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취업 올 가이드] 장사 말아먹고 가진 스펙이라곤 '나이'뿐…삼성맨 된 비결은

입력 2013-03-04 15:31  

삼성그룹 취업토크콘서트

신문스터디·금융자격증 준비…SSAT 모의시험 틀린 문제 분석
자소서 통해 면접질문 유도해야




지난달 26일 동국대에서 ‘삼성그룹 취업토크콘서트’가 열렸다. 시작 시간 10분 전부터 입구가 막혀버린 대강당의 치열한 자리다툼 현장 맨 앞에 ‘우뚝’ 서 있는 신입 삼성맨 4인은 그러나 딱 ‘평균 수준’의 지극히 평범한 누나였고 오빠였다.

입사지원서 ‘제출하기’ 버튼을 누르는 손이 덜덜 떨리는 것, 면접관의 얼굴만 봐도 오금이 저리는 것은 모두 ‘이번이 아니면 인생 끝이다’는 절실함 때문일 거다. 하지만 ‘삼성’이라는 바늘구멍을 뚫은 이들 신입사원은 나이에, 또 현실에 연연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들어와 보니 합격자의 스펙트럼은 ‘생각보다 넓었다’는 것이다.

◆놀랄 만큼 ‘그저 그런’ 그들의 스펙

박기영 씨(삼성생명 GFC지원부)는 목포대 경상학부 02학번 출신으로 2011년 삼성생명 신입 대졸 공채에 입사했다. 그의 영어성적은 오픽 IM등급과 토익 800점. 이 밖에 한자 자격증과 관광영어과목 중등학교 정교사 자격증, 사무 자동화 영업 기사자격증이 있었다. 금융권을 갈망했던 그는 펀드투자상담사 자격증도 땄다.

얼마 전 다운 건수 100만건을 기록한 인기 애플리케이션 ‘고구마 알람’ 개발자로도 유명한 임선열 씨(삼성SDS 미디어솔루션 개발그룹 스마트 컨버전스사업부)는 광운대 컴퓨터소프트웨어학과를 졸업했다. 입사 당시 그의 교양 학점은 3.1점이었고 전공 학점은 3.3점이었다. 오픽은 IL등급이었다.

김연호 씨(삼성중공업 크리에이티브팀)는 거제 출신으로 재수 끝에 명지대 기계공학부를 졸업해 2009년 2월에 입사했다. “입사 당시 제 학점은 3점 초반이었고 토익은 845점이었어요. 공모전 입상 경험이나 어학연수 경험은 없었고 자격증은 모스자격증과 오픽은 IL등급이었죠. 토익스피킹은 5급이었어요.”

이연희 씨(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3점 초중반대 학점으로 졸업했다. “제 토익 점수는 805점이었어요. 오픽은 IM등급이었고 모스자격증이 있었죠. 정보처리기사는 면접 당시 필기까지만 합격한 상태였어요. 또 공학인증 자격증도 있었습니다.”

◆스펙을 이긴 그들의 스토리

이들이 고스펙자들 사이에서 돋보일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인가. 유독 별난 경험을 많이 한 박기영 씨는 장사를 위해 쏟았던 노력 덕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로 레스토랑 웨이터부터 공사장 일용직, 도자기 체험강사, 리조트 안내요원까지 많은 아르바이트를 했다. 군 입대 전에는 고구마 장사를 했고 입대 후에는 모은 돈으로 닭꼬치 장사도 했다. 사업 때 빌렸던 100만원을 갚으러 대리기사 일까지 했다. 덕분에 졸업하는 데만 8년이 걸렸다. “장사를 모두 망하고 나니 이제 내 자리를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도 회사에서 주는 월급을 받으며 편하게 살고 싶었죠. 그런데 막상 취업을 하려고 하니 스펙이 너무 낮았어요. 제가 가진 스펙이라곤 ‘나이’뿐이었던 거죠”

그래서 박씨는 본격적으로 ‘빡 세게’ 취업을 준비해 보기로 마음먹었다. 오전 8시에 집 근처 전남대 도서관에 출근 도장을 찍었다. “오전 11시에는 신문스터디를 하고 점심 식사 후에는 취업 사이트를 찾아 다니며 정보를 얻었어요. 오후에는 한두 개 기업씩 꼭 자소서를 썼죠. 또 원래 은행권에 들어가고 싶어 금융자격증 준비도 병행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매일 저녁 10시에 귀가하는 생활을 반복했어요.”

◆삼성 직무적성검사(SSAT) 어떻게 준비할까

삼성 지원자들은 대부분 SSAT를 가장 어려워한다. 박씨 역시 SSAT에 대한 대비가 부족했다. 뒤늦은 취업준비로 그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한 달반’이었다. 그래서 스터디를 하루에 세 개씩 하면서 시중에 나온 문제집을 다 풀어보고 분석했다. 특히 수학이 약했던 그는 아는 수학과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며 문제 푸는 방법을 익혔다.

이씨도 마찬가지. 이씨의 방법은 조금 더 독특했다. 양으로 승부하기로 한 것이다. “아는 선배가 시험지를 빨리 넘기면 무조건 이긴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같이 시험을 봤던 9명 중 ‘가장 먼저 시험지를 넘겨야겠다’고만 생각했죠.”

김씨는 SSAT 모의시험을 너무 자주 풀어보지는 말라고 조언한다. 자꾸 틀리는 문제가 발생하면 오히려 피폐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임씨는 한 번을 풀더라도 틀린 문제를 꼼꼼히 분석하라고 조언했다.

◆면접 때 받는 질문은 만들기 나름이다

박씨는 ‘연결고리’로 승부했다. 그는 자소서 중 존경하는 인물을 적는 란에 아무 생각 없이 ‘세종대왕’을 썼다. 하지만 막상 SSAT까지 붙고 나니 준비 없이 쓴 이 답이 영 마음에 걸렸다. 그러던 중 면접스터디 형들에게 ‘세종대왕이 처음으로 출산휴가제도를 도입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쾌재를 불렀다. “그런데 면접 때 관련 질문이 나오지 않았어요. 아쉬웠죠. 그러다 갑자기 ‘롤모델이 무엇인지’ 질문을 받았고 이때다 싶어 세종대왕이라고 답했죠. 여성복지를 설명하면서 우리FC를 위한 지점장이 되겠다고 얘기했고 면접관들도 좋아했습니다. 이력서를 채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내용을 어떻게 어필할지도 생각해야 합니다.”

임씨 역시 자소서를 통해 면접 현장을 본인에게 유리하도록 유도하라고 조언한다. “동기 중 한 명이 특기에 ‘고기 굽기’라고 적었다고 하더라고요. 덕분에 면접 때 시작부터 좋은 인상을 줘서 잘 볼 수 있었다고 했죠. 자신의 스펙이 부족하다고 느낀다면 이렇게 자소서나 이력 사항에 질문이 나올 만한 내용을 적어서 면접 방향을 유도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저 역시 ‘고구마 알람’ 덕에 학점 등 내가 부족한 부분에 대한 질문은 전혀 받지 않았거든요.”

이도희 한경잡앤스토리 기자 tuxi0123@jobn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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