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의 아들, 우리 아버지들 흘리신 땀만큼 보상해드려야
책으로만 봤던 농어촌 현실…이젠 몸으로 부딪쳐 배울 것

“아버지, 농부의 아들이 ‘대한민국 농어촌의 미래’를 디자인하게 됐습니다.”
방학은 물론 심지어 학기 중에도 아버지가 부르면 일하러 달려가야 했다. 농촌은 언제나 일손이 부족했다. 사춘기 땐 반항심이 생기기도 했다. 하지만 어머니와 함께 배 과수원을 10여년간 해온 아버지. 비가 오면 빗물이 쏟아질까. 햇빛 들면 가뭄 들까. 새벽별 보고 밭으로 나가 저녁달 뜨면 귀가하던 부모를 보며 자랐다. 외면할 수 없었다. 어느새 허리가 굽은 아버지. 그분의 뒷모습에서 근면을 배웠다.
“부모님의 그 땀방울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어요. 농사는 생각보다 힘들었습니다. 그럼에도 열심히 일한 만큼 보상을 받지 못했지요. 우리 농촌의 아버지들이 흘리신 땀만큼 보상을 해 드리고 싶습니다.”
어느덧 성인이 돼 한국농어촌공사 신입사원이 된 김두종 씨의 다짐이다. 또 다른 신입사원 성은영 씨(여). 그는 도시에서 자랐지만 농업경제학을 공부하면서 우리 농촌의 현실을 알게 됐다. “지금까지 책으로만 접했던 농촌, 이젠 몸으로 부딪히면서 알고 싶습니다.”
지난 23일 경기 의왕시에 있는 농어촌공사에서 대한민국 농어촌의 미래를 짊어질 두 젊은이를 만났다. 비록 살아온 환경은 달랐지만 ‘농촌 사랑’은 한마음이었다. 농어촌공사는 2014년 9월 전남 나주로 본사를 옮길 예정이다.
▷왜 농어촌공사를 지원했나요.(성)“지금까지 이만큼 발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농촌의 힘이라는 걸 대학에서 배웠어요. 경제적 부유함을 이젠 농촌으로 돌려주는 데 밑거름이 되고 싶었습니다.”
(김)“지난해 2월 졸업 후 미래를 놓고 6개월을 곰곰 생각했습니다. 앞으로 10~20년 몸담을 직장을 함부로 선택할 수 없었기 때문이죠. 모두가 꺼리는 농촌을 모두가 가기를 원하는 농촌으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농어촌공사는 농어업인 자녀 채용기회와 지역인재 채용을 확대하기 위해 2010년부터 채용인원의 50%를 농어업인 자녀로 뽑고 있다. 시행 첫해는 전체 134명의 신
사원 중 36명(26.9%), 2010년엔 88명 중 41명(46.6%), 그리고 지난해는 121명 중 58명(47.9%)을 농어업인 자녀로 채용했다. 김씨는 농어업인 자녀로 뽑힌 경우다.
▷농어촌공사 준비과정은.
(성)“농업경제학 전공책을 후배들에게 물려줬는데 필기시험을 위해 회수할 정도였죠.”(김)“필기가 중요합니다. 5지선다 40문항으로 대졸 수준 문제가 나옵니다. 경영학 수업을 들었지만 막상 확신할 수 없는 문제가 10문제가 넘었어요. 그만큼 어렵게 출제됩니다.”
▷시사상식은 어떻게 대비했나요.
(성)“스터디 멤버가 분야별로 상식을 정리해와서 서로 공유했어요. 농업상식은 제가 전공이었기에 따로 정리했고요. 전공시험은 거의 비슷비슷하게 잘 보는데 당락은 상식에서 갈리는 것 같습니다.”
(김)“전투화 종류를 묻는 등 상식을 초월하는 문제가 나왔어요. 신문을 통해 최근 이슈를 꼭 체크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농어촌공사 서류는 어학성적, 학점, 자격증, 공모전 수상경력 등을 합산해 최종합격자의 20배수를 뽑는다. 강성준 인사팀장은 “행정직은 정보처리기사 자격증을 꼭 취득할 것”을 당부했다. 인적성검사는 40점 미만자는 불합격처리한다. 최근 3년간 불합격자는 2%였다. 솔직하게 답변하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필기시험을 통해선 2배수를 뽑는다.
▷면접날 기억납니까.
(김)“오전·오후반으로 나뉘는데 전 오전반이었어요. 1차 실무면접은 5인 1조로 들어갑니다. 지난해 나왔던 프레젠테이션(PT) 문제는 ‘농어촌공사 홍보방안, 우리나라 사교육의 문제점과 해결방안’ 중에서 하나를 골라 2분 내에 발표하는 것이었어요. 2분이 중요합니다. 제재는 안 하지만 2분을 넘기면 감점입니다. 깊이 있는 지식보다 간결함과 논리력이 중요합니다.”
(성)“저는 오후반이었어요. 한국경제신문 기사 중 매주 토요일에 나오는 ‘맞짱토론’ 덕을 많이 봤어요. 저는 ‘초고령화시대 영향과 해결책, 스마트폰이 현대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묻는 질문이었어요. 당당하고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필요합니다.”
▷2차 임원면접은 어땠나요.
(김)“농어촌공사는 어떤 곳인지, 고시 준비생에겐 왜 고시 대신 여기를 지원했는지, 경제민주화를 영어로 표현하면 뭔지, 경제와 민주화가 양립할 수 있는 말인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정말 커뮤니케이션을 높이는 도구인지 등을 물어봤어요.”
(성) “한국 농업과 농촌에 대한 질문이 많았어요. ‘한정된 자원을 어디에 투자해야 할까, 인문학 위기가 왜 올까, 최근 읽은 인문서적은, 애그플레이션(농산물 값 상승으로 물가상승) 영향,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및 한·중 FTA 효과, 쌀 자급률 80%에 따른 한국 농촌의 문제점은 뭔지’ 등이 나왔어요.”
▷취업준비생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성)“이 땅의 농어업에 종사하는 분을 돕겠다는 사명감을 갖고 준비한다면 공부에 탄력이 붙을 것 같아요.”
(김)“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한다면 기회가 오고, 그 기회를 잡을 겁니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농어촌공사에서의 포부를 물어봤다. “우리는 농어촌공사 직원임에 자부심을 느껴요. 그런데 바람이 있다면 모든 국민들도 자부심을 느끼는 농어촌공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한국농어촌공사는
한국농어촌공사는 국민의 안전한 먹을거리 생산기반 조성과 관리, 농어촌 지역 발전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기관이다. 1908년 옥구수리조합이라는 이름으로 창립한 이래 104년 동안 농업 근대화를 이끌며 주곡인 쌀의 안정적인 자급기반을 확충하는 데 중심 역할을 했다. 저수지·양배수장 등 농업기반시설을 조성하고 지구 두 바퀴 반에 해당하는 9만7000㎞의 농업 물길을 열었다.
1990년부터 영농규모화 지원으로 전업농을 5만2000가구 육성하고, 가구당 경지면적을 2.51㏊가량 확대하는 등 농업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농지임대수탁, 경영회생지원 등 농지은행 사업을 추진하면서 농업인의 소득과 경쟁력을 높여오고 있다. 2010년에는 18년의 노력 끝에 세계 최장 33.9㎞의 새만금 방조제를 고유의 기술력으로 완성했으며, 저수지 둑 높이기와 농경지 리모델링 사업을 비롯한 농업분야 4대강 살리기 사업, 작년부터 새롭게 시행 중인 농지연금 등 미래 신성장 동력이 될 다양한 국책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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