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코로나 시대, 대학생에게 답을 묻다 ①] 온라인 축제, “새로운 기획” VS “등록금 낭비”

입력 2020-10-12 10:39   수정 2020-10-27 16:59


-대학들,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축제 및 대체 행사 기획, 진행




-온라인 축제의 실효성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가진 학생도 다수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대학 축제에는 전반적인 변화가 필요



이화여대 온라인 대동제 ‘우리 함께, 이토록’ 플랑. 사진=이화여대 총학생회 제공

[한경 잡앤조이=이도희 기자/김하은 대학생기자] 코로나19로 인해 1학기에 축제를 진행하지 못한 대학중 일부가 온라인 축제 또는 대체 행사 기획에 나섰다. 반면 온라인 축제에 대한 학생들의 상반된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결국 축제 진행을 취소하는 결정을 내린 대학도 있다.




온라인에선 더 다양한 프로그램 준비

이화여대는 5월로 예정됐던 대동제를 9월 15일부터 17일까지 3일간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동아리 공연을 동영상으로 송출했고 줌(zoom)을 이용해 온라인 방탈출 게임도 했다. 개막식과 폐막식은 축제 전용 홈페이지에서 열었다.  

축제기획단, 각 단과대 학생회, 동아리 또는 학생 개인이 제작한 굿즈(물품)도 판매했다. 축제 전용 홈페이지와 학내 커뮤니티 등을 통해 온라인으로 물품 주문을 받고 현장수령하거나 배송했다.

굿즈 공동구매에 참여한 이화여대 강혜림(영문과, 4) 씨는 “축제를 온라인으로 진행하니 학교 커뮤니티에서 다양한 굿즈를 접하고 비교하거나 구매를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강씨는 다만 “공동구매한 상품을 모두 택배로 배송 받아야 해서 택배비가 좀 부담스러웠다”고 말했다.



숭실대 온라인 토크콘서트 ‘랜선교양수업’. (사진=숭실판)

숭실대는 축제 대신 다양한 분야의 명사를 초청해 온라인 토크콘서트인 ‘랜선교양수업’을 8월 19일부터 총 3회 진행했다. 강연 후에는 음악 토크콘서트를 통해 숭실대 학생들의 고민을 상담하는 시간도 가졌다.

오종운 총학생회장은 “코로나19로 인해 대학 문화도 변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언택트 시대에 학생들과 마음만은 더 가까워지도록 온택트 돼야 한다”고 말했다.

연세대와 고려대는 정기 연고전(고연전)을 양 대학 간 사이버 교류전으로 대체해 진행한다. E스포츠 대회뿐만 아니라 동아리교류전 등 행사도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축제 참가’를 원하는 것이지 ‘축제 시청’을 원하는 것 아냐”

경성대는 기존 축제 방식이 아닌 비대면 실시간 라이브로 언택트 콘텐츠를 9월 14일부터 16일까지 유튜브로 송출한다. 총학생회 공지에 따르면 본 행사는 퀴즈쇼, 가요제, 유명 연예인 출연 등으로 구성됐다. 

하지만 총학생회 SNS에 행사를 안내하는 게시물이 올라오자 해당 게시물 댓글에 학생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학생들은 “내 돈이 이런 데 쓰이다니, 집에서 (다른) 유튜브 (영상) 보는 것과 뭐가 다르냐”, “연예인 섭외비에 얼마줬냐, 내 등록금 어디다가 썼냐” 등 부정적인 의견을 다수 보였다.



경성대 ‘언택트 콘텐츠’ 안내 공지 게시물의 댓글들(왼쪽), 행사 진행 후 게시한 총학생회의 사과문(오른쪽). 

(사진=경성대 총학생회 인스타그램)

논란이 지속되자 총학생회는 행사 진행 후 “축제 공지가 늦어진 점, 연예인 섭외 과정에서 학우 여러분들의 의견의 수렴하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수도권 대학들이 비대면 축제를 진행하는 것을 참고해 행사를 기획하게 되었으나 기술적 문제로 인해 공지가 늦어졌다. 연예인 섭외의 경우, 취소를 하면 위약금이 발생해 비대면 축제를 진행하게 되었다”는 입장을 담은 사과문을 총학생회 SNS에 17일 게시했다.

