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팬텀 “2개월 합숙끝에 ‘조용필처럼’ 탄생, 상술 아니에요”

입력 2013-02-01 05:59   수정 2013-02-01 19:31


[양자영 기자/ 사진 장문선 기자] ‘가수 키겐, 가수 산체스, 가수 한해’  검색창에 팬텀을 치면 나오는 결과다. 보통의 아이돌 그룹이 가지는 리드보컬, 메인보컬, 래퍼의 포지션은 찾아볼 수 없다. 노래와 랩이 동시에 가능한 ‘멀티풀’ 하이브리드 힙합 유닛이기 때문이다.

힙합 유닛이라는 수식어 때문에 간혹 하드한 음악을 고집하는 그룹이라는 오해를 받기도 했지만 사실 이들만큼 감성적이고 변화무쌍한 그룹도 없다. 데뷔하기 이전 여성부의 심의기준을 비판하는 ‘얼굴 뚫어지겠다’로 기선제압을 하더니 모 맥주 광고 삽입곡 ‘CE’로 강력한 한 방을 예고했다. 반면 데뷔 이후 발표한 ‘버닝’과 ‘조용필처럼’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만큼 잔잔하면서도 감성적이다. 그런 면에서 팬텀은 스스로를 “카멜레온”내지 “개구리”에 비유하곤 한다. 색깔이 다양하고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의미에서다.

특히 이번 신곡 ‘조용필처럼’은 그들의 ‘어디로 튈지 모르는’ 성향을 가장 잘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힙합유닛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보컬라인이 강조된 서정적인 음악을, 그것도 ‘가왕’조용필을 앞세워 발표하다니 그저 놀라울 수밖에.

“조용필처럼이 상술이라고?” : 팬텀, 운명처럼 조용필과 만나다
사실 ‘조용필처럼’은 일각의 오해처럼 조용필이 가지는 네임벨류를 이용하려는 상술 때문에 탄생한 곡이 아니다. 팬텀은 이 곡을 만들기 위해 신중한 고민은 물론  두 달간 합숙회의를 거치기도 했다. 완성도에 대한 염원은 그 이름이 다른이가 아닌 ‘조용필’이었기에 더욱 간절했다.

“원래 컴백 목표는 작년 11월이었는데 1월로 밀리면서 곡 작업할 두 달의 여유가 생겼죠. 홍보효과 노린 거 아니냐는 지적이 상당히 많은데, 저희도 그 이름이 너무나 뾰족한 고유명사라 고민을 많이 했던 게 사실이에요. 하지만 저희는 이름을 빌린 만큼 누가 되지 않기 위해 정말 최선을 다했어요”(한해)

세 명의 멤버와 김도훈 작곡가가 ‘조용필처럼’을 완성시키기 위해 들인 공은 상상을 초월한다. 멤버들이 작사를 분담해서 하는 만큼 가사를 다듬고 세공하는 과정이 더욱 세심하고 길어질 수밖에 없다.

“대부분 수록곡은 각자 파트를 따로 써요. 그런데 ‘조용필처럼’은 총체적인 회의를 했죠. 철저히 실화에 근거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쓰는 거라 어느 한 사람이 공감이 안 된다고 하면 여러 번 고쳐야 했거든요. 저 같은 경우는 작업실 에서 밤을 새다시피 했어요”(산체스)

그렇다면 조용필은 이들에게 왜 그리도 흔쾌히 자신의 이름을 허락했을까? 팬텀조차도 그 큰 뜻을 짐작하기 어렵단다. 다만 이번 일을 계기로 조용필과 새로운 인연을 맺었다는 기쁨이 있을 뿐. 이들은 음악적인 성향은 다르지만 어렸을 때부터 그의 음악을 듣고 느끼며 자란 만큼 “그 분이 세운 업적과 몇 십 년 동안 한결같이 음악으로써 대중들과 소통하는 점”을 닮고 싶다고 말했다.

