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과 각본상 후보작 ‘플라이트’를 연출한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이 내한했다. 저메키스 감독은 ‘백투더퓨처’와 ‘포레스트 검프’ 등에서 뛰어난 테크놀로지를 과시한 할리우드 명장. ‘캐스트 어웨이’ 이후 12년 만에 실사영화를 연출했다.
‘플라이트’는 기체결함으로 추락해 승객들이 모두 숨질 위기에서 뛰어난 비행술로 피해를 최소화해 영웅이 됐지만 알코올중독자란 사실이 드러나면서 곤경에 처하는 한 비행사의 이야기다. 18일 서울 여의도 한 호텔에서 저메키스 감독을 만났다.
“도덕적인 애매모호함에 관한 영화입니다. 실제 인생과 비슷하지요. 저는 개인 내면의 갈등에 초점을 두고 주인공이 얼마나, 어떻게 괴로움을 겪는지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바깥에서는 영웅으로 칭송받지만 속으로는 결함 많은 인간이란 사실을 보여주기 위해서지요. 대중의 입장에서 스토리를 전개했다면 이런 부분이 미스터리로 남을 공산이 컸습니다.”
그는 추락하는 여객기 장면에서는 승무원의 관점에서 보여줘야 가장 사실적이고 공포를 느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비행기 안에 카메라를 설치해 승무원들의 대화나 행동 등을 포착했다고 한다.
이 영화는 파일럿 출신에다 영화적인 신기술을 개발해온 그가 아니라면 연출하기 어려웠을 것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여객기가 뒤집어진 채 비행하거나 추락하는 장면이 압권이다.
“극 중에서처럼 파일럿들이 동체를 뒤집어 비행하는 훈련은 하지 않아요. 고도를 유지하기 위해 잠깐 뒤집어 비행할 수는 있어도 오일이 타버리는 등 다른 문제가 생기거든요. 군용비행기는 뒤집어 비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지만요. ”
그는 이 장면을 위해 360도 회전할 수 있는 비행기 세트를 제작했다. 특수 장비들을 기내에 설치해 여객기가 추락하는 것처럼 실감 나게 표현했다. 디지털 영화들에서 익힌 경험 덕분이다. 그는 3D 애니메이션 ‘폴라익스프레스’에서 모션캡처 기술을 개발해 입체감을 선명하게 부각하는 데 성공했다.
“영화를 만들 때 늘 감정선을 해치지 않는 한도 내에서 스펙터클한 방식으로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디지털 기술을 많이 사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죠. 디지털 영화를 사랑하고 혁신 방식에 관심이 많습니다. 지금은 신기술을 개발하기보다 이미 만들어진 기술을 활용하는 데 몰두하고 있어요.”
‘플라이트’가 아카데미상 2개 부문 후보에 오른 소감도 얘기했다.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른 것은 감사합니다. 제 일이 인정을 받는 것이니까요. 그렇지만 후보작이 어떻게 선정되는지는 미스터리예요. 다만 덴절 워싱턴은 충분히 수상할 자격이 있습니다. 그는 재능이 뛰어나고 아이디어도 넘치는 배우죠.”
경쟁이 치열한 할리우드에서 장수한 비결을 묻자 “나도 잘 모른다. 하지만 내가 보고 싶은 영화를 열정을 갖고 최대한 잘 만들려고 노력해왔다”고 답했다.
그는 장진 감독을 만나기로 예정돼 있다고 했다. 영화 두 편을 봤는데 다 훌륭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한국 영화 CG(컴퓨터그래픽)와 디지털 효과를 아직 못 봤기 때문에 이번에 조사해볼 것”이라고 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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