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느리게 달리는 즐거움…차창 밖은 영화보다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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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3-10 17:04   수정 2013-03-11 00:38

[Travel] 느리게 달리는 즐거움…차창 밖은 영화보다 아름답다

일본 규슈 기차여행

규슈 7개 지역…철도망으로 그물처럼 연결
4월 초순에는 만개한 벚꽃 장관
시골반찬 담긴 도시락 에키벤…기차여행의 별미




‘덜컹 덜컹’ 레일 위를 달리는 소리에는 ‘여행’이라는 단어가 녹아있다. 기차 여행을 꿈꿀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지역은 유럽이지만 동양적 낭만이 물씬 풍겨나는 지역은 단연 일본 규슈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철도 왕국’ 일본에서도 규슈는 ‘기차여행의 천국’으로 특별하게 꼽히는 곳이다. 후쿠오카·사가·나가사키·구마모토·오이타·미야자키·가고시마의 7개 현(縣)을 그물같이 연결하는 철도망 위로 초고속 신칸센과 함께 다양한 관광열차들이 사이좋게 공존한다.

일본인들에게 기차라는 존재는 특별하다. KTX 개통 이후 빠르고 효율적인 이동에만 집착해온 한국의 철도문화에 비하면 부러운 모습이다. 남쪽 나라 규슈로 떠나 기차에 몸을 싣고 창밖을 내다본다. 신록이 올라오는 바깥 풍경은 이미 봄의 초입에 들어섰음을 말하고 있었다. 바람은 꿈결처럼 온화했고 푸른 바다 위로 은빛 물비늘이 반짝였다. 규슈의 관문 후쿠오카에서 출발해 최남단 가고시마까지 JR규슈가 자랑하는 관광열차를 타고 달렸다.

○‘일본의 3대 차창 풍광’을 즐기다

일본 철도 마니아들은 규슈의 수많은 관광철도 코스 중 구마모토~히토요시~요시마쓰-가고시마를 달리는 루트를 첫 손에 꼽는다. ‘일본 철도여행 1번지’인 셈이다. 이 루트의 시작은 후쿠오카의 중앙역인 JR하카타역. 한글 표지판이 잘 되어 있어 이용하기에 편리하다. 여기서 고속철인 ‘규슈신칸센 사쿠라’를 타고 JR구마모토역까지 가는 데 걸리는 시간은 33분에 불과하다. 규슈신칸센은 2004년 3월 신야쓰시로~가고시마중앙역 구간으로 부분 개통됐다가 2011년 3월12일 전 노선이 정식 개통됐다.

구마모토성은 오사카성, 나고야성과 더불어 일본 3대 성으로 불린다. 벚꽃이 만개하는 4월 초순에 맞춰가면 일본에서도 으뜸으로 쳐주는 화려한 풍광을 즐길 수 있다. 구마모토를 출발해 구마카와강의 아름다운 모습을 내려보며 히토요시까지 달리는 노선에서는 3월부터 9월까지 ‘SL 히토요시’라는 이름의 옛 모습 그대로를 간직한 증기 기관차가 다닌다. 아쉽게도 여행 일정이 맞지 않아 ‘규슈횡단특급’을 타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벳푸를 출발해 구마모토를 지나 히토요시까지 가는 이 열차를 타면 맨 앞의 왼쪽에 기관사가 있고 가운데는 창문으로 뚫려 있어 철로를 따라 앞으로 달리는 느낌을 한껏 즐길 수 있다.

히토요시역에 내려 요시마쓰까지 가는 열차 이름을 물어보니 ‘이사부로·신페이’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이 열차는 요시마쓰행은 이사부로, 히토요시행은 신페이로 불리는 재미있는 이름을 가졌다. 필자는 히토요시를 출발해 오코바-야타케-마사키를 거쳐 요시마쓰까지 갔으니 결국 ‘이사부로’를 탄 셈이다.

빨간색 열차는 알프스 산맥 인근을 달리는 산악열차의 전형적인 모습을 갖췄다. 지금은 국내에서 경험하기 어려운 루프선과 스위치백을 이 열차에서는 경험할 수 있으며 중간 정차역들은 하나같이 그림처럼 아름답다. 특히 야타케~마사키 구간에서는 나가노 시노노이선 오바스테역, 홋카이도의 네무로 본선 가리카치곶과 함께 ‘일본의 3대 차창 풍광’으로 꼽히는 기리시마 연봉과 에비노 분지의 풍경을 볼 수 있어 1년 내내 인기가 높다. 승무원에게 부탁하면 기념사진도 찍어주고 탑승을 기념하는 스템프도 찍어준다. 오후 1시21분에 출발하는

열차를 타면 2시47분에 요시마쓰역에 닿는다.

