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지훈 “살아남기 위해 애드리브 연구했다”

입력 2013-02-02 01:00  


[최송희 기자 / 사진 장문선 기자] 이지훈의 발견은 ‘의외성’에 있다. 단정한 인상에 조곤조곤한 말투로 감사한 사람들을 나열하는 일진이라니. 말 한마디 허투루 하는 법 없는 이 소년이 드라마 ‘학교2013’에서 온갖 불량한 짓을 서슴지 않던 이지훈이 맞나 싶다. 

한경닷컴 W스타뉴스와 인터뷰를 가진 이지훈은 “신인이다 보니 감독님과 스태프 분들이 많이 배려해주셨다. 생각을 많이 하게끔 편안하게 이끌어주신 것 같다. 아무것도 모르는 나를 기다려주고 참아주고 권유해주시고”라며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스스럼없이 상대에 대한 고마움을 꺼내는 소년은 매순간 짐작과는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불량아를 연기했지만 술 한 잔 할 줄 모르고, 데뷔보다 군 제대가 먼저였던 소년은 그야말로 ‘짐작 불가능’한 상태다.

■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사람들이 날 알아보는 게 신기해요. ‘학교2013’ 촬영 초반만 하더라도 지나가던 어른들이 교복을 입고 담밸 피운다고 혼내시곤 했어요. 스물다섯 살이나 먹었는데 ‘어린 것들’이라고 꿀밤까지 때리시더라고요. 아무리 배우라고 설명해도 믿질 않으셔서(웃음)”

천진하게 웃어넘기는 얼굴은 아직 ‘학교’를 벗어나지 않은 소년 같다. 올해로 스물여섯 살. ‘학교2013’으로 처음 인사를 건넨 이지훈은 ‘열여덟’ 이지훈을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이따금씩 ‘스물여섯 살’ 이지훈 다운 면모를 드러내기도 했다.

“원래 꿈은 체육선생님이었어요. 어릴 때부터 축구를 해서(웃음) 체육대학까지 진학했지만 막상 체대를 졸업하고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더라고요. 미래에 대한 걱정이 많았죠. 군대에서도 ‘제대하면 뭘 하지’라는 걱정에 한 시도 편히 자본 적이 없었어요.”

시작은 정직했다. 축구 말곤 흥밋거리가 없던 그에게 축구보다 ‘재밌는 것’이 생긴 것이다. 이지훈은 군복무 당시 인기였던 드라마 ‘아이리스’의 이병헌을 흉내 내며 연기에 재미를 붙였다. 그야말로 정직한 사유다. 단순히 이병헌이 ‘멋있어서’ 따라하던 것이 연기에 대한 ‘욕심’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뮤지컬 배우였던 후임이 ‘배우를 해보는 것이 어떻겠냐’며 권유를 했어요. 배우라니(웃음) 생각지도 못했던 분야였죠. 사실 배우에 대해서 회의적인 편이었어요. 외삼촌이 방송국 소속 배우였는데 한 번도 TV에 출연하지 못했거든요. 삼촌의 삶을 보니 배우라는 직업도 만만치 않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결과적으로는 돈이 아닌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었지만.

미래에 대한 ‘불안’은 연기에 대한 ‘기대’로 바뀌었다. 그는 하루 빨리 전역해 연기를 시작하는 것이 꿈이었다고 덧붙였다.

“‘아이리스’가 연기에 흥미를 붙여준 작품이라면 제게 확신을 심어준 것은 영화 ‘박수칠 때 떠나라’에요. 신하균 선배님의 연기를 보고 큰 충격을 받았어요. 어떻게 저렇게 연기를 할까 싶더라고요. 제게 신하균 선배님은 ‘느님’ 같은 존재에요. 하균느님(웃음)”

기회가 된다면 배우 신하균의 아역을 해보고 싶다고 덧붙인 이지훈은 “사실 신하균 선배와 닮았다는 얘길 조금 들었어요. 아닌가요?”라며 천진하게 웃어버렸다.



■ 능동적 소년

스물여섯 살. 소년이니 교복이니 하는 것들이 조금 멋쩍을지도 모르겠다. 그는 군복을 벗고 교복을 입게 된 소감에 대해 “주변에서 놀린다”며 한참을 키들거렸다.

“스물여섯에 군대까지 다녀와서 교복이냐고(웃음) 아침 여섯시에 수염을 밀면 아홉시에 다시 수염이 나지만……. 교복을 다 갖춰 입고 거울을 보면 나름 괜찮은 것 같아요. 괜찮아 그래, 아직 안 늙었어 교복 어울려 하고 스스로 위안하곤 해요.”

단순히 오정호와 ‘아이들’에 그칠 수 있던 것을 ‘이지훈’으로 각인시킨 것은 작품을 대하는 그의 태도에 있었다. 그는 “살아남기 위해 (이지훈을) 연구했다”며 많은 장면들이 애드리브였다고 덧붙였다.

“1화부터 9화까지는 거의 애드리브였어요. 대사가 없어서(웃음) 애드리브를 짜서 감독님께 허락을 받는 식으로 상황을 만들었어요. 기억에 남는 애드리브는 흥수와 남순에게 ‘고마워…요’라고 인사한 것. 원래는 ‘고마워’였는데 거기에 ‘요’를 덧붙인 거예요.”

대사 한줄 없던 이지훈이 ‘살아남기 위해’ 보여주었던 디테일들은 차근차근 그리고 견고하게 ‘2학년2반의 이지훈’으로 완성되었다. 일진회를 탈퇴하고 싶은 아이들을 대변하게 된 이지훈에게 16회는 조금 짧을지도 모르겠다. 못 다한 이야기가 아쉽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그는 손까지 저으며 “‘학교’ 자체에 내 이야기는 없었다”고 대꾸했다.

“원래 흥수와 남순이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는 작품이었어요. 대사 한 줄 없을 거라고 알고 작품에 임했던 거라서(웃음) 작가 선생님 말씀으로는 일진을 탈퇴하고 싶은 아이와 현실을 대변할 수 있는 대사를 하나 주실 거라고 했었어요. 그렇게 내 분량이 나오게 됐고 분량에 대한 아쉬움은 전혀 없어요. 물론 연기적인 아쉬움은 있지만.”



‘학교2013’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건 ‘오이지’ 멤버들이 아닐까. 그는 ‘오이지’ 멤버들과 실제로도 친하다며 눈을 반짝였다.

“극 중에서 정호와 멀어졌을 때가 있었어요. 신기한 게 그 당시에는 실제로도 정호와 사이가 멀어져서(웃음) 촬영장에서도 이경이와 정호는 둘이 다니고 나는 혼자 다니게 됐죠. ‘학교’에서 혼자 다니니 정말 외롭더라고요. 드라마 안에서도 그 외로움이 자연스럽게 녹아든 것 같아요. 그런 점에서 이경이와 정욱이가 고맙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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