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 문 연 미쓰코시 경성점 자리가 본점…세일·쇼핑백도 신세계가 '최초'

입력 2013-01-31 15:30  

Cover Story - 신세계백화점

신세계가 써 온 대한민국 백화점 역사




1967년 10월 서울 충무로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바겐세일’이라는 안내문이 걸렸다. 질 좋은 백화점 상품을 평소보다 싼 값에 파는데도 소비자들의 반응은 기대만큼 뜨겁지 않았다. ‘바겐세일’이라는 개념 자체가 당시 일반인들에겐 생소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이 ‘세일’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을 뒤늦게 알아챈 백화점 측은 황급히 ‘철 지난 재고상품을 싸게 팝니다’라고 쓴 안내 표지판을 입구에 세웠다. 그제서야 손님이 구름같이 몰려들었다.

지금은 1년에 5~6회씩 하는 백화점 세일이지만, 1960년대만 해도 국내 유통업에는 ‘세일’이라는 개념이 없었다. 신세계가 당시 선보인 것이 국내 최초의 세일이었다.

신세계가 국내 유통업계에서 처음 실시한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백화점이 고객에게 보내는 판촉용 우편인 직접우편(DM)과 옷가지 등을 넣어 들고 다닐 수 있는 쇼핑백도 신세계가 처음 선보인 것을 다른 백화점들이 따라 하면서 일반화됐다. ‘신세계의 역사가 곧 국내 유통업의 역사’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신세계의 역사는 일제 강점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지금의 신세계 본점은 과거 일본 미쓰코시백화점 경성점이 있던 곳이다. 미쓰코시 경성점은 1930년 10월24일 문을 열었다. 비록 일본 기업이기는 하지만 미쓰코시 경성점은 우리나라에 들어선 최초의 백화점이었다. 르네상스 건축 양식으로 지어진 미쓰코시 경성점은 세계 최초의 백화점인 프랑스 봉마르셰와 영국 왕실백화점 해롯의 외관과 매장 구성 등을 모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쓰코시 경성점은 해방 후에도 ‘동화백화점’으로 상호를 바꿔 영업을 계속하다가 1962년 동방생명으로 소유권이 넘어갔다. 삼성이 1963년 동방생명을 인수하면서 동화백화점 역시 삼성 계열로 편입됐다. 그 해 11월 고객 공모를 통해 ‘신세계’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출발한 것이 지금에 이르고 있다. 신세계는 지금도 미쓰코시 경성점 개점일인 10월24일을 창립일로 기념하고 있다.

이후 신세계는 계속해서 ‘대한민국 최초’의 역사를 써내려갔다. 1969년 7월 고객들에게 신용카드를 발급해 새로운 결제방식을 도입했다. 당시 발급한 신용카드는 1996년 한국기네스협회로부터 ‘국내 최초 신용카드’로 공인받았다.

1973년 3월에는 미국 의류 브랜드 맥그리거와 계약을 맺고 이듬해 초 상품 판매를 시작했다. 국내 백화점이 해외 브랜드를 들여와 판매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신세계는 1980년대 들어서도 다점포 판매시점관리(POS) 시스템 가동(1987년), 해외 통신판매(1988년), 홈쇼핑 도입(1989년) 등 유통업계 혁신을 주도했다.

2011년 신세계에서 분사했지만, 1993년 11월 서울 창동에 국내 최초 할인점(대형마트) 이마트를 연 것도 신세계였다. 오늘날 전국으로 확산된 테이크아웃 커피 문화는 신세계가 1999년 7월 스타벅스 국내 1호점을 이화여대 근처에 열면서 시작됐다. 2007년 6월에는 경기 여주에 프리미엄 아울렛이라는 신개념 유통업태를 선보였다.

신세계는 사회공헌 활동에서도 다른 기업과 차별화된 시도를 많이 했다. 1999년 국내 기업 최초로 윤리경영 및 사회공헌 관련 업무를 전담하는 ‘기업윤리사무국’을 설치했다. 이후 많은 기업이 비슷한 조직을 만들며 사회공헌 활동에 나섰다.

2006년에는 임직원이 일정 금액을 기부하면 회사가 같은 금액을 지원, 기금을 조성해 운영하는 ‘매칭 그랜트’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신세계그룹 임직원 2만5800명 중 91%에 달하는 2만3600명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남들이 하지 않는 새로운 시도를 통해 유통업 발전을 이끌어 온 ‘혁신 DNA’가 신세계의 최대 강점”이라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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