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를 위해 뭉친 고대생들 ‘캠퍼스 길냥이 수호대 KU랑냥이 서포터즈’

입력 2020-05-21 17:24  


[캠퍼스 잡앤조이=이도희 기자/이시윤 대학생 기자] 캠퍼스 내 대학생들의 발길을 붙잡는 캠퍼스 길고양이들. 분명 주인이 없는 고양이인데 그들의 근처에는 집도 있고 사료통도 배치되어 있다. 이들을 보살피는 이들은 누구일까. 그리고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왜 그들은 뭉친 걸까. 길 위의 고양이를 도와주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뭉친 KU랑냥이 서포터즈를 만났다. 



△ 대학교 과잠을 입고있은 채 고양이를 쓰다듬는 서포터즈의 모습.(사진=KU랑냥이 서포터즈)

캠퍼스 내 길 고양이를 보호하는 서포터즈를 결성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교내 벤치에 사는 고양이 가족을 도와주며 아이들에게 오는 사람들을 지켜보니, 많은 분들이 도와주고 계시지만 사람들의 방문에 유무에 따라 아이들이 밥을 못 먹는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또한, 계절이 바뀌면서 겪게 될 기후변화에 아이들의 환경이 다소 취약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길 위의 아이들이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도록 돕고, 기본적인 생활을 보장해주고 싶었습니다. 그를 위해 함께 벤치의 5마리 고양이가족(일명 오냥이)을 함께 돌볼 사람을 찾아 KU랑냥이 서포터즈를 결성하게 되었습니다.”

 

서포터즈 구성원 소개 부탁드립니다

“KU랑냥이 서포터즈는 회장과 부회장, 홍보부와 총부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인원은 현재 총 13명으로, 회장 김지우, 부회장 지혜님, 대영님, 영인님, 홍보부 혜진님, 경민님, 총무 유진님,부원 병준님, 명철님, 다형님, 성연님, 정연님, 혜라님이 있습니다.” 

현재 케어하고 있는 고양이들을 소개하자면 

“현재 돌봐주고 있는 고양이 가족은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 공공정책대학 앞 벤치에 거주하는 고양이 다섯 마리로 이른바 오냥이 가족입니다. 오냥이 가족 중 현재 거주중인 가족은 애교쟁이 김애용, 여동생인 김세모 고양이가 있습니다. 그 외에도 다른 교내 유명 고양이 누리와 최근에 새로 온 검은 고양이, 그리고 자식들을 종종 보러오는 엄마 고양이 고영희도 돌봐주고 있습니다.”



△ 오냥이 가족사진. 사진=KU랑냥이 서포터즈




어떤 활동을 하나요

“기본적으로 KU랑냥이 서포터즈는 학교 내 벤치 거주중인 오냥이 가족의 의식주와 놀이 및 의료를 챙기고 있습니다. 식용품은 서포터즈의 사비와 학우님들의 후원금으로 구입합니다. 작년 겨울에 ‘WINTER CAT PROJECT’에서 길고양이들을 위한 겨울 집을 공동구매했습니다. 또한, 이제 한 살이 된 아이들의 발정기를 고려해 중성화 수술에 대해 알아보고, 이번 학기 시청의 길냥이 무료 중성화수술(NTR)을 신청해 오냥이 가족 중(현재 3냥이 거주 중) 한 마리 김애용 고양이를 중성화하고 돌봐주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정기검진을 위해 후원금을 모으고, 정보를 알아보고 있으며, 아이들에게 필요한 진드기, 심장사상충약 등을 구입해 돌봐주는 중입니다. SNS에 오냥이 페이지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 서포터즈가 만든 오냥이 스크랩북. 사진=KU랑냥이 서포터즈



