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집단감염 진원지' 신촌 대학가 앞 커피숍 안에선 몇 명이나 마스크 쓰고 있을까?

입력 2020-07-30 18:15   수정 2020-08-25 13:17


신촌 카페 마스크 착용률 투썸 15%, 스타벅스 19%, 할리스 4% 

[한경 잡앤조이=이진호 기자/김소민 대학생 기자] “밖에서 돌아다닐 땐 눈치 보여서 마스크를 쓰는데, 카페 안에선 마스크 쓰고 있기 답답해요.”

카페에서 마스크를 턱에 걸친 채 공부를 하고 있는 대학생 민영진(가명, 26)씨는 마스크의 답답함을 토로했다.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됨에 따라, 집 밖을 나서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을 보기가 드물다. 코로나의 공포도 그 이유지만, 민씨의 말처럼 “눈치가 보여서”가 그 이유로 한 몫 한 듯해 보인다. 그러나 실내에 들어서는 순간,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스크를 턱에 걸치거나 가방에 넣어둔 모습이 관찰된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50명 내외를 넘나드는 가운데, 길거리를 활보하는 사람은 계속해서 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한 채 거리를 활보하고 있지만, 실내에 들어서는 순간 하나 둘 마스크를 벗기 시작한다. 이러한 현상은 유동인구가 많은 장소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지난 5월 유흥주점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해 떠들썩했던 신촌에서도 볼 수 있다. 



△대학생들이 이용하는 신촌 대학가 카페 내 ‘실내 마스크 착용 지침’이 잘 지켜지고 있는지 살펴봤다. 신촌에 있는 카페 투썸플레이스. (사진=김소민 대학생 기자)

대학생들이 이용하는 신촌 대학가 카페 내 ‘실내 마스크 착용 지침’이 잘 지켜지고 있는지 살펴봤다. 신촌은 연세대, 이화여대, 서강대 등이 밀집해 있어 주로 대학생들을 비롯한 20대들이 많이 오가는 ‘핫플레이스’다. 특히 20대들은 주로 친목을 다지거나 공부를 하러 신촌의 카페를 찾는 경우가 많아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가 시행되는 와중에도 신촌 대부분의 카페에는 밤낮없이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

지난 19일 오후 4시 ‘카공족’들이 많이 찾는 ‘투썸플레이스 신촌점’, ‘스타벅스 신촌점’, ‘할리스커피 신촌점’과 개인카페 ‘카페 스페이스’를 방문해 마스크 착용 현황을 알아봤다. 

투썸플레이스 신촌점, 88명중 13명만 마스크 착용

첫 번째로 방문한 ‘투썸플레이스 신촌점’의 경우, 카페 이용객 88명 중 13명만이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카페 내에서 마스크를 쓴 비율은 약 14.7%였다. 대화를 하는 사람들은 11명으로, 이들 중 9명이 마스크를 턱에 걸치고 대화를 나누거나, 아예 쓰지 않았다.

다음으로 찾은 ‘스타벅스 신촌점’의 경우, 카페 이용객 94명 중 마스크 착용자는 27명이었다. 이는 ‘투썸플레이스’와 비슷한 수치인 약 18.7%이다. 이 중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은 26명으로, 한 팀인 2명을 제외하곤 모두 마스크를 벗고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할리스커피 신촌점’의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카페 이용객 57명 중 2명만이 마스크를 착용한 것으로 파악됐는데, 이는 약 3.5%에 불과한 것이다. 이 중 10명이 대화를 나누고 있었으며, 이들 모두 마스크를 미착용한 상태였다.



스타벅스 신촌점. 카페 이용객 94명 중 마스크 착용자는 27명이었다. (사진=김소민 대학생 기자)

‘카공족’들보다는, 커피를 마시며 여유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찾는 개인카페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카페 스페이스’의 경우, 같은 시간 카페 이용객 33명 중 마스크 착용자는 단 2명으로 ‘할리스 커피’와 비슷한 약 6.1%의 수치를 보여주었다. 이 둘을 제외한 마스크 미착용자 31명 모두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코로나19에 감염될까 걱정은 되지만…”

‘할리스 커피 신촌점’에서 마스크를 턱에 걸친 채 노트북을 하고 있는 민영진(가명, 26, 대학생)씨는 “코로나19에 감염될까 걱정은 되지만 음료를 계속 마셔야 하는데 (마스크를) 썼다 벗었다 하기 귀찮다”고 말했다. 이어 민씨는 “(혼자 공부 중이기 때문에) 상대방에 침방울이 튈 일이 없어서 괜찮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스타벅스 신촌점’에서는 마스크를 벗어 책상에 올려둔 채 ‘팀플’을 하는 대학생 세 명을 볼 수 있었다. 이들 중 한명인 김진영(가명, 23, 대학생)씨는 “혼자 공부할 땐 마스크를 쓰는 편이지만, 대화를 할 땐 마스크를 벗고 하는 편이다”라며 “이렇게 시끄러운 공간에서는 마스크를 쓰면 서로의 말이 안 들려서 답답하다”며 불편함을 토로했다.

반면 ‘카페 스페이스’에서 마스크를 쓴 채 책을 읽고 있는 최진아(가명, 21, 대학생)씨는 “신촌처럼 사람 많은 곳에서 실내 마스크 착용은 필수라고 생각한다”며 “언제 어디서 코로나에 걸릴지 모르는 상황이라 찝찝해서 마스크를 계속 쓰는 편이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반대로 내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주변 사람들이 피해를 입을 수도 있으니 서로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실내 공공장소 마스크 착용 의무화 시행되나

코로나19가 비말을 통해 전염이 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실내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대화를 나누는 행위는 지양해야 한다고 알려져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 WTO에서 코로나19의 공기 감염 가능성을 제시하면서 코로나19에 대한 예방 수칙을 수정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그러나 앞서 살펴보았듯 유동인구가 많은 신촌의 카페 내 상황은 보건당국의 권고와 대조적인 장면을 띈다. 

최근 유럽을 비롯한 해외에선 ‘실내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에선 실외든 실내든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잘 하고 있다며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실시할 필요성까진 못 느끼겠다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그전보다는 수그러들기는 했지만, 해외유입과 지역감염 사례가 계속 늘고 있어 아직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 속 일각에선 ‘사회적 거리두기’는 힘들더라도 ‘실내 공공장소 마스크 착용 의무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6월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홍보관리반장은 “최근 보면 실외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돌아다니다가 실내에 들어가 벗는 경우들이 종종 보이는데 이는 거꾸로 하는 것이 맞다”며 실내 마스크 착용을 권고한 바 있다.

jinho233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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