경희대는 학생들의 가요제, E스포츠 대회, 동아리 제작 영상 상영 등 온라인 콘텐츠들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연예인 섭외 없이 학생 중심의 축제를 기획 중이었지만, 학생 대상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학생들이 온라인 축제 진행에 반발하여 결국 무산됐다. 경희대 총학생회는 SNS를 통해 “설문조사 결과를 수렴해서 온라인 대동제를 진행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 사용되지 않은 대동제 예산은 다시 교비회계로 반납했다”고 16일 밝혔다.

경희대 음악대학 3학년에 재학 중인 정씨는 총학생회의 온라인 축제 추진 관련 공지가 나왔을 때에 학내 커뮤니티나 학생들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묻는 질문에 “학교 커뮤니티의 전체적인 반응은 좋지 않았다. 나는 단지 관심이 가지 않는다 정도에 그쳤지만 커뮤니티에서는 학교 예산 낭비라는 의견에 초점이 맞추어져 강하게 반대하는 학생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축제가 취소된 결정적 이유에 대한 질문에는 “학생들의 강한 반대 때문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만약 학생회에서 진행 순서를 축제 콘텐츠 공모전을 실시하거나 축제계획안 공유한 후 축제 수요를 먼저 공개하는 식으로 접근했더라면 반대하는 목소리가 이만큼 크진 않았을 수도 있을 것 같다. 학생들이 크게 반대한 이유에는 학생회 내부에서 선결정, 후통보했다고 느낀 점에서 여론이 나쁘게 쏠렸다는 생각도 했다”며 학생들과 학생회 간 소통에 있어서 아쉬운 부분을 지적했다.



△ 경희대 축제운영위원회 모집 게시물의 댓글들.(사진=경희대 총학생회 인스타그램)





경희대 온라인 대동제 프로그램 안내 공지(왼쪽), 설문조사 결과 및 온라인 대동제 취소 관련 공지(오른쪽). 

(사진=경희대 총학생회 인스타그램)

대학 축제의 본질을 찾아서

코로나19로 인해 대학들은 기존 방식의 오프라인 축제를 진행할 수 없는 불가피한 상황에 직면하였다. 하지만 다른 방식으로 축제를 진행해보면서 기존 축제의 문제점을 짚어보고 변화를 모색해볼 수 있게 되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대학 축제에 학생들의 참여도를 높일 수 있는 콘텐츠가 필요하다는 점이 드러났다.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전에 기존 대학 축제 방식은 연예인 무대, 공연 중심으로 학생 다수는 관객으로서 축제에 비교적 수동적으로 참여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주점 및 부스 운영은 대체로 동아리나 학생회와 같은 단체조직이 진행하고 나머지 학생들은 소비자로 참여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 역시 학생들 다수가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축제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경희대의 정씨는 총학생회가 발표했던 온라인 축제 행사에 대해 “학생회의 기획력보다는 온라인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 부분이지만, 특정 게임을 즐기는 사람 등 비교적 소수에게 포커스 된 콘텐츠가 대부분이었다는 점이 아쉬웠다”며 많은 학생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축제 콘텐츠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오프라인으로 축제가 진행된다면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면 좋을지를 묻는 질문에 이화여대의 강씨는 “이번 새내기들이 아쉬워한 것처럼 온라인으로 축제를 진행할 경우 소속감을 느끼는 게 좀 부족한 것 같다”며 “이전에 오프라인 대동제를 즐길 때에는 친구들과 함께 돌아다니면서 즐거웠다. 따라서 학생들이 서로 만나게 된다면 좀 더 축제 분위기를 즐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하며 학생들이 서로 소통하고 참여하는 축제를 바란다고 말했다.

같은 질문에 경희대의 정씨는 “되도록이면 많은 학생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콘텐츠를 기획하고, 기획안을 먼저 공개하여 수요 및 의견조사를 한 후 이를 바탕으로 최종적으로 진행여부를 결정하면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온라인 축제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는 ‘축제 분위기 부재’ 이다. 이후 어떤 형식의 축제를 진행하든 ‘학생들이 다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 분위기를 조성해나가는 것이 대학 축제 본질의 핵심이 될 것이다. 따라서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대학 축제는 학생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기획해야 할 것이다.

tuxi0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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