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중대형 여행사 918곳 줄폐업했다는데…'여행 스타트업'은 승승장구, 원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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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10-16 17:33   수정 2020-10-19 11:48

올해만 중대형 여행사 918곳 줄폐업했다는데…'여행 스타트업'은 승승장구, 원인은?


- 중대형 여행사 중심으로 집단 휴직 이어 줄폐업

- O2O 기반한 여행스타트업 상대적 ‘평온’… 휴직 및 감원 사례 0

- 고용부, 여행업에 고용안정지원금 지급기간 연장한다지만 효과 미미 지적도

[한경 잡앤조이=이도희·조수빈 기자·장예림 인턴기자] 여행사들이 결국 줄폐업 단계에 돌입했다. 코로나19가 터진 올 상반기, 임직원 유·무급 휴직에 들어갔던 이들 여행사는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중소여행사를 중심으로 문을 닫고 있다. 행정안전부 인허가정보에 따르면 올해에만 여행사 918곳이 문을 닫았다. 상황이 지속된다면 이 숫자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반면 같은 업종의 스타트업은 상대적으로 피해가 덜하다. 신규채용 규모를 줄이는 등의 움직임은 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감축이나 폐업은 없는 상태다. 전문가들은 “사업변동이 자유로운 스타트업 특성상 발 빠른 대처가 가능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 여행 스타트업 홍보담당자는 “전통 여행사들이 패키지상품에 의존한 것과 달리 스타트업은 O2O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개인화에 맞춰져 코로나 리스크를 그나마 비껴갈 수 있었다”며 “오히려 ‘호캉스’‘모캉스’등 신조어가 등장하면서 힘을 실어줬다”고 설명했다. 



국내 여행사가 코로나19에 내놓은 대응방안. (자료=각 사)





코로나19 장기화에 대형 여행업계도 ‘속수무책’

올 6월, 업계 1위 하나투어가 창사 이래 첫 무급휴직 사태를 맞았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6월부터 무급 휴직이 시행됐다. 대부분의 여행업체가 올해 3월부터 유·무급 휴직을 진행하고 있다”며 여행업계의 어려움을 전했다. 하나투어는 인원감축 없이 휴직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매년 진행된 신입사원 공채도 불투명해진 상태다. 

하나투어는 대응책으로 코로나19로 변화된 여행 시장을 겨냥해 ‘하나허브’라는 차세대 여행 플랫폼을 개발했다. 하나허브는 여행 공급자와 소비자를 한 번에 묶을 수 있는 하나투어의 OTA(Online Travel Agency, 온라인여행사) 플랫폼이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항공, 호텔, 현지투어 등 전통적 여행 상품 외에 패키지 여행의 강점을 살리는 플랫폼 고도화 작업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여행상품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해외여행사업 복구가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 올 5월, 인천공항의 여행사 카운터가 한산한 모습이다. 사진=한국경제DB


인터파크 투어 관계자는 “인원 감축 계획은 전혀 없다. 올해 신입 채용도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답했다. 현재는 정부 지원을 통한 유급 휴직 체제를 유지 중인 인터파크도 내달 1일부터는 국내 사업부를 제외한 해외여행 유관 부서를 대상으로 무급 휴직을 시행한다. 

업계 3위로 자리 잡았던 ‘자유투어’는 최근 중구 본사를 철수하고 전 직원 휴직에 들어갔다. 롯데관광개발 역시 희망퇴직 신청을 받겠다며 인원 감축을 실시했다. 여행업계의 터줏대감격인 대형 그룹사와 계열사가 휘청이자 영세 여행업계는 더욱 큰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 

노랑풍선 관계자는 “당사는 이번 코로나 사태로 인한 퇴사율이 여행사치고 높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매년 10·11월에 시행되던 공채는 진행 계획이 없다”며 현 상황을 전했다. 대신 노랑풍선은 내년 상반기 자유여행식 OTA 플랫폼으로 재도약에 나선다. 기존의 자사 패키지 상품이 여행사에서 만든 제품을 구매하는 것에 그친다는 한계점을 보완했다. 노랑풍선 관계자는 ”노랑풍선은 항공부터 호텔, 일정을 소비자가 원하는 대로 선택하고, 노랑풍선이 서비스를 추천하기도 하는 자유여행 특성을 추가할 것”이라며 “코로나19 이후 단체여행 활동에 대한 위험부담이 클 것을 고려해 개인여행 시장에 주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IPO추진’‘M&A’ 등 갈 길 가는 여행 스타트업들

