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에 바란다④] 국회의원 100명 대상 ‘청년 위한 법안 있나’ 인스타그램 DM 전송··· 답장은 단 한 명?

입력 2020-10-13 16:04   수정 2020-10-16 17:00


[한경 잡앤조이=강홍민 기자 / 이소현 대학생 기자] 대학생 A 씨는 7~8월 약 두 달 간 서울 소재 통신사에서 인턴으로 근무하면서 국회의원 관련 데이터베이스를 업데이트하는 과정에 참여했다. 국회의원 300명의 SNS를 조사하면서 인스타그램 계정 다수가 선거철(2020년 기준, 4.15총선 전후)에만 활발히 운영되는 것을 확인했다. 페이스북의 경우, 운영 주체가 국회의원이 아닌 보좌관이나 의원실인 경우도 많았다. 



국민의 힘 소속 류성걸 의원(대구 동구갑)의 인스타그램. 류 의원은 선거 다음 날인 416, 마지막 업로드를 끝으로 그 어떤 게시물도 게시하지 않았다. 1월부터 총선 전까지 64개의 게시글을 게시한 것과는 상당히 다른 행보였다.

실제 국회의원들이 SNS를 통해 국민과의 소통을 하고 SNS정치를 잘 하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정치인들이 소통과 공감의 수단으로 내세우는 SNS가 단순히 선거 마케팅, 홍보의 수단으로만 사용되는 건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 ‘소통실험’을 기획했다. 9월 14일에서 18일 5일간 21대 국회의원 300명 중 100명을 대상으로 ‘21대 국회에서 청년들을 위한 법안 발의 계획이 있는가’라는 메시지를 전송했다. 인스타그램 계정을 보유한 국회의원 중 게시글이 있는 경우에 한 해 임의로 선정해 DM을 전송했다. 



소통실험.DM 전송 리스트 중 일부 발췌.공통질문 의원님께서 21대 국회에서 청년들을 위한 법안도 발의하실 의향이 있는지 알 수 있을까요? 있다면 대략적으로 어떤 내용을 준비하고 계시는지도 궁금합니다.”

DM을 전송한 국회의원 100명 중 질문에 답한 국회의원은 단 한 명이었다. 태영호(국민의 힘)의원은 질문을 보낸 지 4시간 만에 SNS 담당 비서를 통해 답변을 보내왔다. 대학생을 청년으로 한정할 수는 없지만 청년들을 위한 ‘대학원생 갑질 방지 관련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발의했다는 내용이었다. 



소통실험-태영호 의원 인스타그램 답변 내용.

태 의원은 당선 이후 줄곧 청년들과 함께 토론하고 법안을 만드는 ‘태입프(태영호와 함께하는 입법정책 프로그램)’를 운영하고 있다. 태 의원은 태입프 간담회에서 교환한 의견을 바탕으로 ‘대학원생 갑질 방지 관련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태 의원은 당선 직후 한 인터뷰에서 "실생활에 필요한 법률 아이디어는 국민에 의해 직접 나온다"면서 "기성 정치인들이 청년에게 다가가야 한다고 말로만 외칠 것이 아니라 기능적으로 어떻게 실천에 옮길 것인지를 고민하고 실제로 실행에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소통실험 기간 내는 아니지만 늦게 회신을 한 국회의원도 있었다. 허영(더불어민주당)의원은 "늦게 보았습니다. 추석연휴 잘보내시고요. 아직까지 구상 중이지만 언론에 밝힐만큼 준비가 안되었습니다. 청년기본소득과 창업지원을 위한 '실패에도괜찮아법'을 구상 중입니다. 좀 더 구체화되면 취재에 답하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메시지를 보내왔다. 



국민의 힘 태영호 의원(서울 강남구갑). 태 의원은 소통실험 질문에 답한 유일한 21대 국회의원이다.

(사진 제공=태영호 의원 트위터)

줄곧 ‘소통’ 외쳐온 청년 국회의원들은 ‘묵묵부답’

젊은 층은 ‘소통’을 가장 중시했다. 리얼미터가 머니투데이 의뢰로 4·15총선 직전인 올 3월 30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한 '21대 국회의원으로 어떤 사람을 원하느냐'는 질문에서 ‘만18~29세’의 청년층 26.3%가 ‘소통능력’을 꼽았다. 전체 대비 4.9%p 높은 수치다. 

앞서 진행된 소통실험에서 청년 인구 목소리를 담겠다는 국회 청년 의원의 대답은 들을 수 없었다. 더불어민주당 초·재선 의원의 공부 모임인 ‘일하고 소통하는 국회 만들기(일맥상통)’를 운영 중인 장경태 의원과 MBC 아나운서 출신인 배현진(국민의힘) 의원, 유튜브 등 다양한 SNS 채널을 통해서 국민 여러분들과 직접 소통하는 용혜인(기본소득당) 의원,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을 시작한 류호정(정의당) 의원의 답변은 들을 수 없었다.  

이번 소통실험의 결과가 국회의원의 소통능력을 전적으로 대변할 수는 없지만, 한 명이라는 아쉬운 결과는 SNS 정치의 현주소가 아닐까 예측해본다. 21대 국회에 입성한 국회의원들은 말로만 밀레니얼 세대를 위한 정치보다 진짜 그들과 소통할 수 있는 SNS 정치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순위가 아닐까. 

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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