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 대학생 취업 디딤돌] 청년인턴 때 서민의 그늘 체험…"희망찬 내일을 드려요"

입력 2013-03-11 16:57   수정 2013-03-12 02:08

캠코 신입사원 성희진·이준재 씨

이준재, 계약직·인턴 시절 허드렛일 도맡아…나만의 전공 찾아 이름값 할 것
성희진, 불법사금융팀서 서민의 아픔 느껴…절박한 이들에게 도움 주고파




“청년인턴 100% 활용하기 팁을 드릴게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신입사원 이준재(31)·성희진(26) 씨는 ‘취업준비생에게 어떤 말을 해줄래요’란 기자의 요청에 한목소리로 답했다. 이 둘은 지난해 5월부터 11월까지 7개월간 인턴생활, 그리고 하반기 신입공채 때 지원, 정식 사원이 됐다. 5급 신입 32명(청년인턴은 8명) 중에 포함된 것이다. 올해는 정규직의 절반 이상을 청년인턴에서 뽑는다는 인사팀의 말에 “와~, 우리 때는 20%밖에 안 뽑았는데 이번 기수 대박이다!”고 부러워했다.

2개월의 수습기간을 거쳐 3월1일자로 정식 발령을 받은 이들은 “출근하고 싶어 일요일엔 몸이 근질근질할 정도”라며 회사생활이 즐겁다고 말했다. ‘얼마나 회사가 좋으면 저럴까’ 궁금증을 갖고 두 시간 동안 이들의 입사과정과 회사 자랑을 들어봤다. 인터뷰는 지난 7일 서울 강남대로 아셈타워 29층 캠코 별관에서 진행했다. 캠코 본사는 서울 역삼동 본사와 강남구 아셈별관으로 나뉘어져 있다.

○궂은 일은 내가 먼저 하겠다

이씨는 20대 초반 군제대 후 다니던 수도권의 한 전문대학을 그만두고 삶의 현장으로 나갔다. “공사판 삽질에 공장 기름냄새 맡으며 안 해본 일 없을 정도로 이것저것 다했어요.” 그렇게 돈을 벌기 위해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20대는 참 빨리 지나갔다. 어느 새 나이는 27세. 이래선 안되겠다 싶어 다시 책을 잡았다. 뒤늦은 공부는 쉽지 않았다. 낮엔 일하고 밤엔 책과 씨름했다. 다행히 이듬해 아주대 행정학과 3학년에 편입했다.

이씨에게 2012년은 행운의 해였다. 캠코 계약직으로 들어와 인턴을 거쳐 정식직원이 됐기 때문이다. “4개월간 계약직으로 일했어요. 그런데 직원분들이 계약직-정규직 구분없이 똑같이 대해 주셔서 마음이 편했어요.” 이씨는 이런 조직문화가 참 좋았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지만 날마다 출근하면 프린터 용지를 갈아끼우고 생수통을 교체하는 게 하나의 습관이 됐을 정도였다. ‘궂은 일은 먼저 내가 하겠다’는 다짐은 주위에 영향력을 주었다. “스펙도 좋지 않았지만 저의 이런 모습을 좋게 봐 주셔서 지금 이 자리에 있게 된 것 같아요.” 이것은 인턴이 돼서도 지속됐다. 눈에 보이는 스펙보다 보이지 않는 성실함과 애사심을 선배들은 지켜 보고 있었던 것이다.

민원 문의가 많았던 조세정리부의 인턴기간은 역량을 키우는 시기였다. “비록 한 통의 전화라도 제가 받는 전화는 회사를 대표해서 안내해 드리는 것이라 생각했어요. 공매업무 전반에 대한 공부의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업무편람을 숙독하고 모르는 부분은 물어가며 정확한 지식을 쌓으려고 노력했죠.” 이씨는 눈높이 상담을 위해 e러닝을 통해 공매와 경매를 공부하기도 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업무에 자신감을 갖고 고객에게 자세하게 상담해주고 부서 내 사원들과 정보를 나눌 수 있는 수준에 이르게 되었다.

어엿한 정규직이 된 이씨에게 캠코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싶은지 물었다. 그는 “대학의 전공이 아닌 직장에서 나만의 전공을 찾고 싶습니다. 누가 뭐래도 ‘아 그건 이준재가 최고지’하는 소리를 듣고 싶어요. 그것이 저를 지금까지 믿어주고 이끌어주신 분들께 조금이나마 빚을 갚는 길이라 생각하거든요.” 산전수전 겪은 세월만큼 그의 속마음도 깊었다.

○불법사금융 피해자 어루만지다

성씨는 지난해 3월 대학원 졸업 후 진로를 놓고 방황했다. 평생 연구만 할 줄 알았는데 공부 이외에 직장이라는 곳에서 남들처럼 일하는 커리어우먼이 되고 싶었다. 때마침 캠코의 청년인턴 공고를 봤다. “난생 처음 이력서를 써 봤어요. 밤을 지새우며 2000자를 메우는데 기분이 좋았습니다.” 진정성이 통했는지 HR을 전공한 이씨는 인턴에 합격했다.

처음 배치받은 곳은 ‘불법사금융 전담 TF팀’. 거기서 이씨는 피해 신고자들의 전화상담을 통해 ‘바꿔드림론’ 등 다양한 서민금융 지원을 안내하는 역할을 맡았다. “전화상담을 하면서 대출과 빚으로 고통받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캠코가 운영하는 ‘바꿔드림론’을 소개했을 뿐인데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라는 말을 수없이 들었어요. 내가 누군가에게 힘이 되고 도움이 되는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절박한 누군가에게 희망을 주는 일이 내가 가야 할 길임을 알게 된 거죠.”

이후 성씨는 서민금융에 대한 전문성을 쌓기 위해 노력했다. “인턴이었지만 단순 업무 보조가 아닌 실제 현업을 경험해 볼 수 있도록 해주셨어요. 부족한 경제학적 지식과 서민금융지원제도에 대한 전문성을 쌓는 계기가 되었지요. 이렇게 쌓인 전문성이 채용 준비는 물론 나아가 입사 후 현업에 적응하고 수행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인턴 7개월간 스스로 호된 단련을 한 성씨. 그는 지금도 고3 담임선생님의 격려 한마디가 때론 지칠 때 큰 버팀목이 되고 있다고 했다. “수능날 아침 ‘믿는다. 희진아’ 이 한마디에 너무 감동받았어요. 살면서 힘들거나 어려움이 닥칠 땐 그 선생님의 말을 떠올리곤 해요. 앞으로 저도 절박하고 힘든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한국자산관리공사는

1962년 성업공사로 출범한 한국자산관리공사(KAMCO)는 금융회사 부실채권 인수·정리, 기업 구조조정, 금융소외자의 신용회복지원, 국유재산관리 및 체납조세정리 업무를 맡아왔다.

1997년 외환위기 땐 공적자금 39조2000억원을 투입, 금융권 부실채권을 인수정리해 외환위기 극복에 큰 역할을 했다. 2004년 카드대란 땐 240여만명의 금융채무 불이행자를 대상으로 ‘한마음금융’ ‘희망모아’를 설립, 신용회복을 지원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신용회복기금’을 설치, 금융소외자와 서민층 신용회복 지원을 도왔다.

최근엔 국내 유일의 국유재산관리·개발과 체납조세정리 업무를 수행하는 한편 전자자산처분시스템인 ‘온비드’ 운영을 통해 국유재산 가치증대와 국가재정 확충에도 힘쓰고 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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