반면 스타트업은 자구책을 찾아가는 모양새다. 특히 누적 투자금액 상위 3개 기업인 야놀자와 여기어때컴퍼니, 마이리얼트립은 막대한 투자금을 등에 업고 사업 개편에 주력하고 있다. 

업계 1위 야놀자는 별도의 인원감축이나 휴직 없이 기존과 비슷한 상태를 유지한다. 다만 올해 채용 규모는 지난해에 비해 감축 편성했다. 2018년과 지난해 각각 400명의 대규모 인력을 채용했던 야놀자는 올해는 대규모 공채 대신 상시 채용형태로 전환한다. 야놀자의 전체 임직원수는 지난해 1월 400여 명에서 올해 1월 기준 800명 이상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야놀자는 최근 IPO 재추진에 시동을 걸었다. 상장주관사 선정을 위해 국내외 주요 증권사 5곳에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한 상태다.



 여기어때는 올 여름 휴가철을 맞아 '힐링 여행'을 콘셉트로 한 광고를 선보였다. 사진=여기어때컴퍼니

여기어때 역시 코로나19로 인한 감원이나 휴직은 없는 상태다. 다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 후 유연근무제를 통해 출퇴근 인원을 분산하고 있다. 신규채용 규모에도 큰 변화가 없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이가희 여기어때 홍보팀장은 “2018년 200명 대규모 공채 후엔 수시로 필요한 인력을 충원하며 현재까지 전체 직원수 400명을 유지하고 있다”며 “올해도 큰 변화는 없다”고 설명했다.

여기어때는 지난해 M&A 전문가인 최문석 대표 취임 후 여러차례 M&A 타진을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올 상반기 코로나19가 급증하면서 잠시 숨을 골랐다가 올 8월, 돌연 맛집 추천 플랫폼 ‘망고플레이트’ 인수 소식을 알렸다. 망고플레이트는 국내 맛집 20만여곳, 사용자 리뷰 70만건을 보유한 국내 최대 규모의 맛집 추천 플랫폼이다. 

여기어때 측은 “숙박과 맛집은 여행을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이고도 중요한 요소”라며 “향후에도 다양한 신규 서비스 도입을 통해 가격 혜택을 넘어 여행객의 취향을 충족하는 한층 고도화 된 서비스로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마이리얼트립이 운영중인 현지 가이드가 전하는 라이브 랜선투어 영상. 사진=마이리얼트립

여행상품 중개 플랫폼 기업 마이리얼트립은 지난달 432억원의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회사 설립 8년 만에 2000억원대 중반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면서 투자금 40%를 산업은행을 비롯한 미국, 프랑스, 싱가포르 등 신규 투자자로부터 받아냈다. 

잠시 주춤했던 채용도 재개키로 했다. 올 초 공채를 계획했다가 잠시 미뤘던 마이리얼트립은 이번 대규모 투자를 발판삼아 다시 신규인력 창출에 나선다. 마이리얼트립은 현재 회계, 디자이너, 엔지니어 등 거의 전 직무에 달하는 20개 분야에 인력을 상시채용 중이다. 

마이리얼트립은 코로나19에 대비해 제주도에 집중하기로 하면서 지난주 제주 오피스를 새로 열고 직원 일부를 옮겼다. 마이리얼트립 관계자는 국내 최초로 선보인 라이브 랜선투어 서비스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행정보 플랫폼 트리플도 코로나19로 인한 인위적인 인원 감축은 없었다. 결원은 상시로 채용해 현재 인력규모를 유지하겠다는 계획이다. 트리플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AI와 빅데이터 기반 여행지 추천 서비스, 사용자 커뮤니티 서비스 등을 추가했고, 지도에서 직접 동선을 보며 일정을 짤 수 있는 기능과 체크리스트, 가계부 등 트리플의 대표적인 기능들과 각종 콘텐츠를 국내 여행에서도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2018년 NHN에 인수됐던 여행박사는 최근 250명이 넘는 대규모 감원소식을 전했다. 여행박사는 최근 희망퇴직 공고를 냈고 이날까지 신청을 받았다. 잔존 인력은 약 10명에 불과하다. 여행박사는 코로나19로 해외여행 등이 전면 중단되면서 지난 4월부터 재택과 무급·유급휴직을 병행하다 7월부터 다시 무급휴직을 시작했다. 

