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면' 자주 쓰는 CEO…'통제의 환상'에 빠지기 쉽다

입력 2013-03-07 15:31  

경영학 카페

부하직원 코칭할 때 상대 입장서 생각 중요
영향력 미치는 부분들…분석 후 타당성 조사해야



사람들은 일말의 희망을 갖게 하는 로또에 당첨되기 위해 다양한 행동을 한다. 1등이 많이 나온 집을 찾아가기도 하고, 지난 500여회 당첨번호들에 대한 분석을 하기도 한다. 이런 노력들이 과연 당첨에 영향을 미칠까. 안타깝게도 현실적으로 개인의 그 어떤 노력도 당첨 확률을 높일 가능성은 없다. 로또는 우연히 기계에서 나오는 숫자의 조합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그 같은 노력을 멈추지 않는 것일까.

이런 행동에 흥미를 느낀 하버드대 심리학과의 엘렌 랭거 교수가 실험을 하나 했다. 실험 참가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A그룹의 사람들에게는 직접 선택한 번호의 로또를, B그룹의 사람들에게는 기계에서 자동 선택된 로또를 각각 1달러어치씩 사게 했다. 그리고 잠시 후 참가자들에게 “이웃 사무실에서 꼭 로또를 사고 싶은 사람이 있는데 남은 로또가 없다. 혹시 로또를 팔 생각이 있는지, 판다면 얼마에 팔고 싶은지 적어 달라”고 말했다.

그 결과 두 그룹 사람들의 행동은 큰 차이를 보였다. 먼저 자동 선택된 번호의 로또를 구매한 B그룹은 약 19%가 팔지 않겠다고 답했다. 팔겠다고 답한 B그룹의 나머지 사람들이 원하는 판매금액은 약 1.9달러였다. 자신이 선택한 번호의 로또를 구매한 사람들은 어땠을까. B그룹보다 약 두 배나 많은 39%가 판매를 거부했다. 팔겠다는 사람들의 희망 판매액도 8.9달러에 달했다. 구매액의 약 9배, B그룹과 비교해도 4배나 많은 금액을 원한 것이다.

랭거 교수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사람들이 기계에서 나온 숫자보다는 자신이 직접 선택한 숫자의 당첨 가능성이 더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사람들이 운과 우연마저도 자신의 힘으로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을 일컬어 ‘통제의 환상(the illusion of control)’이라고 불렀다.

통제의 환상은 사람들의 심리에 생각보다 깊게 뿌리박고 있다. 사람들은 자신이 운전할 때보다 다른 사람이 운전하는 차를 탔을 때 사고를 당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에너지 절약을 위해 엘리베이터 닫힘 버튼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닫힘 버튼을 열심히 눌러대는 사람도 역시 ‘통제의 환상’에 빠진 경우다.

기업 경영자나 조직 관리자가 통제의 환상에 빠지면 기업은 위기에 처할 수 있다. CEO가 지난 몇 번의 성공경험을 바탕으로 ‘업계의 트렌드는 이렇게 바뀔 것이다’는 예상을 내놓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주변에서 딱히 반대의견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CEO는 자기의 생각에 더욱 확신을 갖게 되며, 심한 경우에는 그동안 성공가도를 달려온 제품을 소홀히 하면서까지 새로운 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다. 시장이 예상대로 움직여준다면 좋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높지 않다. CEO의 예상은 상황의 흐름을 자신이 만들 수 있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어서, 현실에 부딪히면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부하직원에 대한 코칭을 할 때도 통제의 환상은 좋지 못한 결과를 내곤 한다. 통제의 환상에 빠진 상사는 부하직원을 코칭할 때 ‘나라면~’이란 말을 자주 쓴다. 이 말 속에는 자신이라면 쉽게 할 수 있는 일도 못한 부하직원을 힐난하는 듯한 의미가 실려 있다. 대부분의 일들이 통제할 수 있는 부분과 그렇지 못한 부분이 있음에도 무조건 ‘나라면~’이라고 말하면 듣는 부하직원은 상사의 말에 반감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

경영자가 통제의 환상에 빠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떤 일을 예상하거나 결과를 해석할 때에는 자신의 영향력이 미칠 수 있는 부분과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벌어진 일들을 조심스럽게 분리, 분석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신사업을 추진하는 CEO라면 먼저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들을 적어보자. 그 뒤에 통제할 수 있는 부분과 그렇지 못한 부분을 분류하라. 이를 바탕으로 예측한다면 보다 신중한 결과를 얻게 될 것이다. 부하직원을 코칭하는 상사라면 먼저 부하직원에게 그 결과가 생긴 원인들을 분석하도록 지시하라. 원인은 부하직원이 통제할 수 있던 요인과 그렇지 못한 요인들로 나누도록 하라. 그 뒤에 그 분석이 타당한 것인지에 대해 상사가 판단하고 코칭을 한다면 부하직원은 훨씬 쉽게 수긍할 수 있다.

이계평 <세계경영연구원(IGM)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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