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사람을 으뜸으로 하는 자본주의…부자로 가는 '혁신 DNA' 키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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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1-31 16:47   수정 2013-02-01 00:11

[책마을] 사람을 으뜸으로 하는 자본주의…부자로 가는 '혁신 DNA' 키워라

기로에 선 한국 경제 '저성장 늪' 벗어나려면…

경쟁·배려 공존하는 경제체제…양극화 해소 위한 상생·협력 필요
성장 기반으로 한 '창조적 복지' 지향…기업은 스스로 사회적 책임 다해야

새로운 경제를 열다
김중웅 지음 / 청림출판 / 404쪽 / 1만8000원

혁신으로 대한민국을 경영하라
김병도 지음 / 해냄 / 268쪽 / 1만5000원



혼란기다. 자유로운 시장경제를 통해 경제성장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인 신자유주의는 극심한 양극화의 벽에 막혀 용도폐기될 운명이다.

경제민주화와 복지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진 반면 경제성장률은 떨어지고 세계 경제의 앞날도 불투명하다. 어디로 갈 것인가. 원로 경제전략가인 김중웅 전 현대경제연구원 회장과 ‘혁신전도사’로 불리는 김병도 서울대 경영대학장이 한국 경제와 사회의 앞날을 위한 혜안을 담은 책을 각각 내놓았다.

김 전 회장은 《새로운 경제를 열다》에서 “지금 세계는 과거의 사고 틀과 행동 양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겪고 있다”고 진단한다.

미국발(發) 금융위기와 남부 유로존 국가들의 재정 파탄으로 인한 국가 부도 위기는 새로운 경제질서로 각광받던 신자유주의를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도덕성과 윤리를 강조하는 자본주의 정신은 사라지고 부익부 빈익빈의 양극화가 극심해진 탓이다. 중산층이 무너지고 노동 조건과 삶의 질이 악화돼 계층 간 반목과 불신, 대립도 격해졌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새로운 경제 가치관이 필요하다고 김 전 회장은 지적한다. 경쟁과 배려가 공존하는 공생의 공동체 인식을 기반으로 정글 자본주의를 넘어 인간다운 삶과 존엄성이 존중받는 새로운 경제 체제가 필요하다는 것.

그래서 그는 경제적 약자와 경쟁에서 탈락한 자, 빈곤과 질병에서 고통받는 이들을 함께 보호하고 배려하는 ‘인본자본주의’를 제창한다.

‘인본자본주의’의 핵심은 말 그대로 사람을 으뜸으로 여긴다는 것. 최근 회자되는 창조적 자본주의, 박애자본주의, 자본주의 4.0 등과 맥락을 같이하지만 구체적 실천 전략과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인본자본주의의 실현을 위해 그가 제시한 것은 부민(富民) 안민(安民) 화민(和民) 문민(文民) 봉민(奉民)의 ‘5민(民)주의’ 정책이다. 부민은 경제정책의 목표를 국가나 기업보다 일반 국민에 두는 것, 안민은 국민의 생활 안정, 화민은 국민 화합, 문민은 자율과 창조능력 존중, 봉민은 국민을 주인으로 섬기는 것이다.

그는 특히 경제정책은 성장을 위한 것이고 복지정책은 분배정책을 위한 것이라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성장과 복지가 동반하는 발전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를 위해 21세기에 맞는 ‘창조적 복지’를 제안한다. 창조적 복지는 가진 자로부터 갖지 못한 자에게로 단순히 자원이 이전되는 ‘제로섬’의 복지가 아니라 성장을 기반으로 한 상생과 협력을 통한 비영화(非零化·넌제로섬)를 지향한다.

또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면서도 선거 때마다 거론되는 재벌해체론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원리를 헌정 질서의 정치적, 경제적 기본틀로 하고 있는 이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못박는다. 저성장의 함정에 빠지고 있는 한국 경제를 위한 대혁신 방안, 박근혜 정부가 풀어야 할 과제에 대한 조언도 새겨들을 만하다.

김병도 학장은 《혁신으로 대한민국을 경영하라》에서 최근의 여러 문제점과 비판에도 불구하고 자본주의 폐기론에 반대한다. 그는 “지난 200년간 세계 경제, 특히 선진국 경제는 꾸준히 성장했고 그 원동력은 영미식 자본주의의 핵심인 혁신이었다”며 “가난을 벗어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혁신”이라고 주장한다.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한 방법에 대해서도 “만약 자본주의가 제로섬 게임이라면 가난을 벗어나는 방법은 부자의 재산을 세금 같은 강압적 방법으로 빼앗는 것이 옳지만 그런 나라에서는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단언한다.

그는 세계사에서 부(富)의 대분기점이었던 산업혁명 이후 자본주의를 토대로 선진국 대열에 오른 나라들의 사례와 현재 부국·빈국을 다양하게 비교·분석하며 “혁신이야말로 위기를 타개하고 경제성장과 개인의 행복을 이루는 핵심 동인”이라고 설명한다. 기후, 자원, 지정학적 위치 등 물리적 조건을 넘어 부자나라로 가기 위한 핵심 DNA가 혁신이라는 것.

성공적 혁신을 위해서는 개인과 사회, 국가가 자유·보상·존경의 세 가지 요소를 갖춰야 한다고 그는 강조한다. 혁신가가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자유, 혁신 행위에 대한 물질적·정신적 보상, 혁신가에게 존경이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다만 사회가 있어야 혁신도 있는 만큼 반기업 정서의 원인을 제공한 기업가 스스로 존경을 얻기 위해 자선활동 등 사회적·도덕적 책무를 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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