△ 후원금으로 설치 및 구매한 고양이 용품. 사진=KU랑냥이 서포터즈

운영 중인 인스타그램 계정은 무엇인가요

“인스타그램 계정은 학우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 아이들을 더욱 널리 알리기 위해 만든 계정입니다. 아이들을 홍보하고, 고양이 용품 서포터즈를 신청하며 아이들을 대내외적으로 홍보하고 있습니다. 현재 서포터즈 회장을 맡으신 김지우님, 그리고 온라인 부회장을 맡으신 김지혜님이 관리하면서 애용이와 세모 등 우리가 돌보는 학교 길냥이들의 귀여운 사진, 동영상, 각종 공지, 고양이 용픔 서포터즈 신청 등의 소식을 전해줍니다. 특히 현재 코로나 때문에 고양이를 사랑하는 학우들이 학교에 갈 수 없어 고양이들이 어떻게 지내는지 아쉽기도 하고 걱정도 될 텐데, 인스타 계정을 통해 학우들과 소통함으로써 근심, 걱정을 덜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 인스타그램 계정 사진.

활동하면서 특히 책임감을 느꼈던 순간도 있었을 것 같아요

“어느 날 밤에 갑자기 비가 내려서, 우산을 씌워주러 벤치에 갔었습니다. 그때는 집이 아직 없던 상태라 아이들이 비에 맞으면서 있을까 봐 걱정되었거든요. 가까이 가니까 제 발소리를 듣고 아기 고양이들이 몰려들더라고요. 등이 축축하게 젖어서 반기는 소리를 내는데 미안함과 고마움이 교차했어요. 평소에 사람을 무서워했던 아이들이라 멀리서 지켜보기만 했었는데, 그날은 제 다리에 와서 부비적거리더라고요. 말은 안 통하지만 말보다 더한 교감을 할 수 있는 걸 알게 되었고 책임감이 강하게 들기 시작했습니다.”



△ 사료가 비에 젖지 않게 우산을 씌워둔 모습

가장 보람을 느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기말고사 기간, 고양이들을 보러 갔더니 밥에 사료가 없던 적이 있어요. 애용이가 저에게 달라붙더니 마치 밥을 달라는 듯이 ‘야옹’거리며 소리를 내더라고요. 근처 동물용품점에 가서 2kg 사료를 사 와서 밥그릇에 쏟아주었습니다. 사료 떨어지는 소리를 듣자마자 고양이들이 모였는데 그렇게 모여드는 고양이들을 보니 기분이 정말 좋았고 서포터즈로써 보람을 느꼈습니다. 무엇보다 겨울방학 기간에는 사람이 별로 없고 날씨도 춥고 건조하기 때문에 고양이들이 밥과 물을 마시기 어렵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저를 포함한 다른 학우들이 관심 두고 애정을 쏟은 결과 이렇게 따듯한 봄에도 잘 지낼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 뿌듯한 감정을 느꼈습니다.”



△ 사료 사진과 사료먹는 고양이 사진과 사료를 사물함에 넣어둔 사진

속상하거나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사료 그릇에 사람 음식이 담긴 걸 볼 때나, 게시판에 올린 글에 이상한 댓글이 달릴 때가 가장 속상합니다. 지금은 예전보다 많이 줄었지만 여전히 사람 음식을 주시는 분들이 가끔 있습니다. 심지어 사료가 이미 있는데도 사람 음식을 주는 분들이 있습니다. 맛있는 걸 먹이고 싶었던 거라고 좋게 생각하기는 하지만, 게시판에 경고문을 써 붙이는 등의 대응 방법을 생각 중입니다. 그리고 학교 게시판에 활동 관련하여 올린 글에 이상한 댓글을 다는 분들이 있습니다. 공감 능력이 결여되어서 생명과 공존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이는데 그들이 고양이에 직접적인 해를 가할까 봐 두렵습니다. 고양이들을 지켜주기 위한 방법을 서포터즈들과 더 많이 고민하려고 합니다.”



△ 사람이 먹는 음식을 주지 말라는 경고문.

