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커피향 가득한 강릉 바다서 '힐링타임'

입력 2013-01-20 16:57   수정 2013-01-21 01:50

'커피의 메카'강릉 여행

커피박물관·농장 등 즐비…명장 박이추 씨 유명…동서양 역사·문화 한자리에




‘음악의 아버지’ 바흐는 커피광이었다. “아 커피의 기막힌 맛이여! 그건 천 번의 키스보다 멋지고 마스카트의 술보다 달콤하다. 혼례식은 못 올릴망정, 바깥 출입은 못할망정, 커피만은 끊을 수 없다”고 했을 정도로 커피에 대한 아낌없는 애정을 표출했다.

이 기막힌 커피를 바다의 낭만과 함께 마실 수 있는 곳이 바로 강릉이다. 강릉에는 커피에 관해 없는 것이 없다. 커피박물관은 물론이고 커피 농장과 커피 공장까지 갖췄다. 2008년부터는 강릉커피축제까지 열리고 있으니 이만하면 ‘커피의 메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강릉에서 현재 운영하고 있는 커피점은 200여곳. 이들 매장이 창출하는 연간 부가가치가 2000억원에 이를 정도라고 한다. 온 도시에 커피향이 흐르는 강릉으로 커피 여행을 떠나보자.

회색빛 하늘이 심상치 않더니 영동고속도로 초입부터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터널을 빠져나오니 어느새 주위 풍경은 눈의 나라가 됐다. 한파가 몰아치는 겨울 바다엔 성긴 눈발만 가득하고 인적조차 끊어져 버렸다.

강릉 커피 여행은 안목해변부터 시작된다. 일명 ‘커피해변’으로 불리는 안목해변은 명성에 걸맞게 바닷가에 흔한 횟집보다 커피전문점이 더 많은 곳이다. 안목해변에는 또한 다른 어떤 지역보다 커피자판기가 많다. 자판기에서 나오는 커피가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자판기마다 커피 종류와 배합이 달라 조금씩 다른 맛이 난다. 예전에는 자판기만 100여대에 가까울 정도로 수가 많았으나 지금은 몇 십대만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대신 커피를 직접 볶고(로스팅) 뜨거운 물을 내려서 커피를 만드는 드립 커피점이 대폭 늘어났다.

강릉에서 드립 커피점으로 명성이 높은 곳은 단연 카페 ‘보헤미안’이다. 강릉이 지금처럼 ‘커피의 메카’로 자리잡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커피명장 박이추 씨가 주인인 가게다. 재일교포 출신인 박씨는 국내 바리스타 계보에서 명장으로 손꼽히는 ‘1서(徐) 3박(朴)’ 가운데 한 사람이다. 1서는 1980년대를 주름잡았던 고(故) 서정달 씨, 3박은 1990년대의 대표적인 바리스타인 고(故) 박원준 씨와 박상홍 박이추 씨다. 명장 중 두 사람은 이미 세상을 등졌고 미국으로 이민간 박상홍 씨 외에 아직도 현역에서 활동하는 이는 박이추 씨가 유일하다. 커피를 필터에 내리는 드립 커피를 일본에서 정통으로 배운 그는 1988년 혜화동에 커피숍을 열고 바리스타 일을 시작했다. 이후 강릉에 내려와 ‘보헤미안’이라는 커피숍을 열고 제자를 양성했다.

강릉 드립 커피의 또 다른 명소는 테라로사. 일명 ‘커피공장’이라 불리는 테라로사는 한·일월드컵이 열린 2002년 문을 열었다. 은행원 출신인 사장 김용덕 씨는 퇴직 후 이탈리안 음식점을 운영하다 커피에 매료돼 드립 커피 전문점을 시작했다. 커피의 세계적인 산지인 에티오피아나 과테말라까지 가서 원료를 구매할 정도로 커피에 대한 무한애정을 지닌 인물이다.

강릉시내 명주동의 봉봉방앗간(070-8237-1155)도 꼭 한번 들러볼 만한 커피 전문점이다. 영화제작자인 김남기 씨와 지인 3명이 투자해 창업한 봉봉방앗간은 폐업한 방앗간을 인수해서 밀가루 대신 커피향을 채워넣었다. 봉봉방앗간 옆에는 커피 체험을 하며 커피 전문서적을 읽어볼 수 있는 명주사랑채도 눈길을 끈다. (033-640-4807)

박이추, 김용덕 씨 등이 강릉 커피의 품질을 높인 이들이라면 커피문화를 확산시킨 이는 국내 최초로 상업용 커피를 생산한 (주)커피커퍼(cupper.kr)의 김준영, 최금정 부부다. 커피농장 근처에 있는 커피뮤지엄은 국내에서 가장 큰 커피 전문 박물관이다. 세계 각국에서 모은 다양한 커피 유물을 보유하고 있으며 로스팅에서부터 분쇄, 추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동서양의 커피 역사와 문화를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커피체험관에서는 로스팅의 전 과정을 직접 체험할 수 있으며 핸드드립 추출법과 오랜 역사를 지닌 터키쉬 커피 만들기도 있어 가족 체험 여행지로도 인기를 모은다. 오전 10시~오후 8시 개장. 입장료는 성인 5000원, 어린이·노인 4000원. (033)655-6644

커피 여행의 끝지점에는 커피와 예술이 절묘하게 만나는 정동진 하슬라 아트월드(원장 박신정)가 있다. 하슬라는 ‘해와 밝음’이라는 의미의 순우리말로 삼국시대에 강릉을 가리키는 말이기도 했다. 하슬라는 박이추 명장에게 제대로 배운 커피맛도 뛰어나지만 조각공원과 미술관 레스토랑 호텔까지 갖춘 복합문화공간으로 명성이 더 높다. 정동진 앞바다의 풍경이 날것으로 드러나는 바다카페에서 제대로 로스팅한 커피 한 잔을 마시면 ‘기분좋은 쓴 맛’이 제대로 느껴진다.

강릉=최병일 기자 skycbi@hankyung.com


■여행 팁

서울에서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바다쪽으로 가면 안목해변에 이른다.

박이추 씨의 커피숍 보헤미안(033-646-5355)은 경포대 쪽에 있어 눈이 쌓이면 차가 들어가기 쉽지 않다. 테라로사 커피공장은 구정면 어단리에 있으며 경포대와 임당동 등에 분점이 있다. 속초나 동해가 곰치국으로 유명하지만 성원식당(033-646-0219)의 곰치물국 맛도 이에 못지 않다. 신김치의 칼칼한 맛과 곰치의 부드러운 맛이 조화를 이루어 속풀이 해장으로도 그만이다.

이색적인 잠자리를 원한다면 하슬라뮤지엄호텔(033-644-9411~5)에서 묵어보자. 바다 전망이 뛰어나고 호텔 방마다 테마가 있다. 하슬라의 바깥 주인인 조각가 최옥영 강릉대 교수가 직접 만든 침대와 다양한 인테리어가 이채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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