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주 언론' 매일경제를 고발한다] 매일경제, 종편 출자 꺼린 기업들 돌아가며 '융단폭격'

입력 2013-02-04 17:57   수정 2013-02-05 03:52

(1) 도 넘은 '머니 저널리즘'

LG·동부·한솔 등에 무차별 보복 기사
중견기업·은행 가리지않고 전방위 압박
기업들 "당해도 하소연 못해 … 언론 맞나"



방송통신위원회가 종합편성채널 사업자를 선정·발표한 건 2010년 12월31일. 당시 방통위는 매일경제신문을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와 함께 종편 사업자로 선정했다. 매경은 종편채널(현 MBN) 사업 진출을 자축하는 기사를 2011년 1월1일부터 연이어 쏟아냈다.

하지만 내부 사정은 달랐다. 종편사업자로 최종 승인을 받기 위해선 자본금 납입을 그해 3월30일 이전에 마무리지어야 했다. 매경은 그러나 종편에 출자하기로 약속한 일부 주주들이 빠져나가면서 당초 약속했던 자본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었다. 3월20일께 자본금 납입을 완료한다는 내부 계획이 틀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매경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그해 3월 초 본사 임원 회의가 열렸다. 이날 회의엔 신문을 제작하는 편집국 간부진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경 수뇌부의 지시사항은 간단했다. ‘종편 자본금 모집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도대체 회사에 왜 앉아 있느냐’고 닦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 금융권 무차별 난타

매경의 본격적인 기업 때리기는 그렇게 시작됐다. 대상은 출자를 해달라는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 기업들이었다. 금융회사, 대기업, 중소기업을 가리지 않았다. 매경이 자본금 확보에 급급했던 2011년 2월 이후 기사에는 이런 정황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첫 타깃은 중견기업과 금융권이었다. 매경은 3월4일자 증권면에 도시가스 업체 삼천리가 실적 부진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기사를 실었다. 당시 삼천리 관계자는 “1분기 실적도 아니고 뒤늦게 전년 4분기 실적으로 회사가 어렵다고 쓴 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겠나”라며 “자금지원 요구를 거부한 게 주된 이유인 것 같다”고 말했다.

매경은 3월16일자 18면에 ‘신한웨이 길을 잃었다’, 3월21일자 16면에 ‘국민은행 과당경쟁 촉발…KB지주 왜 이러나’는 기사를 게재했다. 신한금융지주는 라응찬 전 회장 등 경영공백을, KB금융지주는 공격적인 마케팅 관행을 각각 꼬집었다. 이들 금융지주 관계자는 그러나 배경을 묻는 기자에 “잘 아시면서 왜 물어보느냐”고 반문했다.

종편 출자를 빙자한 매경의 ‘기업 때리기’는 4대 그룹도 예외일 수 없었다. LG그룹이 주요 타깃이 됐다. LG와 재계에 따르면 장대환 매경 회장은 2011년 초 LG 최고위층에 전화를 걸어 종편에 투자해줄 것을 요구했다. LG는 그러나 삼성·현대차·SK와 마찬가지로 4개 종편 중 한 곳만 지원하기는 힘들다며 정중히 거절했다. 그러자 매경은 3월17일자 19면에 ‘LG전자 스마트전략 아직도 흔들흔들’이란 기사를 내보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던 LG의 당시 상황을 짚은 것이지만,이유는 딴데 있었다는 게 LG 측 설명이다.

○“매이저 신문이 이럴 수 있느냐”

매경의 기업 때리기는 이게 끝이 아니었다. 2011년 3월30일 방통위는 4개 종편 중 자본금을 완납한 조선일보와 중앙일보에 대해 방송사업 승인장을 줬다. 그러나 매경은 시한 내 자본금을 납입하지 못해 6월30일까지 석 달간 유예기간을 줬다. 아래는 주간지 시사저널이 2011년 4월6일 보도한 관련 내용이다.

“매일방송(MBN)은 주주 이탈 폭이 비교적 큰 편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들의 이탈을 막는 작업이 순탄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직 내에서도 불안한 기운이 감돌고 있다.”

1차 자본금 납입시한인 3월30일을 전후해 매경의 ‘기업 때리기’는 극에 달한다. 3개월 내 자본금 납입을 하지 못하면 사업권을 잃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집요하게 기업의 아픈 곳을 지적하는 기사들을 무수히 쏟아냈다. ‘효성, 부실기업 꼬리자르기 도(度) 넘었다’(3월28일자), ‘LIG·효성 무책임한 건설계열사 꼬리자르기…은행권 신규대출 중단 검토’(3월30일자), ‘효성 두 아들의 문어발 경영 뒤탈?’(3월30일자), ‘대기업 계열사 대출우대 폐지…효성·LIG 꼬리자르기 제동’(4월1일자) 등이 이 즈음에 나온 기사들이다.

비슷한 시기 동부그룹과 한솔그룹도 매경의 타깃이 됐다. 4월1일자에선 ‘동부, 경영권 승계 해저드에 빠졌다’는 기사를 다뤘다. 김준기 동부 회장의 장남이 추진하던 골프장 사업이 난항을 겪으면서 그룹 경영승계가 어려워졌다는 내용이었다. 당시 동부 측은 “김 회장의 장남은 이미 충분히 경영권 승계에 필요한 지분을 확보했는데 골프장 하나 못 짓는다고 무슨 문제가 있다는 것이냐”라고 따졌다고 한다. 종편 출자를 거부한 데 따른 보복성 기사란 설명이다.

한솔그룹도 4월6일자 ‘은행들, 부실 떠넘긴 한솔그룹 응징’이란 기사를 얻어맞았다. 당시 한솔 고위 관계자는 “이건 종편 출자 거부에 대한 보복이다. 메이저 신문이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고 격분했다.

LG그룹은 4월에도 계속 ‘당했다’. 매경은 4월6일자에 ‘LG가 지원한 희성전자 매출 20배↑…구광모 등 3년간 수백억 배당’이란 기사를 썼다.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일반적 비판이라고 받아들이기엔 너무도 속이 보이는 기사라는 게 당시 LG 내부의 평가였다.

문제는 매경의 이 같은 ‘기업 때리기’에 어떤 기업도 대놓고 반박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재계 관계자는 “힘 있는 언론이 지배구조나 실적부진 관련 기사를 써 기업들의 팔목을 비틀어대면 어쩔 수 없이 당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하소연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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