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민주화 바람 어디까지"…재계, 총수 잇단 법정구속에 충격

입력 2013-01-31 17:23   수정 2013-02-01 02:05

최태원 회장 법정구속

노블리스 오블리제, 피할수 없는 대세지만…
"과도한 법집행" 불만도…총수 재판 기업들 촉각



“할 말이 없다.” “안타까울 따름이다.”

31일 최태원 SK 회장이 법정 구속되는 모습을 TV로 지켜본 주요 그룹 관계자들의 반응이다. 작년 8월 김승연 한화 회장이 법정 구속된 데 이어 최 회장까지 실형을 선고받자 재계는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A그룹 관계자는 “재계 순위 10위 그룹과 3위 그룹 총수가 5개월 사이에 구속됐는데 더 이상 무슨 할 말이 있겠느냐”고 했다. “메가톤급 충격”(B그룹 관계자)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일각에선 “도주할 우려도 없는데 법정 구속시키는 건 과도한 법 집행”이란 불만도 있었다.

재계는 김 회장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경제민주화 바람이 실형 선고에 영향을 끼친 데 주목하고 있다. ‘경제에 미치는 파장을 감안해 구속은 시키지 않는다’는 게 이전까지 법원의 양형 기준이었다면 지금은 엄중하게 책임을 묻는 방향으로 바뀌었다는 점에서다.

실제 법원은 최 회장에 대한 구속 결정을 내리면서 경제민주화와 관련해 대기업이 연관된 사건에 있어 새로운 ‘가이드 라인’을 제시했다. 재판부는 이날 “SK의 위상을 생각할 때 유죄 판결만으로도 충격이 크고 국민 경제에 미칠 영향이 작지 않아 판결에 신중을 기했다”고 전제한 뒤 실질적인 판결 이유를 밝혔다. “대기업의 무리한 확장과 과도한 이윤 추구가 여론의 비판 대상이 되고 있는 게 양형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는 없지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죄를 경감하는 사유가 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또 “국민의 신뢰를 저버리고 대기업에 대한 불신을 가중시켜 국민의 실망감이 크다”는 이유도 덧붙였다. 실형을 선고한 데 있어 ‘국민 신뢰’와 ‘대기업에 대한 불신’이란 점을 고려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재계 관계자는 “작년부터 정치권에서 주장하고 있는 경제민주화의 기본 취지와 이번 판결문에 나온 문구가 대동소이하다”며 “앞으로 대기업 재판 과정에서 경제민주화가 새로운 양형 판단 기준이 될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재계는 최 회장의 법정 구속으로 향후 있을 다른 기업 재판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지금 같은 추세라면 다른 그룹 총수들도 중형을 선고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총수가 재판을 받고 있는 기업은 한화 LIG 금호석유화학 오리온 태광 등이다. 김 회장은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2심 판결을 앞두고 있다. 횡령 혐의를 받고 있는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도 3심이 진행 중이다. LIG 구자원 회장과 구본상 부회장의 재판도 남아 있다.

재계 일각에선 새 정부 들어서도 경제민주화 바람이 잦아들 가능성은 작다는 점에서 경영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많은 기업이 준법 경영과 윤리 경영에 주력하고 있지만 앞으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더 강력히 요구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태명/정소람 기자 chihi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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