“내친김에 리메이크요? 상업적으로 음원을 내는 것보단 콘서트를 하게 되면 조용필 선배님에 대한 존경을 담아 우리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해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아직까지는 의견이 분분하지만요”(키겐)

“음악 때문에 배고프던 시절, 그대로 담았어요” : 대본없는 리얼다큐 뮤비
팬텀 컴백 이후 조용필이라는 이름과 함께 화제를 모은 것이 하나 더 있다면 페이크다큐 형식으로 멤버 개개인의 데뷔스토리와 현재를 리얼하게 담아낸 독특한 뮤직비디오다. KBS ‘인간극장’ 포맷을 빌려 촬영된 이번 뮤직비디오에는 가수의 꿈을 지키기 위해 알바하는 한해, 여자친구 생일날 통장 잔고가 없어 떡볶이를 먹이는 산체스, 음악 견해 충돌로 한해와 대립하는 키겐의 모습 등이 적나라하게 담겼다.

“오디션 보는 장면 빼고는 모든 게 경험을 바탕으로 진행되는 이야기들이라 대본도 없었고 따로 연기를 할 필요도 없었어요. 대표님으로 등장하시는 분은 저희 실장님이고요, 저희 숙소로 나오는 누더기집은 실제 산체스가 사는 집이에요. 음악장비, 컴퓨터, 침대 모두 산체스 물건이거든요. 여운을 주려고 애매한 결말을 남기긴 했는데, 글쎄요? 팬텀의 ‘인간극장’ 3부가 나올지도 모르죠”(키겐)

“그렇게 허름하지는 않은데 허름하게 보이려고 난장판으로 만들어 놨어요 일부러. 절대 누더기 집 아니에요”(산체스)

“키겐 형도 20대 시절 회사가 망하면서 열심히 준비해온 음반 발매가 물거품이 됐지만 저같은 경우에도 첫 싱글 ‘얼굴 뚫어지겠다’ 발매하고도 알바를 진짜 했었거든요. 완성된 거 보니 찡하던데요”(한해)



“대중과 타협했죠” : 팬텀이 걷고자 하는 길
서른 셋 키겐, 스물 여섯 산체스, 스물 셋 한해. 맏형과 막내의 나이차만 무려 10년이지만 희한하게도 음악에서만큼은 세대차를 느끼지 못하고 한마음으로 뭉쳤다. 소위 언더그라운드 뮤지션이라고 하면 굉장히 날카롭고 비판적인 음악을 먼저 생각하지만, 의외로 메이저로 데뷔한 팬텀의 타이틀곡들은 매번 부드러웠다. 혹시 우리는 팬텀이라는 그룹 자체를 아직도 오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저희가 힙합을 무지막지하게 좋아하긴 하지만 그 외에 대중가요도 상당히 좋아해요. 원체 밝은 감성이라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만한 음악을 선호하죠. 심지어 트로트까지도요. 그래서 의도치 않게 그런 곡들이 타이틀로 선정된 게 아닌가 싶어요. 생각해보면 언더에서도 공격적이고 비판적인 음악은 안 했거든요”(산체스)

“셋중에 그나마 제가 좀 마이너 성향을 띠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에는 분위기 잡는 음악 말고 신나게 뛰어다니면서 무대 위를 누비는 새로운 음악을 하고 싶어요. 군무는 아닌데 시끄럽고 좋은!”(한해)

‘팬텀=새로운 그룹’이라는 공식을 알아주는 팬들 덕분에 비(非)아이돌임에도 불구, 집단적인 사랑을 받으며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하는 팬텀. 물론 대중성을 표방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남들이 다 하는 걸 하고 싶지는 않다”는게 이들의 소신이다.

“국민그룹은 못 돼도 국민노래는 하나 만들고싶어요. ‘강남스타일’같은 거요. 역작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음악을 많이 선보이고 싶기도 하고요. 또 큰 규모가 아니더라도 단독 콘서트 해서 팬텀 안에 잠재된 모든 것들을 다 보여주고 싶어요. 음...소소하게 보조경기장?(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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