 배운 지식을 활용했고, 설계 단계에서는 복수전공을 하며 익힌 공학적 사고가 바탕이 됐다”고 말했다.

임 씨는 이처럼 학교에서 배운 전공지식과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하여 의수나 의족, 인공장기를 설계하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장애인들이 인체의 한계를 넘어 능동적으로 자신의 삶을 꾸릴 수 있도록 좀 더 좋은 제품을 설계하고, 저렴하게 보급하는 것이 그의 꿈이다.

“기술은 딱딱하고 차가워요. 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세상을 따뜻하게 하고 사람의 마음과 마음을 연결해준다는 것을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배웠습니다. 앞으로도 제가 가진 기술을 활용해 좀 더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데 작은 보탬이 되고 싶습니다.” 

jinho23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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