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성장' 유탄에…명품 중식당 '눈물의 폐업'

입력 2013-02-15 17:18   수정 2013-02-16 02:24

인사이드 Story - 17년 지킨 간판내린'태평로클럽'

호텔신라 '아티제' 매각이후 글로벌 식음료 사업 꿈 접어
포춘 "한국 최고 중식당" 불도장 등 미식가 사로잡아
직원 30여명 실업자 신세



“강북 최고의 중국식 레스토랑.”(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20일자)

“서울 시내 중심가의 야경을 보면서 중국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곳이 생겼다.”(경향신문 1997년9월13일자)

서울 사대문 안의 명소로 꼽혀온 중식당 ‘태평로클럽’(태평로빌딩 27층)이 1997년 문을 열었을 때 신문들이 보도한 내용이다.

서울 광화문과 시청 주변의 비즈니스맨, 공무원, 금융인들이 즐겨 찾던 태평로클럽이 지난 8일 갑작스레 문을 닫았다. 1997년 호텔신라 외식사업부가 개점, 그해 11월 포천지가 한국 최고의 중식당으로 선정할 만큼 수준급의 중국 요리를 선보이던 곳이다. 지난해 초 불거진 ‘경제민주화’ 논란의 여파가 폐업으로 이어졌다.

태평로클럽은 최근까지도 장사가 잘됐다. 삼성타운 내 태평로빌딩 27층에 위치, 창 밖으로 덕수궁과 시청, 남산의 전경을 한눈에 바라보면서 식사할 수 있는 데다 총 100석 규모의 홀과 크고 작은 7개의 룸을 갖춰 주변 직장인의 회식과 비즈니스 접대를 위한 최적의 장소로 꼽혀왔다. 호텔급 요리를 3만5000~10만원대에 먹을 수 있어 돌잔치 수요 등도 꾸준히 이어졌다.

문제는 예상치 않았던 데서 터졌다. 호텔신라는 2010년 식음료사업을 글로벌 사업으로 키우겠다며 카페 베이커리 ‘아티제’, 퓨전 레스토랑 ‘탑클라우드’, 중식당 ‘태평로클럽’ 등을 묶어 자회사 보나비를 설립했다. 그런데 지난해 경제민주화 태풍이 몰아치자 아티제가 ‘재벌 빵집’ 논란이 휩싸였다. 호텔신라는 어쩔 수 없이 보나비를 팔게 됐다.

아티제를 사들인 대한제분은 태평로클럽 등 외식사업은 원치 않았다. 호텔신라는 아티제만 매각한 뒤 외식사업은 TCC란 이름의 자회사로 계속 보유해야 했다. 그러나 글로벌 식음료 사업의 꿈이 멀어진 상황에서 TCC를 계속 운영해야 할 의미를 찾기가 어려웠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외식사업도 계속 매각을 추진해 왔다”며 “탑클라우드는 사려는 사람이 있지만 태평로클럽은 인수하려는 이가 없어 폐업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태평로클럽을 찾는 손님은 꾸준했으나 임대료가 치솟아 수익성이 높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30여명의 직원은 졸지에 실업자가 됐다.

태평로클럽은 호텔신라 중식당 ‘팔선’의 멤버들이 시내에서 호텔급 요리를 선보이기 위해 만들었다. 1997년 9월2일 열린 개점식엔 당시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 현명관 삼성물산 부회장, 이길현 호텔신라 사장 등 삼성 최고위급 경영진이 총출동하고 장팅옌(張庭延) 당시 주한중국대사도 참석했다.

팔선 출신의 이본주 주장방이 내놓는 불도장 등 해산물 요리는 서울에서도 손꼽히는 맛이었다. 이 때문에 광화문과 시청 주변 직장인들이 접대와 회식 장소로 많이 활용해왔다. 제품발표회, 기자간담회 등 기업 행사도 자주 열렸다. 삼성전자는 개점 이후부터 2008년 강남으로 사옥을 이전할 때까지 대부분의 신제품 발표회를 이곳에서 가졌다. 2010년 농구선수 이상민의 은퇴기자회견이 열렸을 땐 여성 팬들로 북새통을 이루기도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도 자주 찾았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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