정부 추가지원 나섰지만… ‘언 발에 오줌 누기’ 비판도

정부 역시 여행사 살리기에 나섰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21년 예산에 6조8273억원을 편성하고 ▲관광산업 융자지원(6000억원) ▲관광사업 창업 지원 및 벤처 육성(751억원) ▲도시관광 및 산업관광 활성화(399억원) ▲스마트관광활성화(246억원) ▲고품질 관광기반 조성(167억원) ▲ 한국관광콘텐츠 활성화(204억원) 등을 지원한다. 

앞서 고용노동부는 8월, 2020년도 제6차 고용정책심의회를 열고 ‘특별고용지원 업종 지원기간 연장(안) 및 특별고용지원 업종에 대한 고용유지지원금 지원기간 연장(안)’ 등을 심의·의결했다. 심의회는 올 9월 15일 종료 예정이었던 여행업, 항공업 등 특별고용지원 업종 지정기간을 내년 3월 31일까지 약 6개월 연장키로 했다. 심의회에 따르면 올 7월 말 기준 여행업의 기준 전체사업장 대비 고용유지지원금 신청 비중이 42.5%를 차지했다. 

특별고용지원 업종의 고용유지지원금 지원기간도 현행 180일에서 60일이 추가된다. 고용유지지원금은 경영이 일시적으로 어려워져 고용위기를 겪고 있는 사업주가 휴업과 휴직을 실시하고 근로자에게 지급한 인건비의 최대 90%까지 지원해주는 제도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특별고용지원 업종 지정기간이 연장된 8개 업종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피해가 집중되고 있는 업종들”이라면서 “이번 지정기간 연장과 특별고용지원 업종에 대한 고용유지지원금 지원기간 60일 연장이 위기 극복에 큰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앞으로도 면밀한 고용상황에 대한 심층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고용위기 극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얼마나 지속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이같은 정부발 지원금은 ‘언발에 오줌누기’라는 비판도 많다. 중소여행사를 운영하고 있는 한 여행사 대표는 “코로나19가 터진 뒤로 사실상 매출이 0원”이라며 “고용유지지원금 지급 기간이 연장됐다고는 하지만 매출이 없는 상황에서 건물 임대료나 개인적으로 필요한 생활비에 비하면 이 돈은 새 발의 피다. 어쩔 수 없이 회사 문을 닫고 대리운전이며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0년차 여행사 직원이라고 자신을 밝힌 A씨는 한 여행 커뮤니티에 글을 남기고 상반기에 재택근무를 할 때만 해도 괜찮았는데 하반기까지 상황이 이어지고 동종업계의 줄폐업 소식을 들으니 이제 업계를 떠나야 할 때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A씨는 “사원증을 메고 이곳저곳 출장을 다니던 일이 꿈만 같다, 20대 후반의 나이에 다른 일을 새로 시작하려니 앞이 깜깜하다”고 토로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관광·전시·경기 취소 등에 따른 피해액은 약 10조7000억원이다. 이 중 항공업·여행업·숙박업 등을 포함한 관광분야 타격이 가장 컸다. 항공업·여행업·관광숙박업·면세업 등 관광 레저 부문 소비 지출은 작년 동기 대비 약 24조 5000억원 감소했다. 여행업 매출 감소액은 약 5조원으로 추산했다. 

올 6월 기준 국내 관광수입 역시 전년 동월 대비 73.2%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관광통계 데이터에 따르면 올 6월 기준 관광수입은 4.1억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 15.4억달러에 비해 대폭 감소했다. 관광지출 역시 6.7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72.6% 줄었다. 

tuxi0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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