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혼술 어때요” 혼술 콘셉트 술집 인기…1인 메뉴, 1인 좌석 없는 곳도 多

입력 2020-04-01 14:34  


[캠퍼스 잡앤조이 강홍민 기자/최준형 대학생 기자] ‘나홀로족’이란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보다 식사나 여가시간에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신조어다. 2018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1인 가구 비율은 29.3%로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와 더불어 1인 가구 사이에서는 ‘혼밥족’, ‘혼술족’, ‘혼코노족’ 등 여러 가지 개인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혼술 문화는 여럿이 시끄럽게 술을 마시는 기존 음주 문화와는 달리 집이나 술집에서 혼자 술을 즐기는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았다. 2017년 tvN 드라마 ‘혼술남녀’ 가 많은 이들의 공감을 사며 인기리에 종영한 것 역시 이에 대한 방증으로 볼 수 있다. 

“부어라 마셔라, 과음에 지쳤어요” 혼술, 2030세대의 새로운 문화

평일 저녁에 혼술집을 방문하며 가장 인상적이었던 점은 혼자, 혹은 친구와 단둘이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 대부분 2030세대의 대학생, 직장인이었다는 것이다. 어느새 하나의 당연시되는 과음, 회식과 같은 술 문화에서 벗어나고 싶은 사람들은 혼술을 반긴다. 혼자 마실 때는 술을 강요하는 사람도, 큰 소리로 떠들 필요도 없다. 자신을 위한 합리적인 가격의 안주 역시 이들을 끄는 이유 중 하나이다. 이와 더불어 3인 이상은 출입이 불가하다든지 혼자 온 손님을 위해서 조용히 해 달라고 부탁하는 문구는 혼자 오는 이들의 부담을 덜어준다.

그렇다면 ‘홀로족’, ‘혼술족’이 선택하는 혼술집은 어떤 조건을 갖춰야 할까. 대표 혼술집 두 곳을 선정해 직접 방문해봤다. 선정 기준은 혼자 술을 마시는 사람을 배려한 구조, 메뉴, 가격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했다. 




△신촌에 위치한 '혼술집 려'.(사진 제공=최준형 대학생 기자)

저렴한 안주와 홀로족을 위한 칸막이 ‘혼술집 려’

‘혼술집 려’는 구로구 신도림역 2번 출구 먹거리 골목에 있는 술집이다. 평일 오후 10시에도 자리는 손님으로 가득 차 있었다. 자리는 바 형식과 창가 테이블로 두 형식이 존재했다. 특이한 점은 바 테이블에 양옆으로 칸막이가 있다는 것이다. 칸막이 덕분에 혼자 오는 사람들도 다른 손님들을 신경 쓰지 않고 자신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었다. 혼자 술을 마시고 있는 사람, 둘 단위로 온 손님 등 방문 형태는 다양했다. ‘혼술집’이라는 가게 콘셉트답게 전체적인 분위기는 차분했고 손님들의 대화 소리도 적당한 음량을 유지했다.




가게로부터 안내받은 특이한 점은 안주를 제외한 서비스가 셀프라는 것이었다. 술을 가져가는 것도 셀프였다. 즉 주문할 때를 제외하고는 구조상 다른 이들과 마주칠 일이 없다는 것이다. 혼자 오는 이들을 위한 배려로 보였다. 안주 메뉴판은 혼자 오는 손님들을 대상으로 한 듯 가격도 6000~10000원대로 저렴한 편이었다.



△안주를 제외하고는 모두 셀프로 운영.(사진 제공= 최준형 대학생 기자) 







주문한 타코와사비(7900원)와 직접 가져온 소주 한 병. 가격 대비 안주 양은 1인이 먹기에 적당했다. 아쉬웠던 점은 많은 사람을 수용할 수 없는 내부 공간이었다. 1인 단위의 손님보다는 조용한 분위기를 찾아온 두 명 이상의 손님이 많은 탓에 혼자 방문할 경우 2인 테이블 이용이 불편할 수도 있다.



