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서·항의 시위·비대면 강의…불통 '한양대'의 미래는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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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8-04 18:21   수정 2020-08-05 16:38

혈서·항의 시위·비대면 강의…불통 '한양대'의 미래는 어디에


-한양대, 학생들의 요구에 묵묵부답




-총장의 줄행랑, 퇴색된 공동행동




-2학기 비대면 발표, 아직 결정할 사항 많아









한양대 학생들은 6월 23일 공동행동을 기획했다. (사진 제공=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소속 성시호 씨)

[한경 잡앤조이=김지민 기자/장준서 대학생 기자] 한양대는 이번 학기 무책임한 태도와 불통으로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일방적으로 통보한 대면 시험과 상대평가뿐 아니라 무시하는 듯한 학교 측의 태도는 학생들을 실망하게 했다. 그리고 6월 23일, 한양대 학생들은 신본관 앞에서 학교 본부와의 소통을 요구하는 공동행동을 진행했다.



본관 앞 사자상에 종이를 부착해 소통을 요구하는 모습이다.

대답 없는 학교, 속 타는 학생들

공동행동 이전부터 학생 측 대표인 교육정책위원회(이하 교정위)는 학교 측의 일방적인 통보에 대한 타당한 근거를 요구했다. 한양대는 학기 초 대면 수업 및 시험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방역 규칙을 철저히 지키기 때문에 오히려 안전하다는 태도였지만, 학생들은 안전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이에 교정위는 전면 비대면 강의 관련해 학교 본부, 총장과의 면담을 요청했다. 또한 졸속 행정 규탄 기자회견 및 성명 진행, 현수막 게시 등 합당한 근거가 뒷받침된 학교의 견해을 듣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했다.

하지만 답변은 기한을 연장하다가 무산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학생들의 노력이 폄하되는 사례도 있었다. 게시된 현수막은 학교에 의해 훼손되거나 제거됐으며 총장 인터뷰를 시도했지만 바쁘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본관 앞 항의 방문을 진행하던 학생들에게 기획처장은 비대면 시험을 원하면 혈서를 써오라는 발언을 행했다.

이후 1인 피케팅, 실검(실시간검색) 총공 등으로 학교 본부의 졸속행정과 불통을 외부에 알렸다. 학교 측 본부인 감염병관리위원회는 대면 시험을 유지하고, 선택적 패스제(이하 P/F제도)를 검토 중임을 밝혔다. 또 세부적 내용에 대한 설문을 진행했다. 하지만 학교 측 논의과정에서 교육적이지 않다는 입장을 보였고 P/F제도는 결국 무산됐다.

교정위는 이미 대면 시험을 치렀기 때문에 등교 중지로 인한 불이익을 최소화하고, 허술한 방역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으로 P/F제도의 도입을 재주장했다. 실제로 기말고사 기간 유증상자로 인해 등교 중지 된 수업이 14개, 인원이 600명 가량으로 파악되면서 요구는 거세졌다. 학생들도 서울대, 서강대 등 P/F제도를 실시한 대학들을 나열하며 다시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단지 여론을 잠재우고 종강하기까지 시간을 벌기 위해 설문조사를 시행했다는 것에 크게 반발했다.



공동행동 당일, 뒷문으로 나가는 총장의 모습. (사진 출처=한양대 교육방송국)







항의 행동은 성공적인데…학교는 제자리걸음

P/F제도가 무산된 이후 교정위는 오프라인 항의 행동을 기획했다. 학교의 주인이자 구성원인 학생을 무시했다는 명분으로 규탄 기자회견과 동시에, 대부분이 종강한 이후인 지난달 23일 공동행동을 실행했다. 공동행동의 요구사항은 4가지였다. 총장 및 부총장의 사퇴, 감염병관리위원회 내 학생대표 동수 참여 보장, 그리고 선택적 패스제 채택이었다. 공동행동은 300여 명의 학생이 참여했으며, 총장과의 소통을 위해 신본관 앞과 내부에서 진행됐다. 하지만 총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시위 도중 에브리타임에는 코로나 예방대책으로 폐쇄된 문을 열고 총장이 도망갔다는 내용이 게시됐다. 또한 본관 뒤편으로 차량이 지나갔다는 목격담과 사진이 올라오면서 커뮤니티에선 책임감 없는 총장의 행동에 실망했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공동행동은 안전하게 마무리됐지만, P/F제도는 따내지 못했다. 한양대는 계절학기를 대면으로 허용한다고 밝히면서 비판의 대상에서 내려오지 못했다. 학생들은 2차 공동행동이나 추가적인 움직임을 바랐지만 발생하지 않은 채 학기는 종료됐다. 이에 교정위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는 반응이다. 

류덕경 교육정책위원장은 “요구를 두고 학교를 변화시키려면 함께 행동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학교의 많은 구성원이 지방으로 고향으로 내려간 상태에서 의사결정을 행사할 순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방학 기간 동안 2학기에 반복될 것으로 예상되는 문제들의 해결을 위해 고민하고 준비하고 있다. 2학기 학사일정이 방학 동안 논의되면서 비상대책위원장을 도와 대응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한양대의 2학기 학부 운영 방침.

코로나19가 다시 창궐하면서 한양대는 2학기 전체를 비대면 강의로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20명 이하의 수강인원 혹은 실험 실습과 같이 특수한 경우에는 방역수칙을 준수하면서 대면 수업을 유지할 것이라 말했다. 

이에 교육정책위원회는 코로나 이후 근본적인 변화를 주장했다. 한양대와 교육정책위원회는 수강신청과 향후 성적평가 제도와 시험방식 문제에 대한 의논을 하기위해 ‘좋은수업만들기TF’를 꾸렸다. 또한 1학기의 비대면 강의 평가와 등록금 책정 문제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류 위원장은 “코로나 이후 사회가 변화했고, 대학교육도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교 본부 뿐 아니라 교육부도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학생들에게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고 변화는 학생들 손으로 만들어야 한다. 한 학기 동안 함께해준 학생들에게 감사하며 이전까지 해왔던 것처럼 의견을 묻고 그것을 바탕으로 행동으로 이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min5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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