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신년기획] 규제완화 속도 높이는 中…韓증권사, 투자 유치·IB로 공략 가속

입력 2013-01-07 16:55   수정 2013-01-08 04:28

K머니가 간다 (5) 빗장 푸는 붉은 대륙, 중국

금융개방 '기회의 땅'으로
해외기관투자가 투자한도 확대…합작증권사 외국인 지분율도 높여
中 증시 투자 활기…낙관론 확산

글로벌 격전지…경쟁력 높여야
"中의 경쟁상대는 서울 아닌 뉴욕"
인프라 투자·본토 펀드 직접 운용…한국계 금융사 틈새공략 가속




지난달 25일 중국 상하이 푸둥의 루자쭈이 금융무역구 내 훠타이증권 1층 객장. 평소에도 떠들썩한 곳이지만 이날따라 더 어수선했다. 주가 전광판 쪽에 모여든 사람들이 짧은 탄성을 연발했다. 이 증권사 고객상담부 쩡더궈 씨는 붉게 물든 전광판을 가리키며 “5개월여 만에 상하이종합지수가 2200을 회복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올 들어 중국 정부가 금융규제완화 조치를 잇따라 내놓으면서 증시 투자심리가 크게 개선된 덕분이다.

작년 11월 나온 ‘위안화적격해외기관투자가(RQFII)’ 투자한도 확대가 기폭제가 됐다. 이 조치로 중국금융회사 홍콩법인의 중국 본토 투자한도가 700억위안에서 2700억위안으로 대폭 늘어났다. 풍부한 위안화 예금을 갖고서도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했던 홍콩법인들이 본토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을 넓혀준 것이다.

이에 앞서 작년 8월 합작증권사의 외국인 지분율 상한도 33.3%에서 49%로 높였다. 중국 자동차 책임보험 시장도 외국계 손해보험사에 전면 개방됐다. 단단히 잠겨 있던 중국 금융시장의 빗장이 서서히 풀리고 있다.

자본시장이 꿈틀대기 시작하면서 푸둥 금융무역구는 활기가 넘쳐흐른다. 중국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상하이세계금융센터(101층)에서 일하는 이명재 한국산업은행 상하이분행장은 “2008년 금융위기 때는 분양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으나 지금은 건물마다 빈 사무실이 거의 없다”고 전했다. 자본시장 개방과 금융규제 완화 조치로 주식시장과 부동산 경기가 회복될 것이란 기대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중국본토펀드 직접 운용 ‘실험’

중국 금융시장의 개방과 규제완화가 모든 외국계 금융사들에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중국 시장의 특성을 면밀히 살피고 틈새시장까지 파고들려는, 준비된 금융사들만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현동식 한국투자신탁운용 상하이사무소장은 강조했다.

현 소장의 이 같은 발언은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기도 하다. 한국투신운용은 2011년 2월부터 중국본토펀드를 중국 현지에서 직접 운용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중국계 자산운용사에 위탁해오던 것을 중국인 펀드매니저 1명, 애널리스트 3명 등을 채용해 직접 운용 중이다.

펀드 수익률은 위탁할 때보다 좋게 나온다. 현 소장은 “중국 증권사들은 보통 애널리스트가 300명, 운용사도 70명에 이르지만, 한국처럼 객관적인 수치를 꼼꼼히 따져 종목을 분석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귀띔했다. 현지 운용사에 위탁하느니 인건비 부담을 감수하고라도 직접 운용하는 게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현 소장은 “시장이 열리면 중국 현지 운용경험을 가진 곳이 유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프라 투자 등 IB도 ‘시도’

해외 투자자들이 중국에 투자할 수 있는 여건뿐 아니라 중국 기관투자가들이 해외 주식 및 채권 투자에 나서는 환경이 개선되면서 한국 금융사들은 중국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나서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중국 지방정부의 인프라 투자에 자금을 대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일종의 투자은행(IB) 업무다. 상하이에서 북쪽으로 300㎞가량 떨어진 옌청시의 도로건설 사업이 그 대상이다. 국내 시중은행으로부터 1억달러 규모의 자금을 조달해 투자할 계획이다. 이제갑 상하이사무소장은 “지방정부와 네트워크를 쌓아두면 숨은 기회들이 더 쏟아질 것”이라고 했다.

중국의 막대한 자금을 한국 증시로 이끄는 ‘선봉부대’도 있다. 대신증권은 중국 은행이나 자산운용사의 자금을 유치해 한국 주식시장에 투자하고 있다. ‘적격국내기관투자가(QDII)’ 자격을 획득한 중국 기관투자가만이 해외 투자를 할 수 있다. 이흥하 대신증권 상하이사무소장은 “QDII펀드의 한국 투자 비중은 아직 10% 이내지만 홍콩, 미국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며 계속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중국인 투자자들의 한국 주식 보유 규모는 작년 말 6조2330억원으로, 2008년 말 2742억원보다 22배 급증했다.

대신증권은 또 한국거래소와 함께 코스피200 상장지수펀드(ETF)를 상하이증권거래소에 상장하는 작업도 추진 중이다. 작년 초 상장된 홍콩H지수 ETF, 곧 상장예정인 나스닥100 ETF에 이어 상하이 증시에 상장되는 세 번째 해외지수 ETF가 될 수 있다.

○‘글로벌 격전’ 각오해야

기회에는 항상 위기가 따르기 마련이다. 정훈남 신한은행 상하이분행장은 “중국이 문호를 여는 것은 글로벌 금융사와 경쟁해도 이길 자신이 있다는 의미”라며 “상하이 금융인들은 자신들의 경쟁상대를 서울이나 도쿄가 아닌 뉴욕이나 런던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은행은 규모 면에서 이미 헤비급 선수다. 세계 최대은행인 중국공상은행(ICBC)은 2011년 기준 총자산이 2753조원으로 국내 최대인 KB국민은행(258조원)보다 덩치가 10배 더 크다. 중국 최대 증권사인 쭝신증권은 총자산이 25조원으로 대우증권(22조원)과 비슷하다. 작년 7월 프랑스 크레디리요네(CLSA)증권을 인수하면서 한걸음 앞서 나갔다.

미국 일본 등 글로벌 금융사들과의 경쟁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김부용 현대증권 상하이사무소장은 “한국 증권사들이 비용 문제로 3~4명만을 상하이에 두고 있는 데 반해 일본 증권사들은 20~30명이 나와 있다”며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기 전에 경쟁력을 더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상하이=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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