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 전북은행장 "中企·서민 대출 노하우는 우리가 최고…차별화 전략으로 승부"

입력 2013-01-17 15:31   수정 2013-01-18 09:39

Cover Story - 전북은행

철저한 리스크 관리
5억 넘는 대출 지점·본사 두번 심사…300억원 넘는 여신은 최소화

'2층에 4인 점포'실험
고객 방문 줄어 '비대면' 마케팅…목 좋은 빌딩 1층 점포 고집 안해




“은행 거래가 쉽지 않은 중소기업과 중산층 서민들이 맘 편히 거래할 수 있는 소매 전문 금융그룹이 목표입니다.” 김한 전북은행장(59)은 서민대출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로 틈새시장을 공략, 새로운 은행모델을 선보이겠다고 강조했다.

이탈리아 카리파마, 일본 스루가 등 선진국엔 소매금융에 특화한 은행이 많지만 한국은 전부 대형 시중은행 모델을 좇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소매전문은행을 실현하기 위해 ‘2층 4인 점포’라는 소형 점포 전략을 실험 중이라고 말했다. 목 좋은 빌딩 1층의 통상적인 은행 점포와 달리 2층에 소규모로 열고, 온라인 마케팅을 강화하는 ‘비대면(非對面)’ 방식인데 효과가 좋다는 설명이다.

취임 3년째인 김 행장은 은행뿐 아니라 증권 보험 컨설팅사 등 금융 전 분야를 섭렵했다. 그는 막힘 없이 전북은행의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 전략을 풀어나갔다.

▷최근 자산 규모가 급성장한 점이 돋보인다.

“임기를 시작(2010년 3월)할 때 은행자산이 7조3000억원이었는데, 작년 말 현재 11조5000억원으로 60% 정도 늘었다. 2011년 인수한 JB우리캐피탈 자산을 합치면 13조8000억원이다. 그룹 전체 자산이 3년도 안 돼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너무 빨리 느는 게 걱정스러울 정도로 가파르게 달려왔다.”

▷급성장을 우려하는 시각이 실제로 많다.

“이미 성장률을 낮춰가고 있다. 취임 당시는 자산 규모가 큰 저축은행 정도에 불과해 경제적인 사이즈가 못 됐다. 외부 충격에도 취약했다. 그래서 덩치 키우기에 집중한 측면이 있다. 이제 어느 정도 자산이 쌓여 성장은 더 이상 목표가 아니다. 3년 뒤인 2015년에 은행 15조원, 캐피털 5조원 등 20조원의 자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자산을 급히 늘리면 부실도 늘 텐데….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 5억원 넘는 대출은 1년에 두 번 이상 심사한다. 그것도 해당 지점과 본사에서 동시에 한다. 지점은 잘못된 여신인 줄 알아도 질질 끌려가는 때가 많다. 본사가 나서면 결단을 내릴 수 있다. 일시적으로 어려운 기업은 더 과감히 지원해 살리고, 싹수가 노란 기업은 손절하는 방식이다. 그 결과 연체율이 1.3~1.4%로 다른 시중은행들보다 낮다. 또 지역이 좁아 고객 집의 숫가락 밥그릇 숫자까지 알 정도다. 부실 관리가 잘되는 이유다.”

▷지난해 웅진그룹에 500억원을 물렸다.

“우리로서는 가장 큰 여신이었다. 뼈아픈 판단 실수였다. 3, 4분기에 240억원의 충당금을 쌓아 관련 부실을 다 털었다. 다행인 건 수익 기반이 탄탄해진 덕분에 올해 수익이 작년보다 크게 떨어지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지난해 그룹 전체로 1000억원 정도의 이익이 났다. 또 웅진코웨이가 매각돼 충당금의 상당액은 올해 환입된다. 내부 통제에 문제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변명일 수 있지만 여신의 세 배에 달하는 담보를 잡았는데도 웅진 측이 작정하고 나와 불가피하게 당한 측면도 있다. 웅진 사건 이후 300억원 넘는 여신은 웬만하면 취급하지 않는 방향으로 리스크 관리를 강화했다.”