△신촌에 위치한 술집 ‘Where Are We’.(사진 제공= 최준형 대학생 기자)

1인 전용 메뉴로 부담 완화한 ‘Where Are We’

두 번째로 방문한 곳은 신촌 먹거리 골목에 위치한 술집이었다. 이곳 역시 혼술집이라는 콘셉트로 운영 중이다. 직접 방문해 본 평일 밤 10시에는 혼자 온 손님 한 분과 둘이서 온 손님 두 쌍이 있었다. 자리는 둘이 마주 보고 앉을 수 있는 소파 4개와 일렬로 앉을 수 있는 창가 테이블, 그리고 바(Bar) 형식으로 나뉜다. 인상적인 것은 메뉴판에 혼자 방문한 손님을 배려하는 문구가 적혀있다는 것이다. 혼자 오신 분들을 위해 둘, 셋이서 온 손님은 대화를 조용히 해달라는 주의 문구였다. 가게 분위기도 전체적으로 차분하고 조용했다. 어두운 조명이 차분함을 더했고 손님들도 혼술집이라는 가게 콘셉트를 고려한 듯 조용한 톤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혼자 오는 손님을 위한 메뉴가 마련돼 있다.(사진 제공= 최준형 대학생 기자)


메뉴는 1인 메뉴와 2인 이상 메뉴가 나눠져 있었다. 1인 메뉴의 경우 10000원 이하의 저렴한 메뉴로 구성돼 있었다. 판매하는 술은 와인과 맥주, 위스키가 있었다. 1인 치즈 플레이트(7000)와 레드 와인 한 잔을 주문해 앉았다. 넓은 내부 덕분에 자리 선택의 폭도 한층 넓어졌다. 가게에서 권장하는 1인 손님 배려 사항 등 덕분에 이전의 술집보다는 테이블에 앉아서 먹는 것에 대한 부담이 덜했다.




아쉬운 점을 꼽자면, 1인 전용 메뉴의 폭이 좁다는 것이었다. 그래도 전반적으로 혼자 오는 손님을 위한 좌석, 메뉴가 어우러져 부담 없는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었다. 



△테이블 좌석보다는 조금 협소한 창가 자리.(사진 제공= 최준형 대학생 기자)

혼술 문화 대중화? 가게 내부 불편한 좌석 문제와 부정적인 시선도 존재

혼술을 콘셉트로 운영되는 술집이라도 주된 소비층은 둘 이상의 사람들이었다. 혼술족을 위한 1인 메뉴, 1인 좌석 등과 함께 운영 중인 술집도 적었다. 이에 혼자 편하게 술을 즐기고 싶어 방문했지만 2인 이상 손님이 많을 시 창가, 바 테이블 등 상대적으로 불편한 곳으로 안내받는 일도 있었다. 




이런 식으로 불편한 자리 문제, 혼자 온 사람을 배려하지 않는 메뉴 선정 등을 해결하지 않은 채 ‘혼술을 환영’한다는 술집이 많다는 것이 문제였다. 실제로 ‘혼술집’이라는 소개를 내건 술집의 상당수는 1인 손님을 위한 메뉴가 없거나 미비했고 1인 좌석 또한 허울뿐인 곳이 많았다.




주변의 부정적인 시선 역시 존재했다. ‘나 혼자 산다’와 같은 1인 예능이 인기를 끌기 전까지 홀로족은 미디어에서 늘 부정적인 이미지로 묘사돼왔다. 대학교에서 친구가 없어서 화장실에서 혼자 밥을 먹는다는 우스갯소리나 실연 후 홀로 술을 먹는 드라마 주인공의 모습은 늘 슬프게 그려졌다. 아직 현실에서도 ‘혼술’, ‘혼밥’을 즐긴다는 말에는 줄곧 “왜? 무슨 일 있어?”와 같은 질문이 따라온다. 이러한 홀로족 문화가 우리나라의 공동체 문화를 와해시키고 개인주의를 심화시킨다는 일부 비판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혼술은 유행 중이다. 굳이 술집을 방문하지 않더라도 집에서 술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만큼 1인 가구를 겨냥한 술집은 앞으로도 늘어날 전망이다. 

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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