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남대문시장서 일본인 관광객들 사라졌네!

입력 2013-01-30 08:04   수정 2013-01-30 11:42



28일 오후 서울의 남대문시장. 잡화점, 식료품 가게, 의류매장 등이 양옆으로 빼곡하다. 티셔츠가 빈틈없이 걸려있고 잡화점의 가방과 신발도 어지러히 진열돼 있다. 남대문시장은 1년 365일 쉬는 날이 없는 한국을 대표하는 시장이다. 하지만 길거리는 한적하다.

"마수걸이(첫 매출)라도 하면 다행이지"

액세서리 상가에서 일하는 김모 씨(44)는 물건을 둘러보다 발길을 돌리는 관광객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김 씨는 "관광객은 물론 일본인 상인들도 없다" 면서 "쭉 거래를 해오던 일본인 상인들도 마진이 줄었다며 발길을 끊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액세서리를 동대문시장에서도 많이 가져가는데, 그 곳에도 일본인이 없으니까 그 쪽 매출도 줄었다"고 말했다.

일본인 관광객 감소는 일본인 특수를 누리던 명동에도 직격탄을 날렸다. 일본어로 판촉행사를 하던 화장품 가게 직원들은 이제 지나가는 사람에게 중국어 인사를 먼저 건넨다.

한 화장품 가게 앞에서 만난 리에 츠치모토 씨(여·21)는 한국인 친구가 많아 이 곳을 자주 찾는다. 그는 "한국에 오면 꼭 사가는 화장품이 있다. 엔화로 따졌을 때 200-300엔 더 비싼 것 같다"며 높아진 체감물가를 토로했다.

2PM의 닉쿤 판넬을 입구에 세워둔 화장품 가게 'it's skin'의 국은복 점장은 "작년 가을부터 일본사람들이 보이지 않는다"며 "엔저 현상의 영향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매장 입구는 1+1행사 포스터로 가득 채워져 있다. 국 점장은 "매출 회복을 위해 일본의 인터넷 사이트에 할인 쿠폰을 올리는 등 자구노력을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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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업계와 여행업체도 사정은 마찬가지. 평소 일본인이 많이 찾는 서울 롯데호텔 역시 작년 4분기부터 일본인 투숙객이 전년 대비 30% 줄었다. 명동에 위치해 일본인 관광객이 70%에 달하는 한 호텔은 상황이 더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관광비수기라는 점에 엔저 현상까지 덮쳐 일본인 투숙객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호텔 측은 1월 이후로 투숙 예약자가 5%가량 더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 관광여행사 관계자는 "원화 강세로 내국인 출국자는 50% 이상 증가한 반면 한국을 방문하는 일본인 관광객은 줄어 따로 프로모션을 준비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일본인 입국자가 줄자 일본발 한국행 노선을 잠정 중단한 항공사도 있다. 비행기편이 없어 부산을 경유해서 들어오는 일본인 관광객도 생기고 있다.

엔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업계는 이번 겨울이 더 춥게 느껴진다. 시장 상인들은 새벽부터 나와 문을 열지만 매출이 예전같지 않다. 손님보다 가게 주인과 종업원이 더 많을 정도다.

상인들은 엔화 약세, 강추위 등을 일본인 관광객 감소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엔화는 지난해 아베 신조 내각 출범 이후 급락해 1월 현재 100엔당 1196원까지 떨어졌다.

엔화 가치가 떨어지자 가격 부담이 커진 일본인 바이어나 관광객들이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인들의 소비가 위축되고 한국 방문도 줄어들고 있다는 것. 

실제 통계상으로도 일본인 관광객의 한국 방문은 감소 추세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일본인 입국자는 지난해 3분기 말부터 감소하고 있다.

작년 3분기 일본인 관광객은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했다. 하지만 엔화 약세와 독도 영토분쟁에 따른 한·일 갈등으로 9월 소폭 감소하더니 10월에는 작년 동기보다 20.7%나 줄었다. 12월 일본인 관광객은 22만여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7만명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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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엔저로 일본인을 상대로 하던 국내 업계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업계는 상황을 타계하기 위해 이벤트와 할인 행사를 내세워 엔저 공세에 맞서는 노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환율 변동으로 인한 시장 침체는 장기화 조짐을 보여 업계의 고민은 깊어져만 간다.

한경닷컴 최수아 인턴기자 suea@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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