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얼떨결에 여기까지…” 한예리만 모르는 그녀의 매력

입력 2013-02-14 07:00  


[이정현 기자/ 사진 장문선 기자] 한예리는 서구적인 미인은 아니다. 속칭 ‘강남스타일’ 얼굴은 더더욱 아니다. 만 28살이라는 나이가 무색해지는 동안 외에도 그에게는 무언가 사람을 이끄는 매력이 있다. 순둥이같지만 고집 있는 북한 탁구선수가 그랬고 고집불통 아버지 밑에서도 강단 있는 모습을 보이는 민주가 그렇다.

한예리가 처음 주목 받은 건 미장센 단편영화제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한국무용과를 다니다 영상원 작품에 출연한 그는 심사위원 특별상 연기부문을 수상했다. 독립영화계의 별이 충무로의 주목을 끄는 것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하지원-배두나가 주연을 맡은 ‘코리아’를 거쳐 ‘남쪽으로 튀어’까지 이어졌다. 설경구 주연의 ‘협상종결자’와 ‘동창생’에도 얼굴을 비춘다. 거침없는 행보다.

2월7일 삼청동의 모 카페에서 만난 한예리는 연기를 시작한 계기에 대해 “얼떨결에”라고 답했다. 전공은 한국무용이지만 우연히 출연한 영화가 상을 받으면서 배우 생활의 첫 발을 띄었다. “상을 받으면서 이제 열심히 해야하는 건가라고 생각했다”는 그는 연기에 대해 아직은 모른다. 하지만 좋아한다.

“무엇보다 즐겁게 연기하고 있어요. 그리고 배우 선배들과 호흡하며 책임감 있게 해야한다는 것도 배웠죠. 연기는 어렵다고들 하는데 사실 뭐가 어려운지도 몰라요.(웃음) 할수록 정답이 보이지 않는 것 같아요. 그냥 솔직한 감정을 카메라 앞에서 보이려 하죠. 그리고 연기를 좋아하게 된 만큼 오래오래 하고 싶다는 욕심도 생겼고 결과에 대한 아쉬움도 생기더라구요”

한예리의 이름을 알린 2번째 상업영화가 된 ‘남쪽으로 튀어’(감독 임순례)는 오쿠다 히데오의 동명 일본 소설을 원작으로 운동권 출신이자 무정부주의자인 최해갑(김윤석)과 그의 가족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그가 연기한 민주는 최해갑 집안의 첫째 딸이자 아버지 만큼이나 고집 있는 인물.

일본을 배경으로 했던 소설을 한국으로 옮겨오는 과정에서 많은 각색과 재해석이 이어졌다. 한예리의 민주 역시 마찬가지. “지금 우리 나이 또래가 고민하고 있는 부분을 건드리는 것이 와닿았다”고 전한 한예리는 멀리 있는 것보다 주위에서 힌트를 얻었다. 언론시사회 당시 화제가 됐던 ‘삼포세대’ 발언 역시 캐릭터 민주와 맞닿아 있다.

“민주를 연기하면서 주위의 제 또래 친구들의 모습을 많이 신경 썼던거 같아요. 민주가 독특한 집안에서 성장하긴 했지만 어떤 사회의 벽에 부딪치는 과정은 우리 세대의 모습과 닮았다고 생각했거든요. 슬프거나 부정적으로 표현하기 보다 재기발랄하고 당찬 민주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자동차 킬로수가 무섭게 오르더라”는 한예리의 말처럼 ‘남쪽으로 튀어’는 해외로케이션 못잖은 강행군으로 진행됐다. 힘든 일정이었지만 함께 연기한 선배 연기자들이 큰 도움이 됐다. 무서울 것 같았던 김윤석은 예상외의 섬세함을 보였고 오연수는 털털한 매력으로 후배 연기자들을 감쌌다. 다시한번 호흡하고 싶은 욕심을 전할 정도로 애정과 신뢰가 쌓였다.

“뭔가 퍼즐이 맞아 들어간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오연수 선배님과 안닮은거 같아서 걱정도 했는데 나중에 보니까 진짜 가족 같더라구요. 김윤석, 오연수 선배님이 큰 그늘을 만들어 주셔서 저희가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던거 같아요. 함께 연기한 사랑이도 너무 사랑스러웠죠”


민주 캐릭터는 인기가 많다. 극중 등장한 담임선생님(김태훈)과 젊은 경찰(송삼동)의 사랑을 독차지한다. 하지만 한예리는 이런 상황이 익숙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영화판에 가서 처음으로 ‘예쁘다’라는 말을 들었다”는 그는 본래 외모 콤플렉스를 이겨내기 위해 춤 하나에만 몰두했던 무용학도였다.

“사실 제가 무용과에 맞는 얼굴이나 몸매는 아니거든요. 이목구비가 뚜렷한 것도 아니고 늘씬한 것도 아니에요. 그래서 더 춤에 매진했던 것도 있었어요. 그런데 연기를 하다보니 ‘매력적이다’ ‘예쁘다’고 말씀을 해주시더라구요. 처음엔 당황스러웠죠. 아 그런데 제가 제 입으로 이런 이야기를 하기가…(웃음) 저는 많은 대중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얼굴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달걀형 얼굴도 아니고 쌍커풀이 짙은 것도 아니죠. 하지만 소수의 사람들에겐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요?”

자신의 매력에 대해 한예리는 “나도 궁금하다”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저 한예리라는 배우를 기억해 주는 대중과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주는 관계자들에게 감사해 했다. “(대중의 사랑을 받을)가능성이 있는 거 같기도 해요”라며 웃은 그는 오히려 자신의 매력포인트를 찾아내는 것이 배우로서 옳은 것인지에 대해 궁금증을 내비쳤다. 마침표를 찍기보다 물음표로 남고 싶달까. 

“욕심이 있다면 조금은 더 성숙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어려보이는 인상을 갖고 있는데 배우 입장에서는 비슷한 나이로 보이는게 가장 좋다고 생각해요. 다양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넓은 간극을 가지는게 좋겠죠? 한번에 바꾸고 싶지는 않아요. 조급해하기 보다는 한 작품, 한 작품 겪으면서 천천히 즐기면서 보여드릴래요. 사실은 제가 행복하기 위해 연기하는 것이거든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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