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보다 인턴] “인턴에게도 직무역량 필요한 시대… 학교 밖으로 나와야 한다” 조지용 한국바른채용인증원 원장

입력 2020-10-23 12:15  

[신입보다 인턴] “인턴에게도 직무역량 필요한 시대… 학교 밖으로 나와야 한다” 조지용 한국바른채용인증원 원장


[한경 잡앤조이=이도희 기자] 코로나19로 비대면 면접이 늘면서 면접관 교육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면접관의 면접 태도나 질문이 영상으로 녹화되기 때문에, 기업은 체계적이고 객관적인 면접제도를 갖출 수밖에 없다.

한국바른채용인증원은 2017년 시작한 국내 최초의 채용전문면접관 자격인증기관이다. 전문면접관을 교육해 기업에 파견을 보낸다. 2018년부터는 한국생산성본부인증원과 함께 ISO기반의 바른채용경영시스템 인증제도 국내에 보급하고 있다. 기업의 채용절차가 적합한 인재를 뽑도록 설계돼있는지를 평가하는 도구다.

한국바른채용인증원의 채용전문면접관 자격인증은 대기업, 공기업, 외국계의 인사 및 채용담당자와 더불어 학생들을 대상으로 면접교육을 원하는 대학도 속속 취득하고 있다. 인증원의 자격증을 취득한 인사담당자는 삼성전자, 한화시스템, 한국수력원자력, 마이크로소프트 등 기업 100여곳에 달한다.  

조지용 한국바른채용인증원 원장은 GE와 코카콜라 인사팀을 시작으로 미국계 대형 컨설팅회사에서 조직과 인사전략 컨설턴트로 일했다. 이 과정에서 기업 외부 면접관으로 여러 차례 참여하면서 기업의 채용에 대해서도 연구했다.

조 원장은 “기업은 인턴사원에게도 주어진 일 외에 뭔가 회사에 기여하려고 하는 모습을 기대한다”며 “만약 정규직 전환율이 낮을 경우, 전환을 위해서는 인턴 때 어떤 점을 고민했고 어떤 결과를 냈고 회사에 어떤 기여를 했는지를 보고서로 일목요연하게 작성할 수 있을 정도가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채용전문면접관 자격인증이라는 개념이 생소하다. 어떻게 이 자격증을 개발하게 됐나

컨설팅회사에서 조직·인사전략 컨설턴트로 일하면서 공기업 승진평가와 채용평가의 외부 면접관으로도 여러 번 초청받았다. 그런데 사내 면접관의 부족한 점을 보완해야 할 외부 면접관들조차 훈련이 너무 안 돼 있는 것을 봤다. 집안환경 질문이나 성차별적인 얘기도 서슴지 않았다. 공기업의 승진과 채용은 매우 중요한 문제인만큼 훈련된 사람이 필요하겠구나 생각하고 이 일을 시작했다. 처음엔 영업이 순탄치 않았는데 2017년쯤 대기업과 공기업 채용비리가 터지면서 공기업 외부 전문가 50% 확보 조건이 생기고, 그때 면접관 훈련 필요성도 커졌다. 

올 들어 인턴채용이 늘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

인턴은 인사에서 평가 툴로 활용되는 ‘워크 샘플 테스트’와 비슷하다. 실무능력을 통해 역량을 검증하겠다는 건데 워크 샘플 테스트는 타당도가 50%가 넘는다. 그럼에도 정규직 전환율이 줄었다는 조사 결과가 있는데 그만큼 기업이 사정이 좋지 않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일 거다.

인턴과 정규직 선발 기준에 차이가 있나

주니어, 즉 신입사원을 뽑을 때 젊은 면접관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 이 외에는 인턴과 정규직 면접관 간 차이는 없다. 평가 역량도 비슷하다. 다만 이건 인턴에게도 정규직과 같은 직무역량을 뽑을 확률이 커졌다는 의미다. 