▷장기적인 성장전략과 모델은 뭔가.

“중소기업과 서민층이 맘 편하게 찾는 소매전문 금융그룹을 지향한다. 시중은행은 큰 기업과 자산가들을 중시한다. 서민들은 저축은행이나 캐피털을 이용할 때가 많지만, 금리나 서비스에서 불만족스러운 게 사실이다. 우리는 시중은행과 저축은행의 중간층을 타깃으로 삼고 있다. 은행의 장점을 살려 주어진 여건에서 가장 싼 대출과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이다. 대우자동차판매가 전신인 JB우리캐피탈을 2011년 인수한 것도 서민 금융그룹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구상의 일환이다. 일본 스루가은행 등 소매금융으로 성공한 모델이 적지 않다. 특히 유럽에선 이탈리아 카리파마처럼 중소서민에 특화한 사례가 많다.”

▷비전을 현실화시킬 방법은 뭔가.

“투자은행(IB)이나 도매업무는 거의 안 한다. 와서 보니 잘 모르는 KIKO(환변동상품)도 취급해 당했더라. 그래서 외환에서도 손을 뗐다. 우리가 잘하는 건 소매금융이다. 물론 소매에 치중하면 손실을 입히는 고객이 많아진다. 신용 낮은 고객이 한둘이겠나. 그래도 그 길로 가야 한다. 그게 지역은행의 역할이다. 또 우리는 서민들을 잘 안다. 낙후된 지역 특성상 중소기업과 서민 고객이 많아 오랜 노하우가 쌓였다. 수도권과 전북 고객의 경제 상황이나 생각이 다른 만큼 우리는 별개의 심사모델을 적용한다. 그만큼 심사기법을 향상시켜와 나름의 자신감을 갖고 있다.”

▷서울 등 외지로의 진출이 활발하다.

“지역은행이라는 틀을 벗어나야 한다. 전북 인구가 180만여명인데, 줄고 있다. 반면 외지에 사는 전북 출신이 360만여명이고, 이 중 250만여명이 수도권에 거주한다. 그래서 최근 2년 새 서울에 점포를 8개 내 총 9개로 만들었다. 30% 선인 서울 비중을 절반 이상으로 가져갈 생각이다. 대전에도 5개 점포를 냈다. 이들 신설 점포는 ‘2층에 있는 4인 점포’가 기본 개념이다. 요즘 고객들은 은행을 거의 방문하지 않는데 1층에 크게 낼 이유가 없다. 카페베네처럼 편리하게 방문할 수 있는 곳에 많이 여는 게 중요하다. 지방은행이 타지로 진출하는 것을 마땅찮게 생각하는 시선도 있던데, 중소기업과 서민을 대상으로 하는 점포인지라 정부의 정책목표와도 부합한다고 본다. 이 같은 ‘비대면’ 점포전략을 포함해 ‘JB뱅크 2.0’이라는 이름의 소매금융전략을 구체화해 내년부터 확대 시행할 생각이다.”

▷캐피털이 의외로 좋은 듯하다.

“내부에서도 놀랄 만큼 급성장 중이다. 인수 당시 0%이던 현대자동차 신차금융 점유율이 8%로 높아졌다. 이익(세전) 규모가 인수 첫해 100억원에 이어 올해 300억원, 내년 600억원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목표와 동기를 부여하고 지원한 결과다. 든든한 동생 집이 생긴 느낌이다. 캐피털의 순항이 서민금융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생각이다.”

▷지난해 말 지주회사 전환을 선언했는데.

“여름 정도면 출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자회사를 당장 추가할 계획이 없어 크게 달라질 건 없다. 광주은행을 꼭 인수해야 한다는 생각은 없다. 규모를 키우는 게 능사가 아니다. 가치를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지역사회에서의 이해와 평판이 특히 중요하다. 시너지 효과보다 장기적인 손해가 더 클 수도 있다는 판단이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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