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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칼럼] 노원구

입력 2013-03-04 17:07   수정 2013-03-04 23:03

오형규 논설위원 ohk@hankyung.com


서울 최북단의 노원구가 한때 언론의 관심을 모은 적이 있다. 강남발 집값 상승세가 북상한 끝에 2007~2008년 노원구 일대 아파트값이 많이 뛰었기 때문이다. 그때 나온 신조어가 ‘비발디 4계’와 ‘노도강’이다. 4계는 노원구 상계·중계·하계·월계동, 노도강은 노원·도봉·강북구를 가리킨다. 하지만 노도강은 얼마 전 언론에 다시 등장했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전셋값이 낮은 순으로 맨 밑이라는 내용으로.

노원구는 동 이름에 하나같이 ‘시내 계(溪)’자가 들어가 눈길을 끈다. 노원구와 도봉구의 경계가 되는 중랑천(옛 한천)의 위쪽을 상계리, 중간을 중계리, 아래쪽을 하계리라고 칭했던 데서 연유한 것이다. 월계동은 중랑천과 우이천에 둘러싸인 반달 모양 지형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노원구 인구는 60만829명으로 송파구(68만150명)에 이어 두번째다. 인구는 많아도 구(區)의 역사는 길지 않다. 본래 양주군 노원면이 1963년 서울 성북구로 편입됐고 1973년 도봉구로 분리됐다. 1988년 상계신도시가 완공되면서 노원구가 신설돼 오늘에 이른다.

80년대 중반만 해도 노원구는 공릉동 주택가를 제외하곤 논밭과 비닐하우스가 즐비했다. 예부터 갈대(蘆)가 많아 노원이고, 말 방목지여서 마들평야라고 불렸다. 이 곳엔 조선시대 관리에게 마필과 숙식을 제공하던 역원(驛院)이 있었다고 한다.

노원구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교육열이다. 서민·중산층 베드타운이지만 교육열만은 서울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다. 특히 학교와 학원이 정말 많다. 초등학교가 42개, 중학교가 26개, 고등학교가 25개나 된다. 대학교는 광운대 서울여대 등 5개이고 육사도 있다. 약 300개 학원이 밀집한 중계동 은행사거리는 대치동에 빗대 ‘소치동’이라고 부른다. 심지어 한 특목고 전문학원은 3000명의 학생을 100여대 버스로 실어날랐을 정도다. 그래서인지 서울을 강남·북으로 나누듯, 학원 접근성과 주변여건에 따라 당현천 북쪽 상계동은 ‘계북’, 남쪽 중계동은 ‘계남’이라는 웃지못할 구분법도 구민들 사이에 회자된다.

요즘 노원구가 또 관심거리다. 안철수 전 대선후보가 4·24 재·보선에서 노회찬 전 의원의 지역구인 노원병(丙)에 출사표를 던진 탓이다. 작년 총선에서 노원갑(甲)에 출마했던 ‘나는 꼼수다’의 김용민 후보가 막말 파문으로 전국적인 이목을 끈 적도 있다.

사실 노원구는 야당 성향이 강한 편이다. 1988년 구 신설 이래 역대 총선에서 당선된 국회의원 17명 중 12명이 야권 소속이었다. 따라서 야권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높게 본다. 누가 출마하든 자유이겠지만 노원구에서 하루도 안 살아본 인물이 나온다니 떨떠름하다.

오형규 논설위원 o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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