“몸이 힘들기보다는 마음이 힘들 때도 가끔 있다. 2020년 1월 즈음에 세종시에서 지원하는 고양이 중성화 수술을 시키자는 건의를 해서 3월 11일에 수의사님이 아침 9시에 애용이를 데리고 갔습니다. 처음에는 철창에 잘 들어가지 않아 제가 직접 철창 안으로 넣었는데 애용이가 처음 듣는 울음소리를 내며 들어갔습니다. 너를 위한 거라고 설명할 수도 없고, 동물병원으로 가면서 무서워하는 애용이를 바라볼 수밖에 없어 마음이 많이 아프고 힘들었습니다. 괜히 수술시킨 건 아닌지 수술하다가 무슨 일이라도 생기는 건 아닌지 잠들기 전까지도 신경 쓰였습니다. 다행히 지금은 수술을 잘 받고 와서 건강하게 지내고 있지만 그때가 가장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또 수술을 잘 받아준 애용이에게 미안하고 고마웠습니다.”



△ 중성화 수술을 받고 귀커팅을 한 애용이



△ 중성화를 마친 고양이에게(애용이) 가까이 가지말라는 경고문

앞으로 하고 싶은 활동이 있다면

“크게 4가지예요. 정기검진을 주기적으로 시켜주고 싶습니다. 아이들 굿즈도 만들어 팔고 싶습니다. 정기검진에 들어가는 비용이 커서 후원금을 받아야 하는데, 굿즈를 만들어 후원금 모금을 진행하면, 후원금을 보다 안정적으로 얻을 수 있고, 후원자들도 부담없이 후원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국민대학교 길냥이 돌봄 동아리 ‘국민대 고양이 추어오’를 벤치마킹하려 해요. 세 번째로 학교 내 동아리들과 프로젝트를 통해 서화회와 길냥이 시짓기 대회라든가, 음악동아리의 공연에 고양이와 관련된 곡을 연합해서 공연하는 등 학우분들와 함께 아이들을 홍보하고 사랑해주고 싶습니다. 관리를 받지 못하는 동물들을 위해 세종시의회나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건의해서 법안을 만들고 싶습니다. 이를 통해서 사람과 동물이 공존할 수 있도록 목소리를 내고 싶습니다.”

동아리의 형태가 아니라 서포터즈를 선택한 이유는

“교내 정식 동아리가 되기 위해서는 20명 이상의 멤버가 필요하고, 이에 맞는 규칙들을 철저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KU랑냥이 서포터즈는 현재 13명으로 아직 기준치 이상의 인원이 모이지 않았고, 운영을 하는 멤버들 또한 단체를 이끌어가는 것이 처음이기에 소규모 서포터즈의 형태를 먼저 취하고, 사람을 조금씩 늘려가며 체계를 잡고 운영을 경험하는 시간을 갖은 후 동아리 승격신청을 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학기는 아직 체제를 정하고, 이전 학기보다 운영진들이 사람을 두 배 가량으로 늘려 운영을 해보는 학기이며, 학기 말 이후 서포터즈 내 회의를 통해 20년도 2학기 동아리 승격 여부를 논의할 계획입니다.”

서포터즈가 되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자격요건은 1학기 이상 활동할 수 있고, 고양이를 정말 사랑하시면 재학, 휴학, 편입, 졸업 등에 구애받지 않고 누구나 서포터즈가 될 수 있습니다. 현재 운영중인 오냥이 인스타그램 계정으로 DM을 보내면 카카오톡 KU랑이 서포터즈 단체방에 들어와 여러 사항을 공지 받고 활동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길 위의 동물들이 누군가에게는 그냥 관심 없는 생명일 수 있습니다. 혹은 해가 되는 존재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면 우리는 동물들을 통해 배우기도 하고 자신을 성찰하기도 합니다. 편견 어린 시선보다 힘든 환경에서도 잘 살아보려고 노력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같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적어도 이 정도의 시선으로 동물들을 바라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사료 후원은 오냥이 인스타그램의 소개에 첨부된 오픈 카카오톡 링크에서 가능하다.



△ 오픈 카카오톡 후원 링크에서 후원을 하는 모습

tuxi0123@hankyung.com

[사진=KU랑냥이 서포터즈, 이시윤 대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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