○느림이 소중한 ‘특급 하야토노 가제’


요시마쓰역에 도착하면 멋진 검정색 기차 1대가 마중을 나와 있다. 요시마쓰에서 기리시마까지 달리는 이 열차의 이름은 ‘특급 하야토노 가제’다. 2004년 규슈 신칸센 일부 구간이 개통된 지 2년 만인 2006년에 데뷔했다. 목적지까지 빨리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느리게 달리는 즐거움 역시 소중히 여긴다는 일본 사람들의 의지를 보여주는 열차다. 전망용 대형 차창을 갖추고 내부는 고급 목재로 마무리해 관광열차 특유의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특급 하야토노 가제’의 중간 기착지에는 가레이가와역이 있다. 고풍스러움을 간직한 역사는 1903년 문을 열 때 모습 그대로다. 이 역에선 에키벤 랭킹 1위에 여러 번 오른 ‘100년의 여행 이야기, 가레이가와’라는 이름의 도시락을 판다. 도시락 상자는 대나무로 만들었고 가고시마 특산품 적고구마 튀김, 표고버섯과 죽순을 넣어 튀긴 감자크로켓, 가지와 단호박 된장구이, 무와 곤약 조림, 무와 당근 식초 절임 등 소박한 일본의 시골 반찬들이 가지런히 담겼다.

‘히노 히카리’라는 이 지역의 쌀을 사용해 표고물로 지은 밥과 함께 나온다. 심심하고 담백한 맛이 대부분이고 별다른 매력이 없어 보이는 이 도시락이 에키벤 마니아들 사이에서 열광적인 지지를 받는 이유는 딱 한 가지다. 어머니의 손맛 같은 그리운 느낌이 물씬 풍겨오기 때문이다.

열차가 다시 출발하면 곧 탁 트인 바다가 보인다. 종착역 가고시마가 가까워지며 유황연기를 내뿜는 화산섬 ‘사쿠라지마’가 차창 밖으로 손에 잡힐 듯 다가온다. 가고시마는 가장 남쪽에 있는 만큼 출발지 후쿠오카보다 따뜻한 편이다. 가고시마 중앙역에 내려 특급열차 ‘이부스키노 다마테바코’를 타고 이부스키에 가면 검은 모래찜질과 함께 명품 온천에 몸을 담그는 나른한 휴식이 여행의 피로를 풀어준다.

○각양 각색 다양한 관광열차들

규슈에는 낭만 가득한 모습의 관광열차들이 즐비하다. 한국인에게 가장 친숙한 관광열차는 후쿠오카에서 온천마을 유후인을 거쳐 오이타까지 달리는 초록빛 열차 ‘유후인노모리’다. 원목으로 만든 실내가 따뜻한 느낌을 주며 객차 안에서 콩으로 만든 아이스크림도 판매한다.

미야자키~난고 구간을 달리는 특급열차 ‘우미사치 야마사치’는 열차가 운행되는 지역의 특산물인 ‘오비스기 삼나무’로 안팎을 마감해 마치 장난감 같은 모양으로 인기가 높다. 일본 관광 홍보용 포스터에도 단골로 등장한다.

‘A 열차로 가자!’라는 독특한 이름의 관광열차도 있다. 16세기 아마쿠사 지역에 전해진 유럽 문물을 테마로 만든 이 열차는 ‘Take The A Train’이라는 빌리 스트레이혼의 재즈곡에서 이름을 따왔다. 스테인드 글래스와 원목으로 꾸민 객차 안에는 재즈음악이 흘러나와 여행의 정취를 더한다. 이 열차는 구마모토에서 출발해 미스미역까지 달린다.

어린이 손님을 겨냥한 관광열차도 있다. ‘특급 아소보이’는 아소 칼데라 지역을 통과하는 관광열차로 구마모토와 미야지 구간을 운행한다. 기차 외부에는 일본 고양이 캐릭터인 ‘구로’가 그려져 있으며 새하얀 구로짱 시트는 어린이가 창가 풍경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다.

규슈=문유선 여행작가 usun3003@gmail.com

■여행팁

R규슈레일패스 구매하면…부산발 여객선 40% 할인

인천에서 후쿠오카까지는 1시간20분가량 걸린다. 실속있게 여행하고 싶으면 코레일과 배를 이용하면 된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JR규슈레일패스를 사는 일본 여행객에게 부산과 후쿠오카를 오가는 고속여객선 코비의 운임을 40% 깎아준다. 약 29만원 선으로 13만원가량 절감할 수 있다. 규슈 레일패스는 규슈여객철도(JR규슈)에서 발매하는 기간제 자유 승차권이다. JR규슈의 열차라면 고속열차인 신칸센을 포함해 거의 모든 구간을 이용할 수 있다. 전 지역을 포함하는 패스 두 종류가 있으며 3일권과 5일권이 있다. 최근 코레일과 JR규슈가 협약을 맺어 서울역, 부산역 등 국내 주요 역에서도 구입할 수 있다.

일본 기차여행에서 반드시 맛봐야 하는 먹거리는 역시 에키벤이다. ‘에키(驛)’와 도시락을 의미하는 ‘벤토(弁當)’의 합성어다. 전국적으로 2500종, 규슈에만 200여종이 판매되고 있는 에키벤은 1888년 고우즈역에 등장한 주먹밥 도시락이 시초다. 후쿠오카의 JR하카타역처럼 큰 역에서는 다양한 에키벤을 종류별로 갖춰 놨지만 특정 지역에 가야 맛볼 수 있는 향토 음식 위주의 별미 에키벤도 많다. 은어초밥 도시락은 ‘이사부로·신페이’를 탔다면 반드시 맛봐야 할 먹거리다. JR규슈 한국어 홈페이지(jrkyushu.co.jp/korean), 일본정부관광국(welcometojapan.or.kr) 규슈 관광추진기구(welcomekyushu.or.kr) 등에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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