인턴 지원자에게 요구하는 직무역량은 무엇인가

우선 인턴이 와서 바로 조직에 적응할 수 있을지를 본다. 이걸 ‘팀지향성’이라고 하는데, 주어진 것 외에 뭔가 회사에 기여하려고 하는 것을 기대한다. 예를 들어 학생들이 자신의 역량을 설명하기 위해 가장 먼저 내세우는 게 학점이다. 면접관은 ‘입사 후 포부가 무엇인지’ ‘앞으로 이 분야에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묻는다. 그럼 대부분의 학생이 학교생활을 열심히 해서 높은 학점을 받았다고 말한다. 이러면 불합격이다. 기업은 학점이 조금 낮아도 트라이 앤 에러(try and error)를 해봤는지를 묻는다. 엔지니어를 꿈꾼다면 실제 엔지니어링 현장을 한 번이라도 찾아가봤는지를 궁금해 한다.  

인문계 학생들은 어떻게 직무역량을 증명할 수 있나

만약 영업이라면 남들보다 더 많이 팔아본 게 있는지, 마케팅이라면 시장을 분석해서 적용해본 일이 있는지, 왜 그렇게 분석했는지를 물어볼 것이다. 이 과정에서 지원자가 어떤 고민을 했는지를 보고싶어 한다. 시도를 안 하면 실수도 없다. 학생들이 교실에서, 방에서 나와야 한다. 

정규직 전환율을 높이기 위해 인턴 때는 어떻게 일을 해야 할까

인턴 때 어떤 점을 고민했고 어떤 결과를 냈고 회사에 어떤 기여를 했는지를 보고서로 일목요연하게 작성할 수 있을 정도가 돼야 한다. 




인턴을 많이 선발하는 곳이 공기업이다. 공기업은 인재상도 다를 것 같다

역량평가의 평가 기준에는 수동적, 통상적, 능동적, 창조적, 패러다임 전환적 행동 등이 있다. 여기에서 패러다임 전환적 행동을 특히 높게 평가하는 기업이 구글이다. 소위 또라이여도 자기만의 인사이트가 있어서 뭔가를 바꿔본 사람을 선호한다. 하지만 공기업은 이런 사람을 정말 ‘또라이’라고 생각한다. 대기업도 비슷한데 공기업이 특히 싫어하는 사람이 과장하고 거짓말하는 사람이다. 인턴 3개월 경력으로 자신을 전문가라고 이야기하는 지원자, 이런 경우를 공기업은 지양한다. 외국계는 말을 안 하는 사람을 바보라 생각한다. 컨설팅회사는 말을 안 하면 해고 당한다. 말을 안 한다는 건 생각이 없다는 뜻이니까. 반면 공기업은 조직이 중요하다. 나에게 이익이 안되더라도 남을 위해 일하는 것 이게 바로 공기업의 공직가치다. 즉 공공을 위해 희생과 봉사한 일이 있는지를 중요시한다.

인턴으로서, 어떻게 회사생활을 해야 할까

‘인턴으로서 뭔가를 배우겠다’는 건 통상적 수준이다. 기업은 배우러 오는 사람보다 빨리 배워서 회사에 기여하겠다는 자세를 더 중요시한다. 의사소통능력도 필요하다. 상사가 뭔가를 시켰을 때 바로 ‘알겠습니다’라고 일을 시작한다는 건 사고치겠다는 의미다. 과업을 받은 뒤엔 확실히 의도를 확인한 뒤 일을 시작해야 한다. 또 마감 전 한 박자 빠르게 중간보고를 해서 실수를 방지해야 한다. 이게 일 잘하는 사람이다. 커뮤니케이션을 잘 한다는 건 상대방의 의도를 명확히 이해하고 내 의사도 잘 전달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일을 열심히 해놓고 전달을 못하는 것도 바보다. 주어진 일을 하는 사람은 이미 회사에 많다. 주어진 일을 하면서 더 큰 가치를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또 중요한 게 책임감이다. 일을 받았을 때 조건이 어려워도 책임지고 끝까지 해내는 사람, 실수하거나 잘못했을 때 온전히 내 책임으로 돌리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그래서 이렇게 책임감 있는 사람을 회사는 높게 평가한다.

마지막으로 인사경력자로서 구직자들에게 해주고싶은 말이 있다면

“컨설팅회사에서 팀 프로젝트를 하다보면 ‘어차피 고객도 모르니 대충하자’라고 말하는 동료가 있다. 만약 내가 이 동료의 고객이 된다면 이 사람을 신뢰할 수 있을까. 이게 프로페셔널이다. 회사생활은 늘 팀 단위로 움직이게 돼 있고 내가 적당히 한다면 누구에게든 노출이 된다. 나에게 엄격한 것. 이게 사회생활의 기본이다. 

tuxi0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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