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향해 소리치는 퀴어 페미니스트 예술가들, BTF

입력 2019-03-18 01:05  


[캠퍼스 잡앤조이 남민영 기자 / 서성희 대학생 기자] BTF는 Built To Feminism의 약자로 퀴어 페미니스트 청년 예술 단체다. 한국에 사는 퀴어 페미니스트로서 그리고 행복하고 온전한 나 자신으로 살기 위해서 작품을 통해 세상에 목소리를 전달한다. 뿐만 아니라 연대가 필요한 사건과 이슈에 대해서도 힘을 보탠다. BTF에서 활동하고 있는 종소리(25) 씨를 만나 세상을 향해 소리치는 그들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 4번째 프로젝트 '기공식'에 전시 될 작품 'selporn' - 김개미.


BTF를 만든 이유가 무엇인가.

“처음엔 호원대에서 공연예술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모여 성차별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장이었다. 실무 현장에서 여학생이기 때문에 늘 기회가 적었고, 참여하려고 해도 자격 조건부터 남자여야 가능한 곳이 많았다. 예술 역시 남성 위주라는 생각이 들었고, 타 학교 학생들의 생각이 궁금해졌다. 이런 불편한 생각을 표출하기 위해 또 함께 공부하며 힘을 내기 위해 BTF라는 공식적인 단체를 만들었다.”

왜 예술과 페미니즘을 접목 시킬 생각을 했나.

“BTF의 인원은 7명이다. 모두 공연예술을 전공하는 친구들로 학교 안에서 만났다. 다른 장소에서는 하지 못한 이야기를 하며 불편함을 조금이나마 해소했다. 이 해소를 토대로 무언갈 만들고 싶었고, 더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지도록 삶으로 가져와서 재밌게 풀어내고 싶었다.”



△ 첫 번째 프로젝트, '오늘은 내가 힘든 날'.

첫 번째 프로젝트인 ‘오늘은 내가 힘든 날 (2017)’의 제작 과정이 궁금하다. 

“BTF 멤버들이 각자 살면서 마주한 혐오와 폭력의 경험담이자 ‘나의 세계’를 ‘우리의 세계’로 확장 시킨 첫 프로젝트였다. 첫 작품을 만들며 우리의 생각도 정리하고,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어 ‘글’이라는 매체를 택했다. 그 책 안에는 여성·퀴어·기독교인·페미니스트로서의 솔직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다음 프로젝트는 무엇이었나.

“두 번째 프로젝트는 <안전모 프로젝트-DO NOT AND DO>로 미투운동이 크게 일어난 시기에 했다. 대중의 접근성이 더 높아질 수 있게 매체는 ‘포스터’를 택했다. 이 프로젝트는 우리가 일상 속에서 맞닥뜨릴 수 있는 성폭력에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돕는 등 안전모 역할을 하기를 바라며 이름을 정했다.”

이 프로젝트를 접한 사람들의 반응이 궁금하다.

“버리고, 찢는 사람이 많았다. 우리를 예민하다고 칭하고 우리의 프로젝트를 조롱거리로 소비했다. 작품은 대체로 재학 중인 학교 위주로 홍보했었는데, 읽는 사람에게까지 눈치를 주는 사람도 있었다. 오히려 우리는 이런 반응에 더 힘을 얻고, 덕분에 이 일을 해야한다는 원동력을 얻었다. 반면 좋은 반응도 많았다. 이런 일에 목소리를 내줘서 고맙다고 말해주는 친구도 있었고, 타 학교 친구에게 홍보해주는 사람도 많았다.”



△ 안전모 프로젝트-DO NOT AND DO.

기억에 제일 남는 에피소드나 반응이 있다면.

“평소 인디밴드 공연을 즐겨본다. 인디씬이 좁다보니 뮤지션들이 팬을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지르는 일이 많다. 그 일을 바탕으로 팬들이 자발적으로 ‘한국 인디밴드 공연을 안 가는 이유들’이라는 문서를 만들어 인디씬 내 여성혐오를 가시화 했다. 인디씬을 애정하고 있는 마음이 크기 때문에 우리팀의 <안전모 프로젝트>를 뮤지션들에게 배포했다. 그렇게 배포된 <안전모 프로젝트>는 인디 뮤지션들의 공용 작업실과 그들이 운영하는 술집 등에 붙게됐다. 씬을 조금이라도 변화시키려는 자발적인 움직임을 보게 되어 기뻤다.”

이 외에도 여러 활동을 한다고 알고 있는데.

“프로젝트 진행 외에도 연대 활동, 세미나 등을 진행한다. 그 중 ‘페미나’라는 페미니즘 세미나가 제일 기억에 남는다. 작년 8월에 했는데 처음으로 단체 밖의 사람들과 만났다. 여성을 성적 표현으로 소비하는 것에 대한 편견, 사회적인 여성관에도 성욕이 주입되는 현상, 성매매도 과연 노동일까 등 다양하고 현실적인 이야기를 듣고 싶어 만든 자리다. 학생부터 일반인까지 외부 신청자 16명과 함께 이야기하는 소중한 자리였다. 또래 페미니스트를 만나볼 수 있어 좋았고, 역시 얼굴을 마주한 대화가 텍스트보다 더 애틋하고 따뜻하다는 걸 배웠다.”





△ 네 번째 프로젝트 '기공식'.

새로운 전시를 준비 중이라 들었다. 이번엔 어떤 메시지를 던지려 하나.

“네 번째 프로젝트인 ‘기공식’이다. ‘기공식’은 토목이나 건축 따위의 공사를 시작할 때에 하는 의식을 뜻한다. 우리는 ‘나’로 살기 위해서 과거의 나를 허물고 지금의 나를 다시 짓는다. 우리의 세계를 스스로 허무는 순간도 있지만, 타인으로 인해 무너지는 순간도 있다. 그렇게 우리는 과거의 시간이 만들어 놓은 나와 수없이 싸웠고, 처음부터 나를 다시 짓기 시작한다. ‘기공식’은 그 순간의 기록으로, 이를 통해 타인이 쌓아 놓은 벽을 허물고 그 위에 당신과 함께 온전히 서기를 시도한다는 의미를 지닌 전시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다면.

“페미니즘을 주제로 한 전시가 왜 계속 나오는 것일까에 대한 의문을 한 번이라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건 모든 페미니스트의 목적이라고 할 수 있는 것 같다. 전시에는 영상, 설치, 퍼포먼스, 콜라주 아트 등의 여러 작품이 있을 예정이다. 하고자 하는 얘기가 작품마다 전부 달라서 더 풍부한 전시다. 4월 12일부터 14일까지 총 3일간 진행될 예정이다.”

moonblue@hankyung.com

[사진 제공 = BT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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