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농성촌 방치하다…'제2 숭례문'될 뻔

입력 2013-03-03 17:04   수정 2013-03-04 03:30

대한문 앞 쌍용차 농성천막서 불…궁궐담장 훼손

총리 '문화재 안전' 당부 하루만에
LPG 등 인화물질 가득 '아찔'…중구청 수차례 철거도 무산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농성장 천막에서 3일 불이 나 천막 2동이 전소하고 농성장 옆 덕수궁 담장 서까래가 그을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불은 10분 만에 꺼졌지만 농성촌에는 액화석유가스(LPG) 용기 등 인화성 물질이 많아 자칫 대형 인명피해가 나거나 사적 124호인 조선시대 고궁 덕수궁으로도 불길이 번질 수 있었던 아찔한 화재였다. 정홍원 신임 총리가 전날인 2일 예정에도 없던 숭례문 복원 현장과 남대문시장, 지난달 인사동 화재 현장 등을 방문해 안전사고 예방을 당부한 지 하루 만에 궁궐이 화재에 휩싸일 뻔한 사고가 난 것이다.

3일 오전 5시30분께 덕수궁 대한문 앞 쌍용차 해고노동자 농성장 천막에 불이 나 10여분 만에 꺼졌다. 이 불로 농성장 뒤편 덕수궁 담장 서까래 15개가 불에 그을렸고, 농성 천막 3동 중 2동이 전소돼 850만원의 재산피해(소방서 추산)가 났다. 화재 당시 천막 안엔 쌍용차 노조 조합원 2명이 있었으나 바로 밖으로 피해 인명피해는 없었다.

이날 화재 현장에선 LPG 용기 2개와 석유가 들어 있는 발전기 2대, 간이 난로 2대 등 화재 위험물질이 불에 그을린 채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만약 LPG 용기로 불이 옮겨 붙으면서 폭발했다면 덕수궁도 피해를 봤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대한문 우측의 두 번째와 세 번째 천막 사이를 가리는 가림막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쌍용차 노조 관계자에 따르면 화재 발생 당시 농성촌엔 쌍용차 조합원 2명이 각각 우측 첫 번째 천막과 두 번째 천막에 있었다. 이들은 화재 발생 직후 현장의 소화기 3대로 화재 진압을 시도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실화와 방화의 가능성 모두를 염두에 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박찬우 남대문경찰서 형사과장은 “감식반을 투입해 정확한 화재 원인을 수사 중이며 방화의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인근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해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현장을 감식한 경찰 관계자는 “발전기가 화재의 직접 원인인지 아니면 외부에서 발생한 불이 옮겨 붙은 것인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농성자들은 “방화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하고 있다. 쌍용차 노조 관계자는 “밤에는 화재 위험성 때문에 발전기나 난로를 모두 끄고 모포만 덮고 농성장을 지켜왔다”며 “더욱이 화재 위험물질조차 없었던 우측 세 번째 천막에서 화재가 발생한 점에 미뤄 방화일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대한문 앞 농성장은 쌍용자동차 노조가 희생자 추모와 해고자 복직을 주장하며 지난해 4월5일 가설 천막을 설치한 이후 333일째 집회를 이어왔다. 관할 구청인 중구청이 지난해 5월 대한문 앞 농성장을 강제 철거했으나 서울시가 ‘분향소 천막 한 동을 허용해주자’는 의견을 중구청에 제시하면서 대한문 앞 천막은 다시 설치됐다. 이후에도 중구청은 ‘화재 위험’과 ‘주민 불편’ 등을 이유로 농성자들에게 수차례 자진 철거를 요구하고 지난해 12월에는 ‘강제 철거를 집행하겠다’고 압박도 했지만 모